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하는 청년들 - ‘풍요로운 고립의 시대’에 홀로 남겨진 이들에 관하여
강지윤.양민희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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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은둔 청년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한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방 안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먹고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 보였다. 대학 입시에 실패한 뒤 친구들과 멀어졌고, 작은 방 하나가 그의 세상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해도 오래 버티지 못했고, 적은 용돈으로 살아가는 생활에도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무기력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인터뷰 중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말하던 순간 마음이 멈췄다.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는 생일인데 괜찮다고 말했지만, 제작자가 건넨 작은 케이크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다. 그가 정말 원했던 것은 돈도, 성공도 아닌 누군가의 관심과 연결이었다는 것을.

<<은둔하는 청년들>>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은둔하는 사람을 세상과 단절된 특별한 존재로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가 사람들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 결과일까. 이 책은 방 안에 머무는 청년들의 삶을 따라가며 고립이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현실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은 고립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에서 찾는다. 실패하면 스스로 책임져야 하고, 뒤처지면 노력하지 않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청년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해야 하는 사회는 사람을 성장시키기보다 스스로를 미워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에 담긴 다양한 사례를 읽으며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감했던 부분은 '풍요로운 고립'이라는 시선이었다. 배달 음식과 온라인 서비스, SNS 덕분에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선택한 고독은 휴식이 될 수 있지만, 밀려난 고립은 전혀 다른 문제다.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인정과 비교, 경쟁이 너무 무거워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서른 전에 결혼하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말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그 기준이 달라졌듯, 앞으로는 청년들을 끝없는 경쟁으로 평가하는 시선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은둔하는 청년들>>은 청년을 고치는 방법보다 사회를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누군가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힘은 비난이 아니라 관심과 이해라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전해준다.

취업과 진로 문제로 미래가 불안한 청년에게, 자녀와 청소년을 이해하고 싶은 부모에게, 나아가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를 고민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고립이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은둔을 남의 이야기로만 여기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며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 이 서평은 은행나무(@ehbook_)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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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플러스 휴먼 - 보통 인간의 한계를 깨부수는 AI 진화 전략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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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를 사용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처음 챗GPT가 등장했을 때도 그랬다. 사람들은 앞으로 세상이 바뀔 거라고 떠들썩했지만,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내 일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호기심에 몇 번 질문을 던져보긴 했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과물도 어딘가 아쉬웠다.
"역시 나랑은 안 맞네."

그렇게 한동안 AI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시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어떻게 만든 걸까 궁금해졌다. 결국 또 호기심이 발동했다. 하나씩 따라 해보기 시작했고, 이미지를 만들고 사진을 수정하다 보니 생각보다 쓸 만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아직도 버벅거릴 때가 많지만, 어느새 일상 곳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을 읽으며 유난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전문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 앞에서 망설이고 헤매던 사람이 직접 부딪히며 배워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거리감이 없다. 대단한 성공담이라기보다 먼저 길을 걸어본 사람이 건네는 경험담에 가깝다.

특히 공감하며 읽은 부분은 AI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
챗GPT가 화제가 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AI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존재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기계가 될 거라고 막연히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AI를 인간의 능력을 넓혀주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질문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제로 내가 AI를 다시 사용하게 된 이유도 비슷했다. AI가 갑자기 똑똑해져서가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히면서 결과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자가 말하는 '능력을 확장시키는 도구'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도 등장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사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회를 만든 사람,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이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덕분에 AI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AI를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안내한다. 한 번 시도했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순둘의 나이에 새로운 세상을 배우기 시작한 저자는 말한다. 지금은 모두가 초보자라고.
하지만 저자는 4060세대를 단순한 초보자로 보지 않는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일을 이끌고,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 다시 말해 질문할 힘을 가진 세대라고 말한다.

