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역사 - 지혜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이는 어떤 사람인가?
트레버 커노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지혜의 역사>는 지혜의 세계로 들어가는 안내서로, 인류의 역사 속에 드러난 다채로운 형태의 지혜를 보여준다. 먼저 고대의 철학자들에서부터 신화, 중국, 인도, 유럽에서의 지혜 문학 속의 지혜는 물론, 점술과 철학의 역사에 존재하는 지혜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서 접하는 지혜는 총망라되어있는 책이다.

역사적으로 지혜는 조언자, 치료사, 마법사, 점술가 등의 역할과 밀접하게 관련되었는데, 지혜로운 자는 사회의 엘리트로 대접받는다. 그들이 스스로 변혁하거나 움직이는 역할을 맡지는 않더라도, 사회 변화를 이끈 자들은 대개 지혜를 추구한다. 지혜의 세계에는 불가사의한 영역이 존재하긴 하지만, 상당 부분은 우리가 일상생활과 놀라울 정도로 가까이 존재한다.

배움과 관련된 능력만으로는 지혜롭다는 평판을 얻기 어려우며, 간혹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과 비교하며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라스바티는 단순히 아는 것이 많은 신에 그치지 않고 산스크리트어와 그 주 표기 문자인 데바나가리를 창시한 신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언어와 문자는 인류 문명의 두 초석으로 꼽힌다. 대다수 인간 사회가 지혜의 유래를 문명의 토대를 제공한 존재에서 찾는다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며, 사라스바티는 이에 해당하는 첫 번째 사례다.

현자는 거의 언제나 당연하다시피 아웃사이더였다. 만약 현자를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자로, 편파적인 지지자이자 열성적 참여자를 '작은 부분'만 보는 자로 정의한다면, 현자는 언제나 참여자를 초월한 존재다.. 물론 솔로몬과 같은 군주는 '기득권'의 중심이나 다름없기에 아웃사이더라 칭하기에는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솔로몬도 여느 근시안적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인사이더라고 할 수 있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다른 이들과 관점을 달리하는 아웃사이더였다. 그의 지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왔다. 죽림칠현은 그보다 더 극단적으로, 혹은 더 철저하게 아웃사이더 길을 걸었다. 마치 자발적으로 사회의 경계를 시험하는 트릭스터와 같은 자들이었다.

그 어떤 책도 우리를 실제로 현명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은 모두 각기 저자의 방식으로 지혜를 담아냈지만, 같은 지혜를 담고 있지는 않다. 만약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지구에는 현자가 넘쳐날 것이다. 물론 우리를 지혜의 길로 인도하는 책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정표를 목표로 착각하지는 않았는지 항상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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