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강
핑루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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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에 오기로 한 일정 때문에 이 책은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기 시작해서 이동중에 완독했다. 미국에 가기 전에 책을 받아야할텐데... 받지 못하면 어떻하나... 하고 마음 졸였는데 떠나기 바로 전 마지막 평일인 금요일에 드디어 도착! 덕분에 무사히 완독할 수 있었다. ^^

지난 번 온다 리쿠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비하면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두께이기에 비교적 빨리 손쉽게 읽은 소설이다.

문학독후의 서평쓰기 작업을 시작한 후, 처음 읽어보는 대만 소설이다.
(미국 여행 중에 읽으며 다시 찍은 인증샷! ㅋㅋ, 어제 다녀온 요세미티공원에서 산 기념 볼펜 첨부해 주시고~~~ ) 
나는 여행 중에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기 싫어서 하드 커버가 아닌 페이퍼백을 선호하는데
이 책은 하드커버임에도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다.
음... 하지만 역시 여행할 때는 두꺼운 양장본이 아닌 가벼운 페이퍼백이 좋다. ^^;

 

작가 핑루(平路, 1953-)는 언론인을 지낸 경력답게 현실사회에서 실제 일어난 사실을 바탕으로 그녀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각색한 후 소설로 쓰는 작업을 한다. 이번 소설 역시 그렇다.
대만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과 그 재판과정을 보고 핑루는 일반인들과 다른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해자에 대해 사갈녀(蛇蠍女)라 칭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에 반해, 핑루는 여성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여성에 대해 그리고 또 한명의 피해자인 남성에 대해 바라 보았다.  솔직히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면 한국의 재판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검은 강이라는 제목은 역시 뭔가 좀 으스스하다.
거기다 실제 배경이 내가 타이페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곳이기에 타이페이에 갈때마다 가는  '단수이'여서 왠지 내가 가 본 단수이의 어느 곳이 아닐까라고 상상하며 읽게 되어 더욱 실감났다.
피해자 2명이 죽은 강을 상징하기도 하고 가해자가 일했던 커피점의 커피색을 상징하기도 한다.

각 챕터의 끝무렵에 적힌 이 사건을 바로 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흥미롭다.
핑루의 관점에서 본 여성들의 시각이 흥미롭다.
이미 죽음 직전에 강물에 떠내려가며 생각하는 피해자 여성의 생각이나 재판을 받으며 중간중간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하나하나 되짚어가는 가해자.
이 두여성 사이에 안타까운 면도 존재하고, 내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인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 본문 중에서 --------

사건 당사자를 만났다. 신뢰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인지 몹시 말을 아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침묵을 지켰다.
피고인은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지 정확히 알고 범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약 알고 범행한 것이라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내가 피고인에게 받은 첫인상이다.   - 피고인 측 변호인/일기 -

-------------------------------

나는 핑루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그녀의 작품 가운데 쑨원과 쑹칭링의 이야기, 가수 덩리쥔의 이야기를 소설화 했다고 하니 꼭 더 읽어보고 싶다.
하나 더 욕심을 낸다면 대만에서 원서를 구입해서 읽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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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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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소설.
이 소설은 반드시는 아니지만 음악에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더 공감할 것 같다. 왜냐하면 상당히 많은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는데 나처럼 많은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일일이 유튜브에서 그 곡을 찾아서 들어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분에 살짝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상식이 더 늘어났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좋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음악을 전공한 지인들 생각이 났다.
그들은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기에 이런 콩쿨곡은 들으면 단박에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무대 배경의 핵심이 되는 요시가와 국제음악콩쿨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델이 된 콩쿨은 당연히 존재하는데 일본의 하마마츠에서 3년에 1번 열리는 하마마츠국제피아노콩쿨이 모델이란다.  그리고 작가에게 이 소설을 쓰게 된 영감을 준 것은 2003년 이 콩쿨에서 18세에 가장 최고의 위치였던 2위를 차지하고(이 해에는 1위가 없었고, 공동 2위로 한명은 폴란드의 라파우 불레하츠(Rafał Blechacz, 1985-), 다른 한명은 러시아의 알렉산더 코브린(Alexander Kobrin, 1980-) 이 수상했다)  2005년 쇼팽 콩쿨에서 1위를 차지했던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불레하츠였다고 한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09년 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온다 리쿠는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매회 하마마츠국제피아노콩쿨에 와서 10일씩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직접 대회자에 가서 예선, 본선의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소설가가 하루 아침에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2016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나왔지만 작가는 이미 2003년부터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책의 가장 앞부분에는 소설 속 주인공들 즉 콩쿨에 참가하는 피아니스트와 대회에서 연주할 연주곡명이 나와 있다. 이 소설은 이들 각각의 피아노와 얽힌 삶의 이야기다. 콩쿨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과연 콩쿨에서 누가 우승을 할까? 뭐 이런 것을 손에 땀을 쥐고 끝까지 읽게 하는 소설은 아니다. 독자는 첫페이지에서 등장인물과 연주곡명을 알았듯이 가장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누가 우승을 했고, 누가 몇위를 했는지 금새 알 수 있다. ^^ 

