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사람 주의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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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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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반대편 사람 주의』라는 말은 마치 길을 건널 때처럼, 누군가를 조심해서 바라보라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소설집을 읽다 보면 그 ‘주의’는 경계가 아니라, 오히려 관심과 마음의 방향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책은 소설가 조경란의 아홉 번째 소설집이다. 총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각각 따로 읽히면서도 같은 인물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어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연작 소설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특별하지 않다. 대학 강사, 가족을 돌보는 중년, 관계에서 상처를 겪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어 보이지만, 속에서는 불안과 외로움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관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다시 다가가려다 멈추는 모습들이 낯설지 않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예상치 못한 만남, 사소한 친절 같은 것들이 인물의 마음을 조금씩 바꿔놓는다. 마치 금이 간 유리 사이로 빛이 스며들듯, 아주 미세한 틈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이런 담담하고 현실적인 표현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엄마가 사라졌을 때 슬픔뿐만 아니라 ‘조금은 편해진 마음’이 함께 드는 양면적인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사람 사는 이야기의 매력은 특별할 것 없는 상황 속에서, 나조차 깨닫지 못했던 감정을 건드려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이 작품은 곳곳에서 이런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이 작품 사이를 넘나들며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고 완벽한 관계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스쳐 지나가는 짧은 관심만으로도 삶은 조금 더 살 만해진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우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 위에 서고 싶어 한다. 반짝이고 주목받는 역할을 꿈꾼다. 하지만 삶은 눈에 띄지 않는 무대 뒤의 시간으로 더 많이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건네는 순간이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독파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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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기나 지렌 지음, 이상연 감수 / 그래비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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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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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학교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말이, 저자는 그렇게 무서웠다고 한다.
이 소설은 아주 익숙한 장면에서 시작하지만, 곧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졸업식을 앞둔 교실, 27명의 학생들은 짝을 이루지 못하면 탈락하는 게임에 놓이고, 친구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 ‘선택해야 하는 대상’이 되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며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친구 문제다. 성격이 제각각인 아이들이 모인 공간에서, 친구와의 관계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 한 무리에 속해도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 미움받지 않기 위해 억지로 맞추는 순간들. 교실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긴장이 흐른다. 때로는 정글처럼, 서로의 눈치를 보며 살아남으려는 본능이 예민하게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그 ‘관계’가 있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교실 속 질서, 누가 중심에 있고 누가 주변에 머무는지가 게임이 시작되면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늘 함께 어울리던 아이들도 상황이 바뀌자 서로를 의심하고, 손을 잡는 기준이 감정이 아니라 생존으로 바뀌는 모습에 긴장감이 상승한다. 재미있는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특히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해서 괜찮은 게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모른 척하고 지나간 순간들, 애매하게 거리를 둔 행동들이 결국 누군가를 혼자 남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무심한 태도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낸다. 사실은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상황이 그렇게 흘렀을 뿐.

주인공 미신의 이야기 역시 이를 잘 보여준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 채 시간을 보내온 아이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중심에 서게 되는 모습은 교실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복잡한 관계과 상황을 만들어내는 곳인지 알게 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서바이벌 이야기가 아니다. 픽션의 형식을 빌렸지만, 현실의 교실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그대로 담아낸 이야기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누군가를 외면한 적은 없었는지, 그리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오래 생각이 남는 작품이다.

>> 이 서평은
그래비티북스 (@gravity_book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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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시청각장애인
김예은 지음 / 주안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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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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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눈이 잘 안 보이면 귀로 듣고, 귀가 잘 안 들리면 눈으로 보면 된다고 말이다. 그런데 만약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까.
<<우리가 모르는 시청각장애인>>은 시청각장애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그것이 무엇인지부터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시청각장애는 단순히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는 상태’를 더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고유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말하거나 글을 통해 소통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손으로 만지며 글자를 느끼거나 진동을 통해 신호를 받아들인다. 마치 눈과 귀 대신 손으로 세상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

이 책에는 실제 시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그들의 하루는 우리와 많이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닮아 있다. 외롭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다 보면 ‘도와줘야 할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조금 더 불편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건 ‘모르면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알지 못하면 피하게 되고, 그 거리는 결국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책은 그 시작을 바꾸기 위해,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마음이 시작일 것이다.

