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워도 괜찮아 - 다른 사람 시선 신경쓰지 말아요
오인환 지음 / 마음세상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 31
'많이 가지려는 것 혹은 잘하려는 것은 욕심이 아니다. 욕심은 상충하는 다른 것을 갖는 것이다. 혹은 전체에서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어 갖는 것을 말한다.'

무언가를 원하는 건 욕심이 아니지만, 원하면서 노력은 하지 않는 건 욕심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받아들이던지 아님 그 사람을 잃던지 해야지 일부만 취하는 건 욕심이다.

나는 나 스스로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얼마나 편협한 욕심쟁이 였는지 뒷통수를 세게 맞았다.

p. 71
'스스로 만든 상상의 적과 싸우지 말자.'

나는 미리 걱정하고 미리 상상하느라, 항상 잠을 잘 못자고 머리속은 복잡하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평생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내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최악의 상황에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진이 빠진다.

나를 꿰뚫어 본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

p. 111
'우리 모두는 각자가 가자 태생적인 장단점을 이해해야한다. 스스로 가진 장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지를 알고 인정하는 일이다.'

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주고 살펴봐라. 나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나'였는데, 남을 기준에 두고 끊임없이 그 기준에 맞출려고 했다. 그러니 좌절의 시간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었다.


p. 178
'별의별 놈 다 있군!'

요즘은 진짜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을 자주 한 것 같다. 내 잣대로 나와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던거 같다. 반대로 그 사람 기준에서 봤을 때, 또 나는 얼마나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사람을 하나의 '별'로 생각한다는 작가님의 마음을 좀 배워야 겠다. 

나도 촌에서 태어나 촌에서 자랐다. 하지만 읍내에서 살았던 나는 나름의 '읍내부심'이 있었다. 처음 고등학교 때까지 살던 고향을 떠나 대학을 가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연극을 했는데, 그 연극 주인공은 산골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촛불을 켜놓고 사는 촌에서 상경한 사람이었다. 그 주인공의 설정된 고향이 바로 내 고향이였다. 한동안 나는 "너희 집 전기 들어오냐?"라는 질문을 선배들에게 들어야 했고, 나는 그때마다 발끈했다. 하지만 겨울에 우리 집에 놀러왔다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차편이 끊겨 집에 돌아가지 못 한 친구 덕에 나의 고향은 정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촌이 되어 버렸다. 과 특성상 세련된 멋쟁이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는 그 속에서 나의 촌스러움에 주눅이 들었던 거 같다. 
지금은 물론 나의 촌스러움을 사랑한다. 내가 촌 출신인 것도 자랑스럽다. 살면서 촌에서 자랐다는 게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먼저 잘 알고, 남과 비교해서가 아니라 어제의 자신과 비교해서 더 나아가도록 노력하고, 남이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기준이 되는 촌스러움을 갖자는 말이 나에게는 특히 더 와 닿았다.

나도 모르게 나는 자꾸 기준을 '남'에게 두고 살았던 것 같다. 이제는 '어제의 나'를 기준으로 감사하며 촌스럽게 잘 살아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할의 커피맛' 카페 바리스타 탐정 '마환'은 9살 이후 항상 함께해온 유령 '할'과 보통의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신창성'으로 부터 노비의 평생도 행방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맡게 된다. 

신창성은 우연히 노비의 평생도 연작 중 돌잡이 그림을 얻게 되었지만, 아직 어린 자식의 미래를 위해 평생도의 나머지 그림들도 갖고 싶어했다.

노비의 평생도는, 노비였던 아비가  죽은 자식이 부귀영화를 누리고 무병장수 하기를 기원하는 염원과 한을 담아 그린 그림으로, 그 그림을 가지는 사람은 운수대통이고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

카페 근처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유근철'이 책방에 걸려있던 아버지가 물려주신 그림을 바꿔치기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감나무 기둥아래 부잣집 도령이 서책을 보는 그림이었는데 마환은 그 그림이 신창성의 돌잡이 그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환은 평생도의 흔적을 찾아 신창성에게 돌잡이 그림을 준 '만물 스님', 황학동 풍물 시장의 '황노인', 영월 조선 민화 박물관의 '윤모열'까지 찾아가게 된다.

민화는 우리 선조들의 기원을 담고 있고, 풍자적인 친근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다. 조선시대 간절한 마음으로 집집마다 걸어두었다. 민화 중에서 평생도는 원래 양반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그림이었다. 노비의 평생도는 자식을 생각하는 아비의 마음이 그 그림에 염험함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조선시대나 현대에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부귀영화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의 목숨 정도는 쉽게 뺏는 인간도 조선시대나 현대에나 존재한다.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얽히고 설켜있다. 절대 그냥 스치는 사람은 없다. 짜임새가 빈틈이 없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도록 절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바리스타 탐정 마환의 다음 사건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이'는 H대학 어학당 채용 합격 문자에 이제 자신의 삶은 한단계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아닌 강사에 어울리는 옷을 사고, 이제서야 찾은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든 계속 지키겠다고 결심한다.

'미주'는 H대학 어학당에서 8년째 일해오고 있지만, 불의를 못참는 성격 때문에 책임자와 항상 부딪히고, 공부만을 강조하는 수업 때문에 강의평가 점수가 매번 낮다.