 이 책에 나오는 콩쿠르에서 연주해야 할 곡, 하고자 하는 곡은 다음과 같다.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1차예선곡]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1번 다장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2번 다단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5번 라장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6번 라단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2번 바장조 K332> 제1악장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내림나장조 K333> 제1악장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6번 고별 내림마장조> 제1악장
           <피아노 소나타 제3번 다장조 Op.2-3> 제1악장
발라키레프 <이슬라미>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 제1번 마을 술집에서의 춤>
쇼팽 <발라드 제2번 바장조 Op.38>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2차예선곡]

드뷔시 <열두개의 연습곡 제1권 제1번 다섯손가락을 위하여/체르니에 의한>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소리의 그림 Op.39-5 아파시오나토 내림마단조>
                    <회화적 연습곡 소리의 그림 Op.39-6 알레그로>
리스트 <두 개의 전설 중 작은 새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초절기교 연습곡 제5곡 도깨비불>
           <파가니니 대연습곡 S.141 제6곡 주제와 변주>
쇼팽 <스케르초 제3번 올림다단조>
        <에튀드 Op.10-5 검은 건반>
버르토크 <미크로코스모스 제6권 중 여섯개의 불가리아 무곡>
라벨 <소나티네>
멘델스존 <엄격한 변주곡>
브람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5>
슈만 <아라베스크 다장조 Op.18>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3차예선곡]

사티 <난 그대를 원해요>
멘델스존 <무언가집 중 봄의 노래 가장조 Op.62-6>
브람스 <카프리치오 나단조 Op.76-2>
           <피아노 소나타 제3번 바단조 Op.5>
드뷔시 <판화>
           <기쁨의 섬>
라벨 <거울>
       <물의 유희>
쇼팽 <즉흥곡 제3번 내림사장조 Op.51>
        <발라드 제1번 사단조 Op.23>
        <왈츠 제14번 마단조>
생상스 <아프리카 환상곡 Op.89>
슈만 <노벨레텐 Op.21 제2번 라장조>
       <크라이슬레리아나>
버르토크 <피아노 소나타 Sz.80>
시벨리우스 <다섯 개의 낭만적 소품>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 S.178>
           <발라드 제2번 나단조 S.171>
포레 <왈츠 카프리스 제1번 가장조 Op.38>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본선곡]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 곡명 가운데는 책 속에 등장하는 작곡가의 곡도 있다. 비록 가상이지만.  

나는 이 곡들 중에서 슈만의 <
아라베스크 다장조 Op.18>이 가장 좋았다. ^^
검색해서 들어보려하니 정명훈이 연주한 영상이 있더군요.

예전에 잠시 첼로를 배우면서 슈만의 곡이 상당히 로맨틱하고 감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치게 감정이 오버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무하지도 않고.
그래서 난 슈만의 곡이 좋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

가장 어린 꿀벌왕자 가자마 진.
천재소녀였으나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한때 프로 피아니스트 생활에서 멀어졌던 에이덴 아야.
일본에서 음대를 나오고 학창시절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생활인이 되어
피아니스트가 아닌 피아노 회사 직원으로 일하다가 출전자 중 거의 최연장자로 나가 마지막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길에 도전한 다카시마 아카시.
선대에 일본계 혈통이 섞였고 남미출신이며 줄리어드에서 그 누구보다 촉망받는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이름 무자게 긴데 소설 속에서는 그냥 마사루 혹은 마짱으로 불린다. ^^)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다카시마 아카시의 친구이자 방송국 PD로 이번 요시가에 콩쿠르 출전자들을 촬영하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마사미.
음악인이 아닌 마사미가 이 촬영을 하면서 음악과 콩쿨에 빠져드는 모습에서 저것은 아마도 저자 온다 리쿠 자신이 모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피아노로 인해 얽힌 이들의 인연.
천재 피아니스트의 특징과 노력형 피아니스트의 특징에 대한 섬세한 묘사.

