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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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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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위험에 처하면 어쩌지?
내가 갑자기 큰 사고를 당하면 어쩌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지나치게 상상하다,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한 것처럼 크게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상의 모든 순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예기치 않은 사고가 일어날까 두려워하는 일에서만 '불안'한 마음이 커진다.
차사고가 나면 어쩌지?
내가 없을 때 아이가 아프면 어쩌지?
책을 읽다가 문득 깨달았다.
실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까봐 두려웠던게 아닐까?
나의 지나친 책임감은 불안에도 손을 뻗쳤다. 지나친 걱정이 불안을 몰고 오는 일이 비단 필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일까? 이유는 달라도 누구나 크고 작은 불안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책을 만났다.

불안이 우리 삶에 스며드는 방식은 참 교묘하다. 별일 아닌 순간에도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고 마음을 어지럽힌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바로 그 익숙한 마음의 흔들림을 마주보게 한다.
저자는 불안을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무언가를 알려주는 신호’로 바라보자고 말한다. 불안이 생기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풀어주면서도,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감정의 흐름으로 설명하고 있어 부담없이 읽혔다.
특히 인상 깊은 지점은 우리가 불안을 과장해서 해석하는 마음의 습관을 짚어낸 부분이다.
실제보다 커 보이는 위험을 만들어내는 상상, 과거 기억의 왜곡,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걸 사례로 보여준다.
덕분에 “내가 이렇게 힘든 게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이 됐다.

저자는 회피나 억누르기는 불안을 더 키운다고 말한다.
대신 불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심리적 유연성’을 기르는 법을 소개한다.
복잡한 말 같지만, 결국 불안해도 내가 중요한 일을 계속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여러 환자의 사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실제로 환자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몰입하며 읽게 된다.
수용, 주의 전환, 감정의 ‘해체’ 같은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니, 걱정이 걱정을 부르는 뫼비우스 띠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지가 비슷한 사람의 사례에서 사용된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불안을 없애주는 마법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내가 나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감각을 되돌려준다.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가치였다.
술술 읽히는 쉬운 설명과 실제 사례로 '불안'을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자져보시길 바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불안을 이겨보자는 게 아니다. 매 시기마다 우리의 마음을 힘들게 할 불안을 현명하게 다뤄 지나가보자는 뜻이다.
지금을 사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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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24
나 역시힘든 시기를 겪었기에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고 있다. (...)
나는 이상의 경험 속에서 임상 기반 치료의 폭을 확대함으로써 이를 자가 치료 목적에도 적용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사람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싶었다. 자기 주도적 치료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어 불안 극복에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밑줄_p91
불안은 처음에 작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크게 불어나는 눈덩이와 같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으로 불안을 유발한 사건이 사소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불안이 자리 잡을 때 처음에는 생각과 감정에, 그다음에는 행동에 특정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눈덩이가 점차 불어나듯 영향력도 커진다는 뜻이다.



>> 이 서평은 오픈도어북스(@opendoorbooks7)북클럽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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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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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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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밥에서 올라오던 고소한 향, 자장면 그릇에서 피어오르던 따끈한 김, 한 솥 가득 끓여 며칠이고 밥상에 올리시던 엄마의 마음.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를 읽는 동안 그 모든 장면이 한꺼번에 밀려와 마음이 묵직하게 흔들렸다.
이 책은 음식을 통해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지만, 단순한 “맛의 이야기”를 넘어 삶을 붙들어 준 기억들을 다루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수록 내 어린 시절의 조각들이 선명해졌다.

저자의 음식은 추모였고, 의리였으며, 추억이었다.
북어 보푸라기를 찢으며, 굴림 감자를 굴리며, 매콤한 낙지볶음을 볶으며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요리하는 일은 그의 마음을 다독이고, 음식을 건네는 행위는 저자 곁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역할을 했다. 그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지고, 어떤 장면들은 깊은 공감을 불러왔다.
힘겨워 말을 잃은 친구에게 북어 배춧국을 건네고, 작은 다툼이 있어도 참치마요 오니기리를 쥐여 주며 마음을 다시 열어 보려는 그 따뜻한 움직임들.
요리는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이어 붙이는 행위였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음식 에세이로 다가온다.

