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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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중력>은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다. 우주를 꿈꾸던 연구원이 우주인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경쟁과 우정을 다룬다. <중력>의 작가 권기태는 동아일보에서 14년간 기자 생활을 한 베테랑으로, 2006년 <파라다이스 가든>으로 '오늘의 작가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깔끔한 문체는 첫 도입부부터 소설에 몰입하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가능성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이 단단한 현실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저녁이 찾아오는 고즈넉한 시간을 사랑한다." 소설 <중력>의 첫 문장은 책 표지와 다른 감성이라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책 표지에는 40대 중반으로 가늠되는 샐러리맨의 몸에 우주복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서 무언가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 하는 지친 가장에게 새로운 활력이 생기는 이야기겠지.. 라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기 때문이다.

 

 

 

주인공 이진우는 우주를 꿈꾸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어느 날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하는데, 최종 선발까지 남겨두고 회사로 돌아오지만, 좌천 통보를 받는다.

주인공과 함께한 경쟁자들은 꿈을 향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작가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들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낸다. 일등만이 기억되는 세상에서, 한국판 닐 암스트롱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나는 이 육체로 내 삶을 평생 경험한다. 성실하게 돈을 벌 것이며, 지난해 퇴직한 아내와 함께 딸 둘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행복과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줄 것이다. 나는 손에 잡히는 소소한 행복을 자주 맛보며 살고 싶다. 그런 기쁨을 주위에 나눠주고 싶다."

 

 

저자는 어느 결엔가 지금의 이 삶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 꿈을 좇다가 수렁에 빠지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이야기.

내가 느껴온 슬픔과 기쁨, 기대와 체념 같은 감정들이 배고 스민 것 같다. <중력> 속의 삶을 살아 보고 그들의 마음이 되면서 나는 배우고 깊어진 게 아닐까. <중력>이 내게 숨결을 불어넣고 등을 두드려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중력>에게 가없는 사랑을 느끼고 그만큼 아껴 주고 싶은 것이다.

 

 

"오랫동안 한 발자국씩 움직여서 여기까지 도달했다는 생각입니다. 꿈을 이루려고요. 당장 돈이 되는지 아닌지 따지지 않고 멀리 보면서 움직였다는 생각, 상상한 것을 확인하려고 때로는 목숨도 걸었다는 생각, 궁금한 것을 알아보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다 냈다는 생각, 그런 것 때문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희망은 가능성이 타고 남은 재속에서 사악하게 반짝이는 현실일까요? 그게 없으면 훨씬 더 소박하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저자는 실제로 2006년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우주인 선발 대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탈락자들의 퇴장을 눈으로 지켜보았는데, 한 탈락자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한 공군 교관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작가는 소설<중력>에서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찾고자 끝까지 써내려가 보았다 한다. 삶은 큰 것만을 올려다보는 사람을 속이지만, 작게 오므라들려는 사람의 등은 두드려준다는 저자의 말처럼 밤의 은하는 우리 위에서 서서히 돌아간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삶이라도 그 아래에서 함께한다. 무중력에서 오래 살 수 없는 우리 인간이 자상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것처럼,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여도 언젠가 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래도 끝까지 가보았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마무리한다.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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