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발견한 마음 노화의 비밀
와다 히데키 지음, 김세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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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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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어느덧 75세를 넘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하나둘 늘어나니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치매다. 엄마와 아빠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치매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그래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치매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치매를 늦추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와다 히데키는 35년 동안 6천여 명의 고령자를 진료하며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을 구별해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고,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의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은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울하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대화나 독서처럼 뇌를 쓰는 활동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반대로 우울증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대하는 말도 돌아보게 됐다. “힘내”, “나도 힘들어”,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말은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어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인데 의지를 더 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도 마음이 지칠 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책에서 마음이 힘들 때는 평소와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무심하게 표현하지 말고, 좀 더 다정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생각됐다.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궁금했는데,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소박했다. 오전에 햇빛을 쬐고, 하루 3,000보 정도 걷고, 책이나 영화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나 역시 집에서 어두운 조명을 켜놓고 지내는 날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낮에는 밝게 생활하고 밤에는 어둡게 쉬는 생활부터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비슷한 변화가 생긴다면 나도 치매부터 걱정하지 않고 우울증이라는 가능성을 함께 떠올려볼 것 같다. 부모님의 치매가 걱정되는 사람이나 노년기 우울증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흐름출판(@nextwave_pub)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치매인줄알았는데우울증 #와다히데키 #흐름출판#노년기우울증 #노인우울증 #치매 #치매예방 #뇌건강 #노년기건강 #우울증 #우울증관리 #마음건강 #부모님건강 #부모님치매 #건강관리 #독서 #책리뷰 #서평 #책추천 #독서기록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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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발견한 마음 노화의 비밀
와다 히데키 지음, 김세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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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어느덧 75세를 넘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하나둘 늘어나니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치매다. 엄마와 아빠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치매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그래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치매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치매를 늦추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와다 히데키는 35년 동안 6천여 명의 고령자를 진료하며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을 구별해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고,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의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은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울하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대화나 독서처럼 뇌를 쓰는 활동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반대로 우울증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대하는 말도 돌아보게 됐다. “힘내”, “나도 힘들어”,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말은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어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인데 의지를 더 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도 마음이 지칠 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책에서 마음이 힘들 때는 평소와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무심하게 표현하지 말고, 좀 더 다정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생각됐다.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궁금했는데,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소박했다. 오전에 햇빛을 쬐고, 하루 3,000보 정도 걷고, 책이나 영화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나 역시 집에서 어두운 조명을 켜놓고 지내는 날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낮에는 밝게 생활하고 밤에는 어둡게 쉬는 생활부터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비슷한 변화가 생긴다면 나도 치매부터 걱정하지 않고 우울증이라는 가능성을 함께 떠올려볼 것 같다. 부모님의 치매가 걱정되는 사람이나 노년기 우울증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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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어느덧 75세를 넘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하나둘 늘어나니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치매다. 엄마와 아빠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치매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그래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치매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치매를 늦추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와다 히데키는 35년 동안 6천여 명의 고령자를 진료하며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을 구별해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고,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의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은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울하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대화나 독서처럼 뇌를 쓰는 활동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반대로 우울증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대하는 말도 돌아보게 됐다. “힘내”, “나도 힘들어”,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말은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어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인데 의지를 더 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도 마음이 지칠 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책에서 마음이 힘들 때는 평소와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무심하게 표현하지 말고, 좀 더 다정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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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와 대화하는 법은 따로 있습니다 - 뇌과학에서 찾은 사춘기 사용 설명서
홍순범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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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도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운다. 처음에는 먹이고 재우는 일부터 시작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와 친구 문제를 고민한다. 아이가 사춘기에 들어서면 또 다른 공부가 필요하다. 같은 아이인데도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사춘기 사용 설명서’라는 소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춘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연했던 터라 『사춘기 아이와 대화하는 법은 따로 있습니다』를 읽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거나 엄마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이가 달라졌는데 부모가 그 변화에 맞는 방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을 뿐이라는 관점이 오히려 위로가 됐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주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요즘 아이가 너무 예민해졌다”, “무슨 말만 하면 짜증부터 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 역시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유를 묻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책에서 사춘기의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접하고 나니 아이의 반응을 무조건 고쳐야 할 행동으로만 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의 뇌는 아직 발달하는 과정에 있고, 감정이나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도 계속 자라는 시기라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니 아이가 갑자기 화를 낼 때 나도 모르게 따라 올라가던 감정부터 조금 내려놓게 됐다. 아이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나니 이전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여유도 생겼다.

