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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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소설.
이 소설은 반드시는 아니지만 음악에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더 공감할 것 같다. 왜냐하면 상당히 많은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는데 나처럼 많은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일일이 유튜브에서 그 곡을 찾아서 들어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분에 살짝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상식이 더 늘어났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좋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음악을 전공한 지인들 생각이 났다.
그들은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기에 이런 콩쿨곡은 들으면 단박에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무대 배경의 핵심이 되는 요시가와 국제음악콩쿨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델이 된 콩쿨은 당연히 존재하는데 일본의 하마마츠에서 3년에 1번 열리는 하마마츠국제피아노콩쿨이 모델이란다.  그리고 작가에게 이 소설을 쓰게 된 영감을 준 것은 2003년 이 콩쿨에서 18세에 가장 최고의 위치였던 2위를 차지하고(이 해에는 1위가 없었고, 공동 2위로 한명은 폴란드의 라파우 불레하츠(Rafał Blechacz, 1985-), 다른 한명은 러시아의 알렉산더 코브린(Alexander Kobrin, 1980-) 이 수상했다)  2005년 쇼팽 콩쿨에서 1위를 차지했던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불레하츠였다고 한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09년 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온다 리쿠는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매회 하마마츠국제피아노콩쿨에 와서 10일씩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직접 대회자에 가서 예선, 본선의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소설가가 하루 아침에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2016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나왔지만 작가는 이미 2003년부터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책의 가장 앞부분에는 소설 속 주인공들 즉 콩쿨에 참가하는 피아니스트와 대회에서 연주할 연주곡명이 나와 있다. 이 소설은 이들 각각의 피아노와 얽힌 삶의 이야기다. 콩쿨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과연 콩쿨에서 누가 우승을 할까? 뭐 이런 것을 손에 땀을 쥐고 끝까지 읽게 하는 소설은 아니다. 독자는 첫페이지에서 등장인물과 연주곡명을 알았듯이 가장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누가 우승을 했고, 누가 몇위를 했는지 금새 알 수 있다. ^^ 

 이 책에 나오는 콩쿠르에서 연주해야 할 곡, 하고자 하는 곡은 다음과 같다.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1차예선곡]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1번 다장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2번 다단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5번 라장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제6번 라단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2번 바장조 K332> 제1악장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내림나장조 K333> 제1악장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6번 고별 내림마장조> 제1악장
           <피아노 소나타 제3번 다장조 Op.2-3> 제1악장
발라키레프 <이슬라미>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 제1번 마을 술집에서의 춤>
쇼팽 <발라드 제2번 바장조 Op.38>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2차예선곡]

드뷔시 <열두개의 연습곡 제1권 제1번 다섯손가락을 위하여/체르니에 의한>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소리의 그림 Op.39-5 아파시오나토 내림마단조>
                    <회화적 연습곡 소리의 그림 Op.39-6 알레그로>
리스트 <두 개의 전설 중 작은 새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초절기교 연습곡 제5곡 도깨비불>
           <파가니니 대연습곡 S.141 제6곡 주제와 변주>
쇼팽 <스케르초 제3번 올림다단조>
        <에튀드 Op.10-5 검은 건반>
버르토크 <미크로코스모스 제6권 중 여섯개의 불가리아 무곡>
라벨 <소나티네>
멘델스존 <엄격한 변주곡>
브람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5>
슈만 <아라베스크 다장조 Op.18>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3차예선곡]

사티 <난 그대를 원해요>
멘델스존 <무언가집 중 봄의 노래 가장조 Op.62-6>
브람스 <카프리치오 나단조 Op.76-2>
           <피아노 소나타 제3번 바단조 Op.5>
드뷔시 <판화>
           <기쁨의 섬>
라벨 <거울>
       <물의 유희>
쇼팽 <즉흥곡 제3번 내림사장조 Op.51>
        <발라드 제1번 사단조 Op.23>
        <왈츠 제14번 마단조>
생상스 <아프리카 환상곡 Op.89>
슈만 <노벨레텐 Op.21 제2번 라장조>
       <크라이슬레리아나>
버르토크 <피아노 소나타 Sz.80>
시벨리우스 <다섯 개의 낭만적 소품>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나단조 S.178>
           <발라드 제2번 나단조 S.171>
포레 <왈츠 카프리스 제1번 가장조 Op.38>

[참가자들(책 속의 주인공들)의 본선곡]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 곡명 가운데는 책 속에 등장하는 작곡가의 곡도 있다. 비록 가상이지만.  

나는 이 곡들 중에서 슈만의 <
아라베스크 다장조 Op.18>이 가장 좋았다. ^^
검색해서 들어보려하니 정명훈이 연주한 영상이 있더군요.

예전에 잠시 첼로를 배우면서 슈만의 곡이 상당히 로맨틱하고 감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치게 감정이 오버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무하지도 않고.
그래서 난 슈만의 곡이 좋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

가장 어린 꿀벌왕자 가자마 진.
천재소녀였으나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한때 프로 피아니스트 생활에서 멀어졌던 에이덴 아야.
일본에서 음대를 나오고 학창시절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생활인이 되어
피아니스트가 아닌 피아노 회사 직원으로 일하다가 출전자 중 거의 최연장자로 나가 마지막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길에 도전한 다카시마 아카시.
선대에 일본계 혈통이 섞였고 남미출신이며 줄리어드에서 그 누구보다 촉망받는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이름 무자게 긴데 소설 속에서는 그냥 마사루 혹은 마짱으로 불린다. ^^)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다카시마 아카시의 친구이자 방송국 PD로 이번 요시가에 콩쿠르 출전자들을 촬영하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마사미.
음악인이 아닌 마사미가 이 촬영을 하면서 음악과 콩쿨에 빠져드는 모습에서 저것은 아마도 저자 온다 리쿠 자신이 모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피아노로 인해 얽힌 이들의 인연.
천재 피아니스트의 특징과 노력형 피아니스트의 특징에 대한 섬세한 묘사.

간간히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이름도 등장하지만 큰 특색은 없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좀 긴 소설이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특히 강추~!하는 소설이고,
음악을 알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더더욱 강추!하는 소설이다.
나처럼 음악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클래식 곡의 곡명만 듣고 번뜩! 이것이 어떤 곡인지 모른다. 
이 소설 덕분에 작품 속에 나온 곡을 하나 하나 찾아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역시 작가 온다 리쿠가 오랜 세월 공들여 쓴 소설의 저력이랄까?

아쉬운 점은 중간에 약간 지루할 정도로 각 연주자의 곡에 대한 해석과 연주에 대한 묘사였다.
이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암튼, 이 무더운 여름에 이야기와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우러진 한편의 소설을 읽으니 피서가 따로 없구나~~~

* 가제본으로 읽어서 신선한 기분도 좋긴 했는데 가제본의 인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중간중간 글씨체가 흐린 곳이 많아서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물리적 퀄리티도 중시하는 내게는 좀... 그랬다. --;  

 

*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boteroart/221058069564 에 올린 글입니다.

무단사용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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