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지음 / 든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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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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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원래 내게 낭만이었다.
괜히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 날이 있었다. 별이 많은 날이면 기분도 조금 몽글해졌고,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감성에 젖기도 했다.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는 고민도 조금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어릴 때는 우주를 영화로 먼저 배웠다.
"아마게돈"을 보며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이 정말 무서웠다. 거대한 돌덩이 하나 때문에 세상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상상이 어린 마음엔 꽤 충격이었다. 한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괜히 무서웠다.
"맨 인 블랙"을 보면서는 또 어떤가. 인간 몰래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숨어 살아간다는 설정이 너무 그럴듯해서, 어두운 골목이나 밤하늘을 보면 괜히 “진짜 있는 거 아냐?” 싶었다.

그런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은 그런 상상들을 웃고 넘길 이야기로 두지 않는다.
귀여운 상상이 아니라, 어쩌면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처럼 설명한다.
그래서 더 오싹했다.

처음에는 그냥 흥미로운 우주 책이라고 생각했다. 블랙홀이나 외계 문명 같은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몇 장 넘기지 않아 기분이 이상해졌다.
이 책은 우주를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다.

특히 우주의 크기를 설명하는 장면이 오래 남는다.
지구를 모래알이라고 하면 태양은 소프트볼 정도인데,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만 이어진다고 했다. 그 설명을 읽는데 갑자기 마음이 조용해졌다.
우주는 거대한데 인간은 너무 작았다.
무섭다는 건 꼭 귀신처럼 눈앞에 나타나는 게 아니라, 너무 커서 감당조차 되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소행성 이야기도 숨이 턱 막혔다.
실제로 태양 방향에서 날아오는 소행성은 지금 기술로도 발견하기 어렵다고 한다. 러시아 상공에서 갑자기 폭발했던 사례를 읽는데 괜히 창밖 밤하늘이 낯설어 보였다.
영화 속 이야기인 줄 알았던 공포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별이 사라졌다. 다음은 우리 차례?', '나침반이 가리키지 않는 곳', '지구가 보라색이었다고?' 등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에 불을 붙이는 내용이 많았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데도 책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복잡한 공식 대신 이야기처럼 풀어낸다. 그래서 읽다 보면 SF 영화와 다큐멘터리, 괴담 사이 어딘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사람은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은 꽤 귀여운 상상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걸.

책을 덮고 나니 밤하늘이 예전처럼 보이지 않았다.
별빛보다 어둠이 먼저 보이는 밤이 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은 바로 그런 감정을 남기는 책이었다.
'인터스텔라', '아마게돈', '맨 인 블랙' 같은 영화를 보며 한 번쯤 “진짜 가능할지도 몰라”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거나, 과학책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인간이 우주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일 것이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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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메모리엄 - 2024 올해의 영국 도서상 데뷔 소설 부문 수상
앨리스 윈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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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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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읽다 보면, 전쟁의 현실을 보게 되는 것보다 그 속에서 살아있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오래 기억되곤 한다. 소설<<인 메모리엄>>이 딱 그런 소설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쟁 속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이 작품은 깊은 상실과 시대의 폭력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형제에게 닥친 전쟁의 참혹함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총알이 오가는 장면도 충격적이지만, 결국 가장 마음 아픈 건 서로를 잃어가는 사람들의 감정이었다. <<인 메모리엄>> 역시 비슷했다.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어린 학생들의 두려움과 흔들리는 마음, 그리고 그런 아들을 보내야 했던 부모의 애끓는 심정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엘우드와 곤트는 영국의 기숙학교에서 함께 지내는 소년들이다. 둘은 서로를 특별하게 생각하지만 그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당시에는 남학생들 사이의 사랑 자체가 죄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해야 했고,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손가락질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마음은 더 조심스럽고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좋아하지만 함부로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감이 오래 남는다.