간간히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이름도 등장하지만 큰 특색은 없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좀 긴 소설이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특히 강추~!하는 소설이고,
음악을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더더욱 강추!하는 소설이다.
나처럼 음악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클래식 곡의 곡명만 듣고 번뜩! 이것이 어떤 곡인지 모른다. 
이 소설 덕분에 작품 속에 나온 곡을 하나 하나 찾아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역시 작가 온다 리쿠가 오랜 세월 공들여 쓴 소설의 저력이랄까?

아쉬운 점은 중간에 약간 지루할 정도로 각 연주자의 곡에 대한 해석과 연주에 대한 묘사였다.
이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암튼, 이 무더운 여름에 이야기와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우러진 한편의 소설을 읽으니 피서가 따로 없구나~~~

* 가제본으로 읽어서 신선한 기분도 좋긴 했는데 가제본의 인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중간중간 글씨체가 흐린 곳이 많아서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물리적 퀄리티도 중시하는 내게는 좀... 그랬다. --;  

 

*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boteroart/221058069564 에 올린 글입니다.

무단사용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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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ㅣ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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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늘 나의 경험치를 오버랩시키곤 한다.
작가 나토리 사와코의 작품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 책은 현대문학의 서평단 '문학독후'에게 주어진 네번째 책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버스나 전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지 않을까?
나는 어린시절 유난히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였다.
아침엔 엄마가 주시는 도시락주머니를 늘 신발 신다가 잊어버려서 그냥 현관에 놓고오기 일수였고,
실내화 주머니는 기본적으로 잊어버리고 다녔다. --;
그래도 그땐 엄마가 다시 챙겨서 학교로 와 주셨지...
(덕분에 엄마는 내 도시락 주머니와 신발주머니를 들고 일주일에 3-4번은 학교로 등교했었다. ^^;)

일본에서 혼자 살 때도 대박 사고를 쳤었지.
학교 다닐 때 만들었던 과제를 그대로 전철 선반 위에 놓고 내려서 덕분에 도쿄에서 살던 내가 전철의 종점인 이바라키현까지 갔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실제 소가죽을 사서 만든 자켓었기에 찾지 않을 수 없었다.
유학생에게 3만엔이나 주고 산 소가죽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는 더더더 거금이었으니... --;  
숨을 헐떡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전철 종점이 토리데역에 있는 분실물센터에 갔던 게 생각났다.
물론 나의 분실물은 아주 얌전히 그대~로 있었고,
친절한 역무원 아저씨는 숨을 헐떡이는 내게 차 한잔을 내 주시며 물건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라 하셨지.
이런 추억이 있는 내게 이 책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는 과거를 회상하며 읽게 했다.
소설 속 분실물센터가 있는 우미하자마 역은 그 때 내가 분실물을 찾았던 토리데 역 같은 느낌일까?  

그런데 분실물 센터에 펭귄이 있다?
펭귄을 돌보는 빨간머리 역무원 소헤이.
이런 분실물센터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 ㅋ

소설은 분실물과 얽힌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 고양이와 운명
2. 팡파르가 들린다.
3.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
4. 스위트 메모리스

요즘 내 주위에 애묘인들이 많아서인지 고양이와 자신의 인연을 운명으로 결정지어 버리는 쿄코의 이야기는 머리 속으로 그 장면이 그려졌다. 과연 내 주위에 매일 유골함 단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음... 좀 으스스할 거 같긴 하다. 
만일 분실물이 된 유골함단지를 내가 발견했다면 나는 그걸 망설임없이 주워서 분실물센터에 가져다 주었을까?  
쿄코가 잃어버린 것은 과연 13년을 함께 했던 후쿠의 유골함단지였을까?
아니면 그녀가 운명이라 이름지으며 그동안 놓쳐버린 많은 인연들일까?

