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산책 - 퇴근 후 피렌체를 걷다
박진호 지음 / 미디어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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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25년차 직장인으로 평소 자주 이탈리아로 출장을 다녔다. 어느 날 펜화로 그린 피렌체 풍경에 마음을 뺏겨 그리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후 출장때마다 일과가 끝나면 골목 골목을 누비며 풍경들을 그림에 담았다.

매번 보던 같은 풍경도 드로잉을 통해 바라보면 건물들이 살아나 이야기를 건넨다. 그곳들과 더 친밀해지고, 애정이 생기고, 일로 가는 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준다.

드로잉뿐만 아니라 그 그림속의 숨은 이야기와, 역사, 정치, 사람, 음식, 미술, 유래, 이미지, 심지어 작가님의 상상까지 함께 소개해 주고 있다.

그곳들 중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 곳은 '친퀘테러'였다. 차편이 많지 않아 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을 좋아하고, 가는 긴 여정 자체도 여행의 중요한 일부로 즐기는 나에게 딱 맞는 곳 같다. 그곳에서 나 혼자만의 여유를 느끼고 싶다. 

성곽을 문을 지나는 순간 시간여행을 하듯 중세시대로  데려가 줄 '산 지미냐노' 도 들러 보고 싶다. 천천히 산책하며 전통 방법을 따르는 상점이나 공방을 구경하고 광장 주변 한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볼로냐'의 올드마켓에 들러 골목길을 다니며 많은 작은 가게들을 구경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볼로냐의 로컬 음식 토르텔리니를 먹고 싶다. 

'베네치아'에서 길을 잃어보고 싶다. 심한 길치라 길을 잃고 헤매는게 일상인 나에게 잘 맞는 곳 같다. 그리고 베네치아의 무라노 섬에 들러 아기자기 반짝 반짝 예쁜 유리 공예 소품을 사오고 싶다.

'베로나'의 줄리엣집 발코니에 서서 줄리엣과 로미오를 그려보고, 로마의 식당 '라 마디아'에 들러 게살 스파게티와 검은 송로 피자를 맛보고 '아우구스토'에게 차오라고 인사를 전하고 싶다. 

작가님의 드로잉을 통해 만난 이 모든 풍경들은 더 따뜻하고 친근해 보인다. 아주 먼 곳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 가까이의 어디인 듯 해보인다.

그리고, 직접 그린 지도와 그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방문할 만한 장소들에 대한 설명은, 그 여정을 따라 가며, 그곳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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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의 소년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1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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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는 9살 초등학생이다. 그녀에게는 같은반이자 절친인 '톰', '조시', '마이클'이 있다. 어느 날 그녀의 반에 새로온 친구가 전학온다. '아흐메트'라는 그 친구는 매우 더러워 보이는 빨간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배낭을 매고  왔는데, 맨 뒷자리에 겁먹고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알렉사와 친구들은 아흐메트와 친해지고 싶은데, 아흐메트는 수업시간에는 혼자 공부하고,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마다 사라져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 끝나고 기다렸다가 작은 간식 거리를 선물로 주기 시작한다.

그들은 아흐메트가 시리아에서 온 난민이고, 쿠르드어를 사용해서 영어를 잘 모른다는 걸 알게 된 후, 가까워지려고 더 노력한다. 그런 그들의 진심이 통했는지 아흐메트도 조금씩 마음을 연다.

아흐메트 이야기를 들은 일부 어른들은 난민들이 자신의 직업을 뺏고 문제를 일으킬거라고 난민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은 어른들의 그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과 다르게 알렉사와 친구들은 아흐메트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가 가족을 만나도록 돕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 그들은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오픈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따뜻함과 용감함은 어른인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난민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진 어른들도 사실은 그들이 자신과 달라서 무서워 하는 것 일 수 있다. 분명 그들도 난민에 대해 많이 알게되면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난민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고, 원해서 난민이 된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자신의 나라에서 탈출해야 했던 비극을 겪은 이들이다. 그리고, 우리도 언제든지 그들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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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숲을 지나 ㅣ 마음별 그림책 26
리이징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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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은 아이는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분명 무언가를 찾고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몸집이 커다란 공허를 만나게 되고 둘은 함께 아이가 찾는 걸 같이 하기로 한다. 아이와 공허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오래전 잃어버렸던 물건을 하나씩 찾게 되고, 그 물건과 관련된 추억도 떠올리게 된다. 

