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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미술관 - 〈모나리자〉부터 〈절규〉까지 도난당한 걸작 50점에 얽힌 미스터리 사건 파일
수지 호지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평점 :
[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미술품 도난 사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은 너무도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 일 것이다. 도난당했던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그 과정은 자세히 알지 못했다. 이 책에는 <모나리자>가 어떻게 도난당했으며, 다시 찾게 되었는지 상세하게 나와있으며, 이 작품뿐 아니라, 일류 역사상 미술 작품 도난 사건 24가지를 사건 파일 형식으로 총정리해 두었다.
24가지 미술품 도난 사건을 마치 범죄 사건을 추리하듯 볼 수 있는 예술 분야 책이다. 단순히 미술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이라기보다, 사건을 따라가며 좀 더 흥미를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기에 미술을 처음 접하는 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우리가 가지는 의문점
미술품은 왜 도난당하는가?
누가 미술품을 훔치는가?
의뢰를 받고 미술품을 훔치는가?
범인들은 훔친 미술품을 어떻게 할까?
미술품 도난으로 누가 이득을 얻는가?
도난 미술품을 눈가 구입하는가?
도난 미술품은 금고에 숨겨져 있을까. 아니면 돈이 남아도는 누군가의 집 벽에 걸려 있을까?
나조차도 세상에 많은 비싼 물건 중에 왜 하필 모두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유명한 미술품을 훔치는지 의아했다. 워낙 유명해서 훔쳐 가면 쉽게 팔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흠집이라도 나면 미술품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늘 생각만 하던 이런 의문을 이 책은 한 번에 풀어주었다.
미술품을 훔치는 일은 범죄자들에게 매력적인 분야라고 한다. 미술작품 도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차에 싣거나 감추기 용이해서 운반이 쉽고 수월하며, 미술품은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기에 비싼 가격에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나로서는 조금도 쉬워 보이지 않지만, 범인들에게는 쉬우면서 매력적인 작업이었을까? 책에는 다양한 범인들과 용의자로 특정된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들은 예술작품의 가치를 알고 가져간 경우보다 무지에 의해 작품을 훼손하면서까지 가져가려 했다. 예술작품에 대한 존중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1부는 미술품을 도난당하고도 찾지 못한 17가지 사건을 다루며, 2부에서는 도난당한 후 되찾은 7건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현재까지 미술품은 도난당한 후 찾지 못한 경우가 더 많으며, 책의 도난 사건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_ 히틀러와 나치의 예술품 대량 약탈 사건
< 사건 일지 >
_ DATE : 1933 ~1945
_ PLACE : 독일과 유렵 전역
_ STOLEN : 클림트, 반 고흐,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작품 포함 65만여 점
2차 세계대전 기간(1939 ~1945)에는 전쟁으로 참혹해진 참상뿐 아니라 예술품 약탈도 동시에 자행되었다. 유대인에게서 뺏은 예술품과 당시 유럽에서 독일이 점령했던 많은 나라에서 예술품을 강탈하듯 빼앗아갔다. 강탈당한 작품들은 기록되지 않아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으며, 약탈당한 나라로 반환된 미술품도 있지만, 현재까지도 원소유자에게 돌아가지 못한 작품들이 다수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약탈을 이처럼 손쉽게 자행하는 일은 한 나라의 뿌리를 뒤흔드는 범죄이다. 히틀러에 의해 퇴페미술로 낙인찍혀 사라져 간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볼 수 없음이 몹시도 안타깝게 느껴졌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되는 예술품에 대한 대학살로 느껴졌다.
_ 우정이 빛을 잃으면서, 도난 맞은 초상화
< 사건 일지 >
_ DATE : 1988년
_ PLACE : 독일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_ STOLEN : 루시언 프로이트의 < 프랜시스 베이컨의 초상 >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와 사실주의 화가 루시언 프로이트(1922~2011)는 20여 년을 넘는 우정을 나누는 사이였다. 서로의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하고, 일상을 늘 함께 하며 그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각별한 사이였다.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우정도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고 1960년에 결국 우정은 끝을 맞이한다. 1988년 프로이트가 그린 옛 친구 베이컨의 초상화가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에서 도난당한다. 도둑은 베이컨에게 초상화에 대한 몸값을 요구하며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되었고, 2001년 프로이트는 '현상 수배 포스터'를 만들어 2,500장 정도 인쇄 후 베를린 곳곳의 광고판에 붙였다.
나는 '현상 수배 포스터'를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한때 친구였던 베이컨의 초상화가 대문짝만하게 인쇄되어 있어 마치 그가 범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범인의 얼굴을 알지 못하니, 친구의 초상화를 현상수배 포스터에 크게 실은 것이다. 흔한 말로 친구를 맥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 포스터 자체는 현재 귀중한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도난당한 그림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_ 느낀 점
위에 설명한 두 가지 사건 외에도 여러 다양한 사건에 숨 돌릴 틈 없이 빠져들어간 책이었다. 약탈당한 미술품을 책에서 이미지로 접하면서 내가 몰랐던 작품들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그림을 함께 즐기지 못함이 안타까웠다. 특히 나치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 작품들을 생각하면 화가가 그림에 대해 가졌던 애정과 노고가 느껴져 아쉬움이 마음을 잠식했다.
훔쳐 갔다 돌아온 작품이 유명해져서 그 가치가 더 높게 올라가기도 하지만, 돌아오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았다. 도난당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 레 미제라블 >, 빈센트 반 고흐의 <파리의 성벽> 작품이 공중화장실 구석에서 원통에 담겨 발견되는 일이 없도록, 빈센트 반 고흐의 <스헤베닝언의 바다 풍경>처럼 캔버스 한쪽 모서리가 떨어져 나간 상태로 돌아오지 않도록, 예술 작품을 소중히 대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마치 하나의 사건을 따라가듯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내려갔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술품과 화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예술 작품을 대하는 올바르고 도덕적인 판단과 태도를 지녀야 함이다.
비록 도난당했지만, 책에서 다양한 작품들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작품들, 내가 몰랐던 작품들, 기억해야 하는 작품들과 마주했다. 빈 액자로 시작된 이야기는, 비어있는 액자가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