<<김미경의 플러스 휴먼>>은 AI 사용 설명서라기보다 변화하는 세상 앞에서 다시 도전할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AI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 시작이 막막한 사람,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어쩌면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뛰어난 기술이 아니라, 낯선 문 앞에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시도하는 용기인지도 모르겠다.



>> 이 서평은 어웨이크(@awakebooks.kr)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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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장수 박세죽 ㅣ 푸른숲 역사 동화 14
김해원 지음, 양상용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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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이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흔해서였다. 학창 시절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늘 이런 말이 따라왔다.
"큰 ○○○이요? 작은 ○○○이요?"
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가 여럿 있었고, 사람들은 우리를 구분하기 위해 다른 기준을 찾았다. 성적이 좋은 아이, 키가 큰 아이, 예쁜 아이, 날씬한 아이. 이름보다 먼저 비교가 따라붙었다. 그 순간이 참 싫었다. 나는 그냥 나인데, 왜 자꾸 다른 사람과 비교되어야 할까. 왜 내 존재를 설명해야 할까.

<<고기 장수 박세죽>>을 읽으며 문득 그 시절이 떠올랐다.

세죽은 백정 마을에서 자란 소녀다. 엄마를 대신해 고기를 팔러 다니지만 사람들은 세죽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저 백정의 ㅅㄲ라고 부른다. 세죽이 자신의 이름을 싫어했던 이유도 이해가 갔다. 나는 이름이 너무 흔해서 싫었지만, 세죽은 이름보다 먼저 따라붙는 차별이 싫었을 것이다.
난 그저 세죽이일 뿐인데.

왜 누군가는 나를 백정의 ㅅㄲ라고 부르는 걸까.
어린 세죽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점점 작아지는 자신을 사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세죽의 변화가 더 크게 다가왔다.

세죽은 처음부터 용감한 아이가 아니다. 놀림을 받으면 상처받고, 차별을 당하면 위축된다. 하지만 양반집 딸 선옥을 만나고, 연극 무대에 서고, 학교를 세우려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남들이 붙여 준 이름표를 떼어 내고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 과정이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로 그려져 더욱 마음을 움직인다.

뿐만 아니라, 책 속 여성 인물들도 인상적이다. 몸이 불편해진 뒤에도 굽히지 않는 엄마 가실, 세죽을 응원하는 마을 사람들, 신분의 벽을 넘어 친구가 되어 주는 선옥까지. 그들은 세죽을 대신해 싸워 주기보다 세죽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켜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실제 역사를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형평운동이라는 낯선 역사도 사람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학교에 가고 싶었던 아이들,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평등이 왜 중요한지 저절로 알게 된다.

책장을 덮고 나서 한동안 이름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모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하다. 엄마라는 호칭 다음으로 많이 듣는 이름이다. 누군가 "모도"라고 불러 줄 때마다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쌓아 온 시간들이 함께 떠오른다.
세죽 역시 그런 마음이었을까.

태어나면서 얻은 이름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 낸 이름. 존재의 이유가 되어 주는 이름.
<<고기 장수 박세죽>>은 이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에 대한 이야기다. 백 년 전 한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세상 앞에 당당히 내놓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나는 어떤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조용히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 이 서평은 푸른숲주니어(@psoopjr)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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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써지는 초등 글쓰기 : 과학 편 - 개념을 알면 글이 저절로 써진다! ㅣ 생각대로 써지는 초등
오현선 지음 / 길벗스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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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시키면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쓰기 싫으니까 하는 핑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분히 대화를 나눠보니, 정말 모르는 게 맞았다.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생각할 재료가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여러 번 느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쓸 수 있다는 것을.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이 없는데 갑자기 자기 생각을 쓰라고 하면 어른도 막막하지 않은가.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학교 숙제나 수행평가를 하다 보면 자료를 찾아 정리해 오라는 과제가 종종 나온다. 역사나 사회도 어렵지만 유독 과학은 더 막막하게 느껴진다. 이야기책을 읽다가 우연히 접하게 되는 역사나 사회와 달리 과학은 스스로 찾아 읽지 않으면 만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대로 써지는 초등 글쓰기 과학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이 책은 글쓰기를 가르치기 전에 생각의 재료부터 채워 준다.
재미있는 만화로 호기심을 끌어내고, 설명글을 통해 과학 개념을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문제를 풀며 내용을 확인한 뒤, 마지막에는 자신의 생각을 직접 글로 써 보게 한다.