특히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을 설명한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만 11세 전후부터는 눈앞에 있는 사실만 가지고 판단하는 데서 벗어나 자유나 공정함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아이의 ‘왜?’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말대꾸부터 한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다. “숙제부터 해”라고 하면 예전에는 시키는 대로 하던 아이가 이제는 “왜 지금 해야 하는데?”라고 묻는다. 그때는 또 말대꾸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다시 떠올려보니, 예전과 달리 자기 생각을 가지고 내 말에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 것이 저자가 제안하는 대화법이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생각을 넓혀주는 3단계 대화법, 감정을 먼저 살피는 감정 대화법, 아이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다가가는 잔걸음 대화법이 인상적이었다. 정해진 말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아이의 상황과 감정을 살피면서 다음 말을 찾아가는 방식이라 실제 생활에서도 활용해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아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바로 고쳐주려고 했다. 아이가 말을 거칠게 하면 태도부터 지적했고, 부모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설득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전에 내가 먼저 배워야 할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아직 배우지 못한 것뿐이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어느 순간 낯선 사람이 되어버린 아이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과 다시 가까워지려면 나 역시 예전의 방법만 고집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아이가 변한 만큼 나도 달라져야 한다. 아이들과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 오늘도 나는 배운다.

사춘기 아이의 달라진 말과 행동이 낯설게 느껴지는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고 애쓰기 전에, 달라진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배우고 싶은 부모에게 잘 맞는 책이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포레스트북스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춘기아이와대화하는법은따로있습니다 #홍순범 #포레스트북스#사춘기대화법 #사춘기육아 #사춘기부모 #청소년기 #뇌과학 #청소년뇌 #피아제 #인지발달 #형식적조작기 #3단계대화법 #감정대화법 #잔걸음대화법 #부모공부 #엄마공부 #자녀와의대화 #사춘기소통 #육아책 #자녀교육 #부모교육 #육아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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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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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어도 외로운 것이 사람이라고 했다.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문득 소외감을 느끼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혼자인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어쩌면 이런 고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피하기보다 잘 다루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그 감정을 그림으로 그리면 어떤 모습일까. 글과 이야기로 표현한다면 아마 제27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 담긴 작품들과 닮아 있지 않을까 싶다. 일상적인 이야기,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것 같은 이야기, 나 역시 경험하고 지나쳤던 감정들이 책장을 넘길수록 잊고 있던 마음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조용한데도 지독하게 외롭게 했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작품은 대상 수상작 박솔뫼의 「사과」다. 애리와 선호가 만나고 멀어지는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두 사람의 관계만큼이나 주변의 풍경과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잠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멀어진다.

「사과」를 읽으며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보다 자신의 존재가 제대로 닿지 않는 듯한 감각이었다. 외면과 무시,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사람을 얼마나 깊은 곳까지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했다. 누구나 한 번쯤 소외감을 경험하지만, 같은 감정도 어떤 상황에서 겪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은 장희원의 「영주」를 읽으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과거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다시 찾아가는 영주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처음에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복수의 방법보다 오랫동안 자신의 고통을 혼자 견뎌온 사람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일일업무 보고서」에서는 사고 이후 이전과 같은 삶을 살아가기 어려워진 세진의 하루를 따라간다.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왔다. 「하악」에서는 장애가 있는 동생과 완벽한 외모의 사촌을 바라보는 자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생각했다. 남을 향했던 시선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나의 빈 묘에」는 이 작품집에서 가장 통쾌하게 읽었다. 반려동물의 죽음과 가족묘라는 소재가 만나면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전통을 중요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기준이 정말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했던 마음이 이 작품에서는 조금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거 점 된다」는 조금 엉뚱하고 기묘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다른 작품과는 결이 달랐지만, 다 읽고 나니 이 작품의 인물들도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세상의 기준에서 조금 비껴난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여섯 작품을 읽고 나니 「사과」의 애리와 선호가 가장 오래 떠올랐다.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혼자 남겨져 있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자주 불편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나 역시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사람들의 표정이나 침묵에도 그들만의 사정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마음까지 가까운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아주 잠깐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우리’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애리와 선호처럼 잠시 스쳐 지나간 관계도 어느 순간에는 분명 ‘우리’였을 것이다. 어쩌면 나 역시 그런 짧은 순간들을 여러 번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모르고 지나쳤던 마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야 하나씩 떠올랐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 외로움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의 여섯 작품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 같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놓치고 지나갔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오래 남을 작품집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 외로움을 다룬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일상 속 소외와 고독을 담담하게 풀어낸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북다(@vook_da)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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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현대문학 #단편소설 #소설추천 #문학추천 #외로움 #소외 #고독 #사람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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