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 앞에서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50
스즈키 마모루 지음, 유지은 옮김 / 여유당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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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눈 내리는 겨울 날,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쳤을 때, 우연히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되고, 나는 조금 쉬고 싶어서 그 문을 연다.

그곳에는 장작이 타고 있는 난로와, 난로 앞에 앉아 있는 토끼, 자고 있는 몇몇 동물이 있다.

그들과 나는 잠시 쉰다. 무리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힘이 생긴다. 아무 말 없이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선다.

살면서 항상 신나고 즐겁기만 하진 않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다. 그럴 땐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푹 쉬어도 된다. 

억지로 힘을 짜내 움직여봤자, 일은 여전히 안 풀리고, 몸은 더 엉망이 되고, 마음은 피폐해질 뿐이다. 세상은 전혀 도와주지 않고 내 앞의 방해물만 될 뿐이고, 춥고 눈내리는 날과 같을 뿐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더 힘이 되고 따뜻하고 편안해 진다. 그 사람이 꼭 옆에 있지 않아도,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아도, 사랑하는 누군가, 그 존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든든해진다.

잘 먹고 잘 놀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 큼 잘 쉬는 것도 중요하고, 좋아하는 무언가도 필요하다. 그래야 또 열심히 움직일 에너지를 얻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힘차게 달려갈 힘이 생긴다. 

그리고, 에너지가 가득 찼을 때 마주친 세상은 지쳤을 때 마주친 세상과는 딴 세상이다. 세상은 밝은 빛으로 가득차고 내 앞길을 비춰주고 행운이 함께 한다. 

보고 있으면 위로와 위안이 되고, 충전이 되는 책이다. 힘들 때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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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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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3개월만에 남편을 병으로 잃은 '나오미'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향하게 된다. 가는 중에 들린 미주리 주 세인트조지프에서 나오미는 '존'을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존은 백인 아버지와 포니족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이방인으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커니 요새에 노새를 공급하러 나오미의 마차 행렬과 함께 이동하게 된다.

나오미의 가족은  금, 땅, 행운, 멋진 인생, 새로운 삶, 사랑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향했지만, 날씨 때문에 고생하기도 하고, 씻는 것도 자는 것도 먹는 것도 불편하기만 하고, 전염병으로 일행이 죽기도 하고, 원주민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그 역경속에서도 나오미는 가족과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살아남기 위해 버텨낸다. 

존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자리를 찾게되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그들의 지혜와 용기, 인내와 강인함은, 그들을 응원하게 만들고, 아픔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모두를 감동시킨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사랑을 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동시에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는 그렇게 이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이어갈 것이다.

책을 덮고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들이 겪은 가혹함에 마음이 아팠는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인지 모르겠지만, 나오미와 존은 오래도록 나의 삶에 이어질 것 같다.

서부 개척 시대 이주민들의 여정과 삶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고, 실재했던 인물들을 바탕으로 쓴 역사 소설이라 더 생생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많은 메시지도 담고 있어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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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과 빨간 장갑
안도 미키에 지음, 무라오 고 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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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의 빨간 장갑은 빨랫줄에서 바람에 나부끼면서, 오른쪽 장갑과 왼쪽 장갑이 서로 자기가 더 대단하다고 싸운다.

어린 암탉은 큰 소리로 새로운 날이 왔다고 알리고 싶지만, 다른 암탈들이 모두 커다란 볏이 있는 수탉만 큰 소리로 울 수 있다는 말에 좌절한다.

바람에 날린 오른쪽 장갑은 울고 싶은 암탉을 위해 볏이 되어 주지만, 그 모습은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 인정을 받거나 칭찬을 받으면 우쭐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잘난척만 하다가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놓치게 된다.

사회적 통념이라는 말로 이런 사람들만 이런걸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다고 규정짓는다. 그런 무수히 많은 규정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 속에서 우리는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거나, 다른 사람을 흉내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나 자신마저도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그곳에서 시작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진정으로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수아의 오른쪽 빨간 장갑과 큰 소리로 울고 싶은 어린 암탉처럼,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용기내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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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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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오기쿠보 서점 'Title'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쓰지야마 요시오'님이 책과 서점에 대해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는 일들에 대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달라진 일상에 대해서 쓴 글이다.