읽고, 이해하고, 확인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과학을 공부처럼 느끼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어려운 개념을 외우게 하기보다 생활과 연결된 이야기로 풀어낸다.
"왜 그럴까?"
"정말 그럴까?"

좋은 글은 결국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글쓰기 책이면서 생각하는 힘을 키워 주는 책이기도 하다.

설명글의 구성도 좋았다. 문단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하나의 주제가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아이들은 과학 지식뿐 아니라 글의 흐름까지 함께 배우게 된다. 여기에 핵심 과학 용어를 따로 정리해 두어 어려운 개념도 부담 없이 익힐 수 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배운 내용을 바로 글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질문에 답하며 의견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서술형 평가나 과학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개의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과학 지식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자라고, 생각이 문장이 되고, 문장이 글이 된다.
책장을 덮고 나면 아이들이 더 이상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대신, "이 글을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말을 하게 될 날이 오길 바란다.

글쓰기 연습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어휘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을 한 권에 담아낸 교재로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길벗스쿨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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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으로 읽는 목과 어깨 - 해부학으로 이해하는 재활운동의 원리
이동진 지음 / 현익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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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자주 결린다.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해도, 마사지를 받아도 비슷한 통증이 반복되더니, 어느날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스포츠의학으로 읽는 목과 어깨>>는 왜 같은 통증이 계속 반복되는가를 집요하게 들어간다. 책은 목과 어깨를 각각 따로 떼어 보는 대신 하나의 움직임 체계로 바라보며 원인을 찾아간다. 통증이 나타난 부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가 어떻게 연결되어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했던 이유는 현재 내가 어깨 통증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오십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달랐다. 그럼에도 병원에서는 통틀어 오십견이라고 설명했다.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었고, 순간적으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했다. 팔을 뒤로 돌리거나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는 평범한 동작도 쉽지 않았다. 오른쪽 어깨 치료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왼쪽 어깨까지 아프기 시작했고, 결국 여러 병원을 다니며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었다. 수술 가능성 이야기를 듣고 MRI까지 찍었던 경험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문제도 어깨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도수치료를 받으며 목과 등, 겨드랑이 주변 근육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을 들었고, 실제로 내 경우에는 양쪽 어깨 높이의 차이와 등 근육 사용 습관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증을 단순히 아픈 부위의 문제로 설명하지 않고 자세와 움직임, 호흡, 주변 근육의 협응까지 함께 살펴본다. 몸은 각 부위가 따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한 전문적인 내용을 어렵게 풀어놓지 않았다. 목뼈와 어깨관절의 구조, 팔 저림이 생기는 이유,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는 원인 등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해 이해하기 쉽다. 특히 내가 치료 과정에서 배웠던 운동법과 비슷한 내용들도 소개되어 있어 더욱 반가웠다. 왜 이런 운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움직임을 회복해야 하는지 이유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실용적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평가에서 회복까지의 흐름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몸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부터 기능 회복을 위한 운동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진과 설명도 풍부해 실제 동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을 줄이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과정을 알려준다.

한 자세로 오래 일하는 직장인,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 자신의 키와 맞지 않는 주방 환경에서 반복 작업을 하는 주부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건강은 아프고 나서 챙기는 것보다 아프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통증이 시작되면 치료비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떨어진 삶의 질이다. 목과 어깨의 불편함을 단순한 피로로 넘기고 있었다면, 이 책이 몸을 다시 이해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현익출판(@hyunikbook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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