그러다 두 사람은 전쟁터로 향하게 된다. 시를 읽고 장난을 치던 십대 소년들은 순식간에 참혹한 현실 속으로 던져진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너무 어린 아이들이 국가라는 이름 아래 죽음을 배워야 했다는 사실이었다. 전쟁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면 겁쟁이 취급을 받는 분위기 역시 무섭게 느껴졌다. 전쟁은 사람을 지키기보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부터 망가뜨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통해 전해지는 전장의 풍경이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들뜬 마음으로 시작된 문장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절망과 공포로 변해간다. 친구의 죽음을 전하고, 점점 무너져가는 정신 상태를 털어놓는 장면들은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단순히 몸이 다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다움 자체가 사라져가는 기록처럼 보였다. 참전 후엔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

두 주인공에게 전쟁은 두 사람의 마음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동시에 언제든 서로를 빼앗아갈지도 모를 두려운 공간이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며 가독성을 올린다.
<<인 메모리엄>>은 단순한 퀴어 로맨스도, 단순한 전쟁 소설도 아니다. 전쟁이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 미래, 그리고 평범한 삶까지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가독성 좋은 작품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다산북스(@dasan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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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
판도라 킴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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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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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늘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괜히 예민해지고, 흔들리고, 때로는 사람을 무너뜨리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나 역시 어제도 오늘도 마음속에서 몇 번이나 헐크가 되어버렸다. 말을 하다 울화통이 터지고,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지 못하면 그 감정은 다시 속으로 쌓였다. 그런데도 늘 괜찮은 척했다. 오래 그렇게 살다 보면 정말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괜찮아진 게 아니라, 그냥 버티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주변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내 감정을 뒤로 미뤘다. “다 괜찮아.” “네가 먹고 싶은 걸로 해.” “난 아무거나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늘 2순위로 내려놓았다. 괜히 분위기를 흐릴까 봐, 누군가 불편해할까 봐 속마음을 숨기는 게 익숙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참고 맞춰줄수록 마음은 점점 더 지쳐갔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속에서는 서운함과 답답함이 계속 쌓이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다. 나는 왜 늘 내 감정보다 남의 기분을 먼저 챙기게 되는지, 그리고 그러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은 감정을 없애야 할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라고 말한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식의 위로가 아니라, 화와 불안, 외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감정만 남기려 애쓴다고 사람이 편안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억지로 눌러둔 감정은 결국 다른 모습으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책에서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많은 사람이 “괜찮은 척”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진짜 마음을 숨긴다. 힘들어도 웃고, 속상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갔을 때 먹고 싶은 메뉴가 있어도 괜히 부담될까 봐 “난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말하는 순간처럼 말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사람은 점점 자기 감정을 놓치게 된다. 결국 남을 배려한다고 생각했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배려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단단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감정을 통제하는 기술보다, 감정을 바라보는 태도를 먼저 바꿔준다. 무엇보다 조용히 등을 토닥여주는 듯한 문장들이 많아 마음이 지쳐 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은 감정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삶을 바꾸는 시작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다시 깨닫게 만든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모티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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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론 - <메탈기어>부터 <데스 스트랜딩>까지, 게임의 혁신성으로 세계를 열광시킨 크리에이터
브라이언 히카리 하츠하임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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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참 이상하다. 전혀 내 것이 아닐 것 같은 세상을 자꾸 기웃거리게 만든다. 나는 원래 게임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오락실에서도 늘 구경만 했고, 친구들이 밤새 게임 이야기로 웃고 떠들 때면 옆에서 과자만 먹는 쪽이었다. 게임은 잘하는 사람들만의 세계 같았다. 손 빠른 사람들, 승부욕 강한 사람들, 헤드셋 끼고 새벽까지 떠드는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주변엔 게임으로 친구를 만나고, 싸우고, 화해하고, 연애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길드 사람인데 실제로 결혼했어.”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솔직히 웃겼다. 게임하다가 결혼이라니. 도대체 그 안에 뭐가 있길래 사람 마음이 저렇게 움직이는 걸까.

그 궁금증 덕분에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론』을 읽게 됐다. 마치 음악 소리에 홀리듯, 괜히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어지는 골목처럼.

