ABOUT H :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최인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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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대국민 행복 연구 프로젝트'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2017년 9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는 카카오와 함께 '대한민국 안녕 지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녕 지수란 대한민국 프로젝트에 1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누적 건수로 300만 건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되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심리 연구는 세계 최초의 사례이며,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를 기록한다. 이 책은 안녕 지수 프로젝트를 통해 기록된 대한민국 365일의 행복 데이터를 낱낱이 기록한 인포그래픽 매거진이다. 경제지표와 정치. 사회적 여론조사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행복'에 관한 대한민국의 진짜 마음 지도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을 측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기 마음의 답을 듣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떤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행복을 '주관적 안녕감'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객관적인 기준이나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주관적 잣대로 스스로의 삶을 평가하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은 만족스럽고 즐거운 삶, 그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다. 빅터 프랭클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란 쾌를 넘어 선과 덕이 있는 삶, 즉 의미와 목적이 있는 삶이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삶에 대한 만족과 좋은 기분만으로 행복을 정의하고 측정하는 것은 행복이 지니는 다양한 의미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2018년 UN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87점으로, 156개국 중 57위를 차지했다. 1위는 핀란드였고, 뒤를 이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북미 및 오세아니아 주요 국가들도 10위권 근처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우리의 행복 순위가 57위라는 점에 실망하지만, 위의 도표를 보면 실제로 2018년 한 해 동안 국민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북유럽 국민들 못지않은 수준의 높은 삶의 만족도를 경험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동시에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아프리카 국민들의 평균만큼만 자기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결국 국민의 20%는 몸은 대한민국에 있지만 마음은 핀란드 사람들과 같고, 국민의 23%는 몸은 대한민국에 있지만, 마음은 기근과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듯한 상태로 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인 10명 중 3명은 일상 속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충분히 찾으며 살아가는 의미 부유층에 속하는 반면, 10명 중 2명은 자신의 삶의 목적과 이유를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고 있는 의미 빈곤층에 해당한다.

 

 

자존감은 안녕 지수 총점은 물론이고 삶의 만족도, 삶의 의미, 긍정 정서, 부정 정서와 모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평소에 좋은 기분을 많이 느끼고, 부정적인 감정은 별로 경험하지 않으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며,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월요병은 존재하는지, 성별과 나이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른지, 어느 요일에 더 행복하고 어느 시간대에 가장 불행한지 안녕 보고서를 통해 알려준다. 또한 심리 보고서를 통해 자존감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행복해지는데 유리한 성격이 있는지, 비교와 감사 등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도 다룬다.

 

저자는 행복을 좌우하는 힘으로 감사를 꼽는다. 심리학에서는 감사를 '상호작용','인식','개인의 성향'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파악한다. 감사의 정서를 경험하는 것이 행복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결과다. 감사는 행복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우울,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 정서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행복에 대한 감사의 효과가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행복을 증진시키기에 감사의 경험보다 간편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감사는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야만 경험할 수 있는 정서 상태이므로 우리의 주의와 관심의 폭을 확장시켜 준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기울어져 있던 관심을 긍정적으로 돌려주고 불행의 늪에 고여 있던 나쁜 감정들을 환기시켜준다. 이렇듯 감사는 부정적인 심리 상태를 완충하는 기능과 동시에 우리의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일 경우, 자신도 행복할 확률이 15.3% 더 높아진다. 친구의 친구처럼 두 단계 건너의 사람이 행복할 경우에 자신이 행복할 확률은 9.8%, 세 단계 건너의 사람이 행복할 경우는 5.6% 더 증가한다.?

 

사회적 지지가 부정적인 경험을 완화시켜주는 기능보다 긍정적인 경험을 강화시켜 주는 기능이 더 강하다. 사회적 지지가 높은 사람은 삶의 만족도가 높고 삶의 의미를 강하게 경험하며, 평소 즐거움과 평안함 등의 긍정 정서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트레스를 비롯하여 지루함, 짜증, 우울, 불안 등의 부정 정서는 적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기쁨을 나누면 세 배'쯤 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나의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나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나의 자존감을 높여서 행복한 사람으로 인식하면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감사한 마음이 들 것이다. 또한 내가 행복해하면 내 주변도 행복해질 테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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