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 : 대한민국의 첫 번째 봄
박찬승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 봄, 1919년을 기리는 음악과 도서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 역사 교양서 <1919>. 지금까지 3.1운동과 임시정부에 관한 도서와 영화들은 대부분 단편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그러나 이 책은 1919년을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놓고 있다. 100년 전 봄날, '자주독립과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선조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웃으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음을 새겨보는 시간이었다.

 

3.1운동 이후 체포된 보성사 직원 인종익은 경찰이 "대체 왜 이러한 무모한 일을 시도했는가?"라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전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때가 왔기에, 그에 맞는 적절한 시도를 한 것뿐이다. 처음부터 성공을 기대하고 벌인 일도 아니다. 이번에 우리가 좌절하면 그 뒤를 이어서 또 다른 사람들이 나올 것이고, 100명을 죽이면 또 다른 100명이 나올 것이다. 당신들이 아무리 막으려 해도 한 번 터진 물길은 계속해서 흘러넘칠 것이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민족자결주의가 바로 적용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독립의 의지를 분명히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록 본인이 희생할지라도, 독립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과정이라 여기며 온몸을 던진 것이다.

 

도서 <1919>도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1919년,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해 올바르게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데 의미가 있다. 저자 박찬승은 한국 근현대사를 30년간 연구해온 베테랑 교수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관련해서 지금껏 왜곡된 채 잘못 알려졌거나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중요한 사실들을 밝혀냈다. 이를테면 민족대표 33인이 내란죄로 사형될 것까지 감수하고 일본에 독립을 간청하는 '독립청원'이 아닌 당당하게 독립했음을 통지한 '독립선언'을 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며, 전국 방방곡곡에 선언서를 전달하며 성공시킨 전국적인 만세시위는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쉽지 않은 배경에서도 빛난 선조들의 기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일이 30년 만인 올해 4월 11일로 바로잡힌 이유와 세계 최초로 헌법에 민주공화국을 명시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 등 역사적 진실을 담아내는 등 정독해 봐야 하는 책이다.

 

 

지난달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 주년을 기리며 정재일 작곡, 박정현 노래, 김연아 내레이션의 "대한이 살았다"가 발매되었는데 뼛속 깊은 울림이 느껴졌다. '대한이 살았다'는 유관순과 8호실에 함께 투옥되어 옥중에서 만세 운동을 펼친 7인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독립에 대한 열망을 노래한 가사에 선율을 넣어 재창작된 곡이다. 뮤직비디오 또한 서대문 형무소를 배경으로 제작되어 옥중에서의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간절한 염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후대의 역사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라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들이 문화콘텐츠로 재생산되어 확산되길 희망한다.

 

사실 내 나라를 빼앗긴 설움 속에서 일본인에게 겪은 수모보다도 더 가슴 아픈 건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서 일본에 앞다투어 나라를 팔아넘기는 을사오적들의 행태다. 일본인보다 더 조선인을 핍박하고 매몰찬 매국노에 맞서 싸운 통탄의 시간들, 일본 한복판에서 독립을 외친 조선청년독립단의 활약, 3.1운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펼쳐지는 다사다난한 지난날의 역사를 드라마처럼 그려냈다. 마지막 챕터인 대한민국의 탄생에서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탄생 배경과 그 의미에 대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역사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너무나도 가슴 아프면서도 우리에게 봄날을 맞이하게 해준 1919년, 상상하기 힘든 고초를 겪으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이 나라를 지켜준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