책 속의 코지마 히데오는 단순히 게임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영화감독 같기도 했고, 공연 연출가 같기도 했다. 특히 메탈기어 시리즈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총 들고 싸우는 게임인데도 무작정 공격하는 게 아니라, 숨어 지나가고 들키지 않는 방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그걸 읽는데 괜히 웃음이 났다. “아니, 게임에서도 굳이 눈치 보며 피해 다닌다고?” 그런데 이상하게 그게 더 사람 같았다.

더 오래 남은 건 ‘연결’ 이야기였다. 현실에서는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기다린다. 같이 팀을 만들고, 위험하다고 알려주고, 아이템을 나눠주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흔적을 따라 길을 건넌다. 왜 그럴까. 실은 다들 외로운 건 아닐까. 혼자인 척 살아도, 결국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 하나쯤은 품고 사는 건 아닐까.

코지마 히데오는 계속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왜 사람들은 게임을 하는가. 게임은 어디까지 사람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가. 그래서 그의 게임은 끝나도 끝난 느낌이 아니라고 했다. 영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못 일어나는 것처럼.

책을 덮고 나니 게임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버튼 누르는 놀이가 아니라, 사람 마음들이 잠깐씩 모여드는 작은 세계처럼.

이 책은 단순히 유명 게임 제작자의 성공담을 다루는 책이 아니었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어떻게 사람의 감정과 관계, 사회적 연결까지 담아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에 가깝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지금 시대의 문화와 인간관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도 흥미롭게 읽힐 거라 생각된다.



>> 이 서평은 AK커뮤니케이션 (@ak_communications)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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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인생은 언제나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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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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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상하다.
지나간 일은 끝났는데, 마음은 자꾸 그 자리에 남겨둔다. 누가 툭 던진 말 한마디, 오래전 실패했던 순간, 혼자 끌어안고 있던 부끄러운 기억들. 이미 몇 년이 지났는데도 꼭 어제 일처럼 다시 떠오를 때가 있다. <<아우슈비츠의 무용수>>를 읽으며 가장 먼저 나의 부끄러웠던 기억들도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처음엔 솔직히 조금 겁이 났다. 아우슈비츠라는 단어만으로도 너무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쟁, 수용소, 죽음 같은 이야기는 읽기도 전에 마음을 지치게 만들 때가 많으니까.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비극적인 사건만 보여주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남는지, 살아남은 이후에도 얼마나 오래 마음을 붙잡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열여섯 살의 에디트 에바 에거는 춤추는 걸 좋아하던 소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우슈비츠로 끌려간다. 가족을 잃고 죽음을 가까이에서 본다. 그런데 책이 진짜로 깊어지는 건 그 이후였다. 살아남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몸은 수용소 밖으로 나왔는데, 마음은 오랫동안 그 안에 남아 있었다.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사람은 꼭 거대한 비극만으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어떤 사람은 한 번의 실패에 갇혀 살고, 어떤 사람은 오래전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같은 장면을 반복 재생한다. 누가 쉽게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저자의 글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가만히 전해졌다.

저자는 그런 자신을 숨기지 않는다. 여전히 두려워하고, 흔들리고, 화가 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서 더 믿게 된다. 억지로 괜찮은 척하는 위로가 아니라, 정말 아파본 사람이 건네는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내가 가진 문제도 가벼워질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하게 된다.

가장 오래 남았던 건 자유에 대한 문장이었다. 자유는 아무 고통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기로 선택하는 힘이라는 말. 예전에 자전거를 배울 때, 크게 넘어졌던 적이 있다. 다시 넘어질까 무서워 핸들을 꽉 붙잡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손에 힘을 조금 풀고 다시 페달을 밟는 순간, 내 몸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치유도 꼭 그런 느낌이었다. 다시 힘차게 페달을 돌리게 한다.

<<아우슈비츠의 무용수>>는 단순한 전쟁 생존기가 아니다. 인간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그런데도 얼마나 다시 살아낼 수 있는지를 끝까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책을 읽고 나니, 여전히 과거에 매여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래도 하루 하루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오래된 상처나 후회 때문에 자꾸 과거에 붙잡혀 있거나, 힘든 일을 겪은 뒤 마음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분에게 이 책이 닿길 바란다. 인간의 회복력과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 이야기로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테니까 말이다.


>> 이 서평은 북로망스(@_book_romance)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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