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철도 분실물센터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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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늘 나의 경험치를 오버랩시키곤 한다.
작가 나토리 사와코의 작품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 책은 현대문학의 서평단 '문학독후'에게 주어진 네번째 책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버스나 전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지 않을까?
나는 어린시절 유난히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였다.
아침엔 엄마가 주시는 도시락주머니를 늘 신발 신다가 잊어버려서 그냥 현관에 놓고오기 일수였고,
실내화 주머니는 기본적으로 잊어버리고 다녔다. --;
그래도 그땐 엄마가 다시 챙겨서 학교로 와 주셨지...
(덕분에 엄마는 내 도시락 주머니와 신발주머니를 들고 일주일에 3-4번은 학교로 등교했었다. ^^;)

일본에서 혼자 살 때도 대박 사고를 쳤었지.
학교 다닐 때 만들었던 과제를 그대로 전철 선반 위에 놓고 내려서 덕분에 도쿄에서 살던 내가 전철의 종점인 이바라키현까지 갔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거금을 주고 실제 소가죽을 사서 만든 자켓었기에 찾지 않을 수 없었다.
유학생에게 3만엔이나 주고 산 소가죽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는 더더더 거금이었으니... --;  
숨을 헐떡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전철 종점이 토리데역에 있는 분실물센터에 갔던 게 생각났다.
물론 나의 분실물은 아주 얌전히 그대~로 있었고,
친절한 역무원 아저씨는 숨을 헐떡이는 내게 차 한잔을 내 주시며 물건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라 하셨지.
이런 추억이 있는 내게 이 책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는 과거를 회상하며 읽게 했다.
소설 속 분실물센터가 있는 우미하자마 역은 그 때 내가 분실물을 찾았던 토리데 역 같은 느낌일까?  

그런데 분실물 센터에 펭귄이 있다?
펭귄을 돌보는 빨간머리 역무원 소헤이.
이런 분실물센터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 ㅋ

소설은 분실물과 얽힌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 고양이와 운명
2. 팡파르가 들린다.
3.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
4. 스위트 메모리스

요즘 내 주위에 애묘인들이 많아서인지 고양이와 자신의 인연을 운명으로 결정지어 버리는 쿄코의 이야기는 머리 속으로 그 장면이 그려졌다. 과연 내 주위에 매일 유골함 단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음... 좀 으스스할 거 같긴 하다. 
만일 분실물이 된 유골함단지를 내가 발견했다면 나는 그걸 망설임없이 주워서 분실물센터에 가져다 주었을까?  
쿄코가 잃어버린 것은 과연 13년을 함께 했던 후쿠의 유골함단지였을까?
아니면 그녀가 운명이라 이름지으며 그동안 놓쳐버린 많은 인연들일까?

 분실물~하면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것은 핸드폰이 아닐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잃어버리면 잘 돌아오지 않았는데,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잃어버린 물건들이 자주 돌아와서 기쁘다. ^^

두번째 이야기에서의 분실물은 편지.
아주 오래 전에 받은 연애편지를 부적처럼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렸다면 나는 과연 그것을 찾으러 분실물 센터에 갔을까? 하지만 그것이 인연이 되어 초등학교때 연애편지를 쓴 장본인인 마히로와 연애편지를 받은 겐은 다시 만난다. 이 또한 인연인가? ^^; 
펭귄분실물센터는 뭔가 사람들의 인연을 만들어 주는 곳 같다.

세번 째 이야기는 왠지 나와 더 인연이 있는 듯했다.
주인공 지에가 물건을 잃어버린 날이 바로 내 생일이다. ㅋㅋㅋ (엉뚱한 것에 인연을 만드는 나... ^^;)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지에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녀는 잃어버린 물건을 분실물센터가 전달한
즉 분실물을 습득한 사람이었다. 
이야기는 왜 지에가 타인의 분실물을 신고하게 되었고, 그와 연결지어 그녀가 남편 미치로에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짓말로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분실물은 인간들의 삶 속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낸다.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자제자제. ㅋ)

소설의 제목은 펭귄철도 분실물센터라 펭귄이 주인공 일 것 같지만
실제로 펭귄은 말도 못하고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우미하자마역에서
역무원인 소헤이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때때로 전철에 폴짝!하고 올라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만일 어느 날 전철을 탔는데 귀여운 펭귄이... 살아있는 펭귄이 뒤뚱거리며 전철 안에 등장한다면 어떨까? 비록 난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았다하더라도 그 펭귄이 사는 분실물 센터에 가보고 싶다. ^^

작가 나토리 사와코는 게임시나리오를 써서 그런지 배경에 아키하바라가 자주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 간간히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역시 작가의 배경은 감출 수 없는 걸까? ^^

이제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더워지는데
아~ 전철 안에서 시원~한 모습의 펭귄을 보고 싶을 것 같다. 
물론 펭귄은 더워서 대한민국의 이 여름 속에서는 살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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