책 관련 직종은 조직이라는 좁은 틀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일이다. 그래서, 책을 파는 일 자체가 누군가를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격려하는 일이 된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책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상하게 끈끈함을 느낀다.

작은 서점이지만 업무량이 많아 육체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도, 끝낼 수 있는 사람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과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도 주인 한사람 뿐이고, 그 모든 힘든 것들을 버틸 수 있게 한 건 단지 작은 자유 때문이다. 나는 작은 책방이라 일이 많지 않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 했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주인 혼자 감당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여전히 책방을 운영하는 건 스스로 모든 선택을 결정 할 수 있어서 였다.

동네 책방은 주인의 개성이나 취향이 반영되어 있어서 오시는 손님들도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게 내가 동네 책방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주인의 개성이 묻어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손님들이 모이고,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공감대는 서로에게 은근한 응원이 된다.

작은 서점이라도 그곳에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그 책방이 있는 거리에 온기를 준다. 내가 만나 본 작은 책방 주인들은 항상 동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시도하고 있었고, 그 동네에 활기와 따뜻함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은 책장에 꽃혀 있는 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책장을 볼 때마다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들에게, 나는 미안했다.이제는 분명 그 책들도 언젠가 어딘가에서 나와 이어질 것임을 확신할 수 있어서 덜 미안해진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소중하다. 서점은 그런 시간을 제공해 주는 곳이다. 대형 서점 보다는 동네의 작은 책방이 더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대형 서점 보다는 동네의 작은 책방을 선호하고 더 편안하게 느낀다.
  
코로나로 세상이 많이 변했고, 서점 운영이 어려워졌지만, 다행히 일부러 인터넷으로 주문해 주는 분들이 있고, 그 분들 덕에 유지할 수 있었다. 나도 직접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내적 친밀감이 드는 서점들이 있다. 필요한 책을 일부러 온라인로 주문하기도 하고, 그 서점을 응원하고 싶어서 더 책을 사기도 한다.

이 책에는 일본의 몇몇 서점도 소개되어 있는데, 'Title'과 함께 후쿠오카 서점 '북스큐브릭'에 가보고 싶다. 게야키 거리에 있는 작은 곳 뿐 아니라, 후쿠오카 외곽 하코자키에 있는 카페와 베이커리를 병행하고 있는 큰 곳 두군데 다 가보고 싶다. 규모만 다른 게 아니라, 각자가 뿜어내는 분위기도 다를거 같아, 그 다름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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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소년 ㅣ 라임 어린이 문학 40
수잔 게리된메츠 지음, 찰라 베라 킬리찰슬란 그림,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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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 세상에선 아이를 사고 판다. 학교에서는 연거푸 숨을 삼키며 참을 수 있고, 예의 바르고, 고분고분하고, 귀엽고, 똑똑하고, 튼튼하고, 싹싹하고, 반듯한 아이를 배출하려고 한다. 그런 아이만 반듯한 가정에 비싼 가격으로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를 사온 가정은 사회에서 인정 받는다. 

'숨루'의 아빠 '타이푼'은 무지막지 기업의 근무 태만 부서 부장인데, 곧 임원으로 승진하게 될 거라는 확신에 두번째 아이를 사러간다. 할인 행사 중여도 가격이 비싸 고민하던 타이푼은 판매 직원의 속임수에 넘어가 교환과 환불이 불가능한 '피랏'을 사게 된다.

피랏은 한가지 큰 문제가 있는데, 학교 다닐 때 꾹참기 1등을 한 뒤로 방귀를 계속 뀌게 되었다. 신이 날 때,  슬플 때, 화가 날 때, 지루할 때, 뭐든 꾹 참고 삼킬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방귀가 나온다. 

모든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상호 교류를 통해 발전하고 성장한다.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지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아이만 사다 키운다면, 진정한 인간다운 부모가 될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경험이 없어 허둥대고, 좌절해 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고통도 겪어봐야, 더 큰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가족이 된다.

항상 원하는 대로 모든게 이루어지면 삶은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다. 어려움이 있어야 그걸 극복해 나가면서 더 큰 행복을 얻게 된다.

모든 아이가 다 똑같다면 삶을 살아가는 의미가 거의 없을 것이다. 다 다르기 때문에, 다채롭고 다양하고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 진다.

아이를 사고 파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 무겁고 무서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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