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십계명 수업 - 친절하고 엣지있게, 다시 시작하는 십계명 공부
김덕종 지음 / 세움북스 / 2026년 9월
평점 :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은 이른바 '대교리'의 뼈대를 이루는 3요소다. 그런데 사도신경은 신앙고백으로, 주기도문은 기도의 표본으로 오늘날까지 많이 활용되는데 비해 십계명은 다소 중요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출애굽기와 신명기에 두 번이나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구약의 계명이라는 이미지는 오늘날의 성도들에게 있어 '폐기된 율법'이라는 인식을 준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십계명은 더 이상 시대에 유효하지 않은 지나간 옛 법일까.
저자는 십계명이 여전히 구원받은 백성들에게 유효한 삶의 원칙임을 강조한다. 단순히 저자의 머릿속에서 나온 주장이 아니라 구약과 신약에 걸쳐 십계명의 원리가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되는지를 성경을 통해 논증한다. 실제로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님께서 십계명의 원칙과 그 의미를 어떻게 확장시켜 나가시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성경을 꼼꼼히, 올바르게 읽고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하게 된다.
무엇보다 십계명이 구원받기 위한 행위적 조건이 아니라 택함받은 이스라엘 백성, 나아가서는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주어진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것은 통치자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백성을 옥죄는 족쇄가 아니라,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자녀를 보호하고 더욱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사랑의 지침이며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에게 일방적이고 전적인 은혜로 맺은 언약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흔히 '법'이라고 하면 경직된 조항을 떠올린다. 법의 의도와 목적보다는 그 법을 지켰는지 지키지 않았는지에 집착하게 된다. 안식일에 마른 손 가진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에게 율법을 어겼다며 비난하고 예수님을 죽이고자 의논했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그렇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며 하나님이 말씀하신 계명의 의도와 목적을 상기시키신다. 그래서 저자가 언급하는 '계명이 아닌 말씀'이라는 의미는 중요하다. 하나님은 10가지 사랑의 말씀을 주셨는데, 백성들은 스스로를 옥죄는 613가지의 법 조문을 만들어 그것을 자신의 구원의 근거로 여겨 버렸다. 물론 그것으로 자신들이 구원받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십계명의 원리와 하나님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의 성도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관계'다. 구약과 신약의 핵심,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은 법의 준수 여부가 아닌 관계의 상태에 대한 질문이다. 흔히 십계명을 대신 계명과 대인 계명으로 분류한다. 결국 십계명을 통해 하나님이 원하신 백성의 삶의 모습이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사이의 올바른 관계'이며, 그런 올바른 관계의 핵심은 하나님이 백성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에 힘입어 택함 받은 백성들끼리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십계명으로 대표되는 율법의 가르침을 완성하셨다. 계명이 모자랐다기보다 계명의 원뜻을 더욱 밝히 보여주신 것이다. 족장 시대의 사회상과 로마 제국 당시의 사회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는 어떨까? 점잖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인, 간음, 도적질, 거짓 증거는 그리 일반적인 범죄의 목록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 속에 미움과 욕망, 탐심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의 발로에서부터 뻗어나갈 수 있는 다양한 갈래의 죄의 열매들이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따라 십계명을 재해석하고 적용할 필요가 오늘날의 그리스도인에게 있다.
사도신경이 믿음의 기초를 세우고, 주기도문이 기도의 동력을 마련한다면, 십계명은 삶의 운영 원칙을 제공한다. 그래서 십계명에 대한 현대적 적용과 성찰을 공동체에서 함께할 필요가 있다. 말씀을 붙든다는 방향성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준이 십계명에 있다.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의 열 가지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고 살아낸다면 우리의 삶은 더 하나님 보시기에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십계명수업 #김덕종 #십계명 #세움북스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