 분실물~하면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것은 핸드폰이 아닐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잃어버리면 잘 돌아오지 않았는데,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잃어버린 물건들이 자주 돌아와서 기쁘다. ^^

두번째 이야기에서의 분실물은 편지.
아주 오래 전에 받은 연애편지를 부적처럼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렸다면 나는 과연 그것을 찾으러 분실물 센터에 갔을까? 하지만 그것이 인연이 되어 초등학교때 연애편지를 쓴 장본인인 마히로와 연애편지를 받은 겐은 다시 만난다. 이 또한 인연인가? ^^; 
펭귄분실물센터는 뭔가 사람들의 인연을 만들어 주는 곳 같다.

세번 째 이야기는 왠지 나와 더 인연이 있는 듯했다.
주인공 지에가 물건을 잃어버린 날이 바로 내 생일이다. ㅋㅋㅋ (엉뚱한 것에 인연을 만드는 나... ^^;)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지에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녀는 잃어버린 물건을 분실물센터가 전달한
즉 분실물을 습득한 사람이었다. 
이야기는 왜 지에가 타인의 분실물을 신고하게 되었고, 그와 연결지어 그녀가 남편 미치로에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짓말로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분실물은 인간들의 삶 속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낸다.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자제자제. ㅋ)

소설의 제목은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라 펭귄이 주인공 일 것 같지만
실제로 펭귄은 말도 못하고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우미하자마역에서
역무원인 소헤이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때때로 전철에 폴짝!하고 올라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만일 어느 날 전철을 탔는데 귀여운 펭귄이... 살아있는 펭귄이 뒤뚱거리며 전철 안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비록 난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았다하더라도 그 펭귄이 사는 분실물 센터에 가보고 싶다. ^^

작가 나토리 사와코는 게임시나리오를 써서 그런지 배경에 아키하바라가 자주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간간히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역시 작가의 배경은 감출 수 없는 걸까? ^^

이제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더워지는데
아~ 전철 안에서 시원~한 모습의 펭귄을 보고 싶을 것 같다. 
물론 펭귄은 더워서 대한민국의 이 여름 속에서는 살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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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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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래도 뭐든 몸으로 익히는 것이 우선하는 인간인가보다.
초중고시절 지리과목이 싫었다. 싫어했으니 당연히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 못했다.
생전 가보지도 못한 나라에서 어떤 광물이 많이 나고, 무슨 산업이 발전했는지....
그런 걸 무작정 외우는 것이 재미없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는 이과반과 문과반으로 나뉘어지는데 이과반이었던 나는 그 이후로 선택과목이었던 지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대학생이 되고 처음으로 유럽배낭여행이란 걸 갔다.
이후로 내 지리 감각은 달라졌다.
한번 익힌 길은 감각적으로 잘 찾았고, 지도도 잘 보았다.
 
예전에  엘런 피즈의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는 책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이야기한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존 그레이가 쓴『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더 유명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가 더 잘 알려진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종종 내 일본친구들은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라 이야기하며 남녀의 차이를 논하곤 했다. 뭐 어쨌든 난 이 책 제목에서 '지도를 읽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자를 간주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 중 하나다.  
지도를 읽는 것은 역시 감각, 체험의 문제다.

현대문학의 <문학독후> 서평, 그 세번째 책은 덴마크 작가가 덴마크를 배경으로 쓴
『수잔 이펙트』다.  요렇게 예쁜 엽서와 함께 도착한 새 책.
초판 1쇄 펴낸 날이 2017년 4월 20일로 찍혀 나온 책을 그 이전에 먼저 받아서 읽어보는 기분은
역시 좋다. ^^  



『수잔 이펙트』를 읽으며 처음 힘들어했던 부분은 내가 태어나서 단 한번 밖에
그것도 20년도 전에 가 본 덴마크가 무대 배경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동물적 감각이 닿지 않는 곳인 덴마크라는 지역, 언어, 문화는 역시 낯설었다. 
게다가 작가 페터 회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더 낯설었다.