'가은'은 H대학 어학당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강의평가 점수도 매번 만점을 받아 스스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희'는 H대학 어학당에 2년전 책임강사로 외부에서 채용되었다. 내부 강사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늦은 시간까지 일한다.

명문 H대학  어학당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예전에 한국어 강사에 관심이 있어서 대학교에서 하는 강좌에 등록을 하려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시간이 안 맞아서 포기했지만 그때 그 강좌를 들었던 사람들로부터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강좌를 듣는 것만으로는 취직이 불가능해서 다시 대학원을 다녀야 했고, 막상 취직을 해서는 열악한 환경에 힘들다고 했다. 나는 그들이 부러워서 그들의 말을 배부른 사람들의 투정 정도로 취급했고, 점점 연락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조금은 알거 같다. 그들의 이야기는 투정이 아니었고, 나와 똑같이 살아남기 위한 치열함이었다는 걸!
그들에게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선이, 미주, 가은, 한희 네명의 여성들은 살아 온 인생도, 직업도, 성격도 나와 다 다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그들  모두가 내 삶속에도 존재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여성들의 삶속에도 그들은 존재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남극의 아이 13호 ㅣ 라임 청소년 문학 43
알바로 야리투 지음, 김정하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살 '엑토르 카펙'은 이모 '리디아 톨레도'와 함께 산다. 엄마 '마리아 톨레도'는 초미립 기계에 의해 생기는 회색 역병으로 죽고, 전쟁 영웅이었던 아빠 '에드워드 네드 카펙'은 자살해서 어렸을 때부터 이모가 엑토르를 돌봐오고 있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전쟁으로 망가지고 문명은 후퇴한 세상에서 인공지능 네트워크와 국제 연맹 양측은 20년쯤 전에 코스타리카 평화 협정을 맺고 남극을 유일한 중립 지역으로 정해 그곳에서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한다.

일자리를 찾은 이모와 함께 엑토르는 남극으로 가고, 그곳에서 이모는 '톨레도 인간 공학 연구소'를 오픈한다.

때마침 평화 협정에 반대하고, 기계들을 모조리 파멸시키길 주장하는 급진적인 단체 인간 해방군, '러다이트'가 남극에 나타난다.

이모의 연구소에 인공 지능 네트워크에서 도망친 대량 살상 기계 'RN-13 FRAM C2'가 오게 되고, 수리를 하기 위해 주문한 에너지 세포가 올때까지 함께 살게 된다.

인공 지능으로 인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살기 편리해지는 건 좋으나 언젠가 인공 지능 기계들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결국 인공 지능 기계들과 인간들은 싸우게 되고, 이익이 되거나 도움이 되는 건 하나도 없고 파괴된 세상만이 남는다.

결국 생존을 위해 기계들과 인간들은 평화 협정을 하고 공존을 선택하지만, 완전한 공존은 아니다. 여전히 서로를 두려워하고 미워하고 꺼린다. 평화 협정을 반대하는 기계들과 인간들도 존재한다.

물론 엑토르와 프람처럼 분명 진정한 우정을 나누며 함께 공존을 해나가는 인간과 기계도 있을 것이다.

너무 빠른 발전에 대한 두려움과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궁극적으로 바라는 미래 세상 이야기가 다 있다. 흥미 진진하고, 전개도 빠르고, 상상이 가능하지만 또 상상 이상이다. 

직접 미래 세계에서 살다 온 것 같은 생생함이 영화 한편을 본 것도 같고, 한 여름밤의 꿈을 꾼 것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고, 절약과 검소가 몸에 밴 '사뮤엘'은 인턴과 하버드 로스쿨 생활을 시작하기 전 파리로의 여행을 떠난다. 

고독함을 이기려고 여기저기 파리를 떠돌아다니다가 옆방에 사는 '폴'의 초대로 간 서점에서 15세 연상의 '이자벨'을 만난다. 이자벨은 4개국어를 하는 번역가이면서 15살 연상의 남편이 있는 유부녀이다. 이자벨을 만나고 사뮤엘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맞닥뜨린다.

이자벨이 정한 규칙에 따라 두 사람은 일주일에 두번 오후에 만남을 가지면서, 사뮤엘은 자기도 모르고 있던 자신 내부의 광기와 자유를 느낀다. 사뮤엘은 이자벨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지만, 이자벨은 결혼 생활을 정리할 마음이 없다. 

미국으로 돌아와 사뮤엘은 한동안 이자벨과 편지를 주고 받다가 연락이 끊기고, 그는  영화관에서 '레베카'를 만나 현실에 안주하는 평범한 삶을 꿈꾼다.

사뮤엘은 자신이 추구하고 살았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를 느끼지만, 결국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사뮤엘과 이자벨은 여러번의 스침과 어긋남을 반복하지만, 각자가 선택한 삶은 또 열심히 살아낸다.

자유를 추구하며 살것인지 현실에 안주하며 살것인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다. 어떤 삶이 더 나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일 뿐 이다. 각자 선택한 삶에 만족하며 열심히 살아낼 뿐이다.

처음에는 열정으로 가득해 겁날 게 없었던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함만이 남는다. 모든 만남이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열정이 식었다고 해서 상대방을 완전히 지워 버리는 건 아니다. 삶에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들에 또 새로운 흔적들이 쌓인다. 그게 인생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