EBS 방송에서 본 장면도 떠올랐다. 건널목에서 시각장애인을 돕고 싶다면, 억지로 잡아끄는 것이 아니라 옆에 서서 자연스럽게 팔을 내어주면 된다고 했다. 몰랐다면 나 역시 상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오히려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청각장애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다큐멘터리와 같다.
시청각장애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 그들의 세상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내 주변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보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교사처럼 누군가를 이해해야 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다름’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선을 만들어 주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나 역시 몰랐기 때문에 멀게 느껴졌던 사람들을,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게 되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 이 서평은 주안애(@juanlovebooks)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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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만큼 내가 된다 - 매일의 순간이 모여 내일의 내가 되는 일에 대하여
리니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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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만큼 내가 된다>>는 기록을 잘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묻는 책이다. 우리는 기록을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부터 느낀다. 잘 써야 하고, 의미 있어야 하고, 누가 봐도 괜찮은 문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기준을 조용히 내려놓게 만든다. 단 한 글자라도 적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충분히 잘 살아낸 것이라고 말해준다.

나 역시 글쓰기에 빠져 ‘잘 쓰는 힘’을 키우고 싶었던 때가 있다. 매일 써야 한다는 말, 읽고 생각을 정리하라는 조언, 그림 그리듯 자유롭게 쓰라는 방법까지 수없이 접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그 세계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 잘 쓰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글쓰기는 점점 부담이 되었고, 처음의 즐거움은 사라졌다. 결국 여러 번의 다짐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방향을 바꿔준다. 기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말한다. 잘 쓴 문장이 아니라, 쓰고 있는 ‘나’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 속 기록은 특별하지 않다. 하루에 있었던 일, 스쳐 지나간 감정, 이유 없이 흔들렸던 순간까지 그대로 적어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쌓인 문장들이 결국 나를 설명해주는 단서가 된다.

읽다 보면 기록이 ‘남기는 일’이 아니라 ‘알아가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는 내 감정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말로 꺼내려 하면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 막연함을 풀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알려주니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스무 가지 기록 방법은 부담 없이 따라 해볼 수 있어 좋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어렵다면 싫어하는 것부터 적어보라는 제안, 고민이 많을 때 생각을 그대로 풀어보는 노트, 먹은 음식과 그날의 감정을 함께 기록하는 방식까지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다. 괜히 잘 쓰려고 애쓰며 폼만 잡았던 지난 시간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이 책은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기대하는 대신 아주 작은 시작을 권한다. 한 줄, 한 단어, 한 글자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 기록이 쌓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기 시작한다고 조언한다.
기록은 완벽한 하루를 남기기 위한 일이 아니다. 평범한 하루를 놓치지 않기 위한 일이다. 그리고 그 작은 문장들이 결국,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갈 것이다.



>> 이 서평은 더퀘스트(@thequest_book)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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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마음
김미영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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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잊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그 시간들은 우리 안에 남아 지금의 나를 만든다. <<다시 쓰는 마음>>은 잊었다고 여겼던 시간들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눈이 내리던 밤, 아버지의 품에 안겨 시골집에 남겨진 기억. 혼자라는 감각과 함께 남겨진 그 순간은 이후의 삶 전체를 지탱하는 감정의 뿌리가 된다. 이 책은 기억을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이루는 중요한 재료로 바라본다.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크기만 했던 부모님은 눈물이 많아지고, 작기만 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내 어깨를 훌쩍 넘는다. 나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았는데, 돌아보니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시간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저자는 과거를 억지로 해석하거나 좋게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때의 감정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나 역시 떠오르는 기억들 속에서 예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됐다. 미워했던 부모의 선택이 조금씩 이해되고, 힘들었을 그들의 시간이 보인다. 표현이 서툴렀던 모습이 오히려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과거를 평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놓아주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놓아준다는 것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그 기억에 붙잡혀 있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지나온 선택과 후회까지 포함해 지금의 나를 만든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과거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라,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힘으로 바뀐다. 화가 가라앉고 사랑이 자리한다.

<<다시 쓰는 마음>>은 조용히 묻는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시간 위에 서 있는가?”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기고 있을까.”

책을 덮고 나니, 나의 이야기도 언젠가는 다시 꺼내어 천천히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덮어두고 지나온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어떤 경험이 나를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어떤 감정이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과거의 기억 속에서 나를 이해할 수 있는 흔적을 찾게 한다. 상처받고 아파서 외면하고 싶었던 그때의 감정을 다시 마주할 용기를 건네주는 책이다.
어른이라 쉽게 꺼내지 못했던 감정들, 왜 그런 마음이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클북 (@clbook.slower)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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