그 물건들을 공허가 모두 들고 가면서 공허의 빈 몸은 점점 채워지게 된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추억뿐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은 잊어버렸지만 남아 있는 그 순간의 감정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고, 또 앞으로의 내가 된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 있는게 아니라 슬프고 괴로운 기억도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전부 합해진 것이 '나'인것이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것들은 다른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고유한 나만의 것들이다. 그러니, 좋은 것만 기억하려고 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억지로 잊으려 애쓰기 보다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컷 슬퍼하기도 하고, 있는 힘껏 기뻐하기도 하면서 나 다워져야 한다.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을 위해 트라우마와 관련된 사건이나 그때 느낀 감정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약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약은 어쩌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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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2 - 리턴즈 ㅣ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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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는 형사 '아람'이 사건을 해결하려다가 우연히 미림문고에서 일하는 대학동기 '동인'을 만나게 되고, 둘은 여러 사건들을 함께 해결한다. 그러다가 동인이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싹튼 아람이는 고백하지만 거절당한다. 그 이후 아람이는 그냥 친구로 남기위해 동인에 대한 마음을 접기위해 애쓰고 있다.

여전히 둘은 함께 사계절을 보내며, 실종된 유명작가 사건, 미림문고 책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보험사기 사건, 발레 학원 몰카 사건을 해결한다.

그리고, 동인이가 달라졌다. 항상 솔직하고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람이와 달리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던 동인이 조금씩 자신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매사 완벽하게만 보였던 동인이 본사에서 파견된 한재홍 주임과 자신을 비교하며 기죽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기분이 상해하는 모습은 동인을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한다.

동인이가 아람이에게 좀 더 마음을 여는게 느껴진다. 그리고, 둘 사이에 전환점이 될 사건이 발생해 다음 이야기도 빨리 보고 싶다.

지금의 사회 문제나, 코로나, 유행하는 음악이나 가수, 작가와 작품, 텔레비전 프로그램, 언어들이 계속 등장해, 동인과 아람이 나와 동시대를 사는 실존 인물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들 모두 지금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 

코지 미스터리 장르를 처음 접하게 해준 책이다. 발생하는 사건들이 단편처럼 나누어져 있어 부담없고, 재미있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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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롤, 액션!
연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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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지금 '칠 년 후의 저녁 식사' 영화 촬영을 위해 한달 간 빌린 '미미분식'에서 지내고 있다. 고향 친구이자 프로듀서인 '은표'가 보리의 오년치 퇴직금과 크라우드펀딩 모금액을 합친 제작비를 가지고 사라져 영화 촬영은 시작도 못한채, 마냥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보리를 찾아오는 유일한 사람인 촬영감독 '태오'는 한번씩 들러 안부를 묻기도 하고, 영화촬영을 일단 시작하자고 독려하기도 하고, 은표의 소식을 묻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미미분식을 운영했던 할머니의 손녀 '율'이 할머니의 기일이라며 찾아와 며칠 지내겠다고 한다. 낯선 율이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율의 거침없고 자연스러운 행동에 보리도 어느 새 편해진다.

그리고, 갑자기 '상은'과 '쿠리'가 차례대로 미미분식에 나타나 함께 지내게 된다.

그들은 모두 그곳에 왜 모이게 되었는지 수수께끼를 풀려고 노력하며, 점점 가족같은 관계가 되어가고, 그들이 이곳에 오기 직전 마지막은 나약하고 상처입고 비겁하게 도망치는 모습이었지만, 미미분식에서 지내는 동안 그들은 달라진다. 

그들은 과거가 어떻든, 현재가 어떻든 상관 없이 지금 이 순간을 영화의 러닝타임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그 시간들을 무엇으로 기억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한다. 떠나는 자도 남는 자도 모두 더 강해지고 용기 있는 존재가 된다.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의 따뜻함과 감동, 고마움은 영원히 남아 그들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될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본 나도 지금 이 순간을 러닝타임으로 선택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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