처음 100페이지 정도를 읽을 때까지도 "엥? 그래서 도대체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되는 거야?"하고 
앞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
그러나 장점도 있었다.
한쳅터 한쳅터가 상당히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한쳅터를 읽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 쳅터를 읽기에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무튼 평범하지 않은 소설이다. ^^;
나는 페터 회의 소설을 처음 읽었기에 그의 문장이 원래 이런 건지, 이번에만 이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쉽지는 않으나 매력은 있는 문장이다.

주인공 수잔이 지닌 독특한 능력.
수잔 앞에 가면 사람들은 솔직해 진다. 자신의 이야기를 마구마구 떠든다.
생각해 보면 이런 능력은 좋을 것도 같지만 귀찮고 좀 두려울 것도 같다.
굳이 내가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어쩔 수 없이 들어야한다면... 그건 좀.... --;

인도에 간 수잔의 가족은 정말 한마디로 막장 가족이다.
폭행으로 감옥에 간 수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도주하는 남편, 남녀 쌍동이인 자녀 중 딸 역시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고, 아들은 밀수로 쫓기는... 참 가지가지다.
그런 그들에게 덴마크 국가기관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어찌보면 추리소설같은 구성방식인데, 끝까지 읽다보면 가족이야기다.
덴마크의 국가기관에서 의뢰한 '미래위원회'에 대한 자료를 찾아다니면서도 글의 전개 대부분은 가족들의 행동반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참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니 이것은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가족들의 모습이 주 내용이다.  가족이란 참....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페터 회의 범상치 않은 문장을 보니 왠지 번역가가 한 말이 무지무지 공감되었다.  나 역시 가끔 번역이란 작업을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이전에 페터 회의 글 원문을 읽은 적은 없지만 번역서만 보아도
그는  결코 번역가에게 녹녹한 작가가 아닐 것 같다. ^^;
 
- 번역가의 글-
" 문체가 강한 작가를 만나면 번역가는 조심스러워진다.
페터 회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간결하고 서늘하고 '시크'했다." (p455) 
-------------------------- 

이 '서늘'하다는 표현이 왜 이리 공감이 갈까.... ^^;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페터 회의 다른 책들을 차근 차근 읽어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문장구성을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이 글은 제 블로그에 작성한 글과 동일합니다. 무단도용금지! 

http://blog.naver.com/boteroart/22098922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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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도 사랑해
구작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구작가의 책은 언제나 눈물을 머금고 보게 된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그랬기에 더욱 절절한 이야기여서도 그랬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2년 전에 한 블로그 이웃의 글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구작가의 책 『그래도 괜찮은 하루』를 사서 읽었다.
공항서점에서 구매해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으며 내내 훌쩍였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보았을 지도 모른다. --;)
이후, 난 카카오톡 이모티콘에서 구작가가 만든 베니시리즈는 모조리 다 구입했다. ㅋ
원래 좀 내가 카카오톡 이모티콘 매니아이기도 하지만....
베니의 다양한 모습이 넘 좋았다.
구작가의 책 『그래도 괜찮은 하루』를 가족과 친구들 등 선물하고 싶은 이들에게 사서 보내기도 했다.
울엄마는 아~주 대만족하셨다.
역시 나처럼 훌쩍거리며 읽으셨다는.... ^^;

이번에 구작가가 또 한권의 책을 냈다.

그녀의 두 번째 책은 『엄마, 오늘도 사랑해』.

 

제목부터 절절하다.
아.... 나도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지만, 자주 못한다.
마음은 언제나 늘 사랑하는데 몸과 정신이 피곤하면 가장 먼저 엄마에게 툴툴거린다.
아마 세상의 모든 딸들이 그럴지도....
구작가도 역시 그런 딸 중에 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엄마는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더 특별할 것 같다.
어린시절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의 손과 발이 되어 준 엄마이니...

 

여전히 예쁜 베니.
어릴 적 베니.
사춘기의 베니.
성장하는 베니.
이제 어른이 된 베니.  
하지만 엄마는 점점 나이들어 가고....
지난 번 책에서도 알았지만, 청각장애인인 구작가는 이제 시력도 사라져가고 있다.
그녀의 시력이 이 예쁜 베니를 더 오래도록 그릴 수 있게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 해 본다.

세상의 모든 딸들과 엄마들이 보면 좋을 책.
이번에도 엄마에게 한권 사서 보내드려야지.
책 제목이 바로 내 마음이라고~

사랑해 엄마.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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