저자의 경험을 따라가던 중 문득 떠오른 장면들이 있다.
맞벌이하시던 부모님이 가끔 큰 사치를 부리듯 사주던 자장면 한 그릇. 저자처럼 직접 만들어주는 요리는 아니었지만, 입학식이나 졸업식 날이면 늘 그 장면이 생각난다. 간식은 일절 사주는 적 없던 엄마가 흔쾌히 모든 가족을 이끌고 가는 모습은 개선장군 같았다. 영웅처럼 위풍당당했었다. 그날만큼 돈 걱정없이 마음껏 먹게 하겠다는 엄마의 마음을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또 엄마는 늘 한솥 가득 음식을 만들어 몇 날 며칠 같은 밥상을 차리셨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갓한 밥을 고봉으로 떠놓고 나가시던 그 마음을 잊지 못한다. 밥 익는 냄새는 언제나 집을 채웠고, 나는 그 냄새 속에서 엄마의 사랑을 느꼈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고슬고슬한 쌀알마다 애정이 숨어 있었다.
책 속 이야기와 기억 속 엄마의 마음이 겹쳐지는 순간 눈시울이 뜨겁게 차올랐다.

저자의 문장은 소란하지 않다. 따뜻하게 끓는 국물처럼 은근히 마음을 데운다.
지나온 날들 속에서 음식은, 음식을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음을 일깨운다.
책을 읽다 보면 그 작은 장면들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는 우리 각자의 식탁에 남아 있는 기억들을 꺼내어 그때의 감정들을 다시 만나게 한다.
읽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 내 삶을 버티게 하는 한 입의 위로는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한 입은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다정한 마음이 담긴 책을 만나, 다양한 감정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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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9,20
시어머님께 최선을 다했기에 돌아가셨을 때도 후회는 없었다. 다만, 고단했던 시어머님의 삶이 안타까워 다음 생에는 아프시지 말라고 간절히 속으로 빌었을 뿐이었다.
나는 가끔 시어머님을 떠올리며 북어 보푸라기를 만든다. 그것이 시어머님을 추억하는 나만의 추모 방식이다.


>밑줄_p27
아버님은 이런 내 고민을 아셨는지 점심은 나가서 먹거나 배달음식으로 간단하게 먹자고 말해주셨다. 그런 배려를 잘 느끼고 있었기에 시아버님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고 그럴수록 나는 진심을 다해 식사를 준비했다. 매일 준비하던 식사는 아버님과 남편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의리의 산물인 셈이었다.


>밑줄_p79
오늘은 문득 기옥 씨의 방에서 널브러져 있고 싶었다. 그러면 기옥 씨가 나를 위해 따뜻한 누룽지 설탕을 동그란 쟁만에 한가득 가지고 들어와 어미 새처럼 먹여줄 텐데....




>> 이 서평은 저자 이명진 (@wittystella_writer)으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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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긴 잠이여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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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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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일 만에 도쿄로 돌아온 탐정 사와자키가 허름한 사무실 문을 열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먼지가 아니라 한 노숙자다.
이름도, 사연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젊은 남자가 부탁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만 반복한다.
사와자키는 본능적으로 이건 단순한 의뢰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 ‘젊은 남자’는 우오즈미 아키라.
한때 고교 야구에서 떠오르던 촉망받는 선수였지만, 승부 조작에 휘말리며 모든 것을 잃은 인물이다.
명함과 돈만 남기고 사라진 그는 사와자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정작 연락도 닿지 않는다. 그렇게 사와자키의 첫 임무는 사건 해결이 아니라 ‘사라진 의뢰인을 찾는 일’이 된다.
그런데 단순한 추적이라고 생각했던 의뢰는, 오래된 비밀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아키라는 11년 전 죽은 누나 유키의 이야기만큼은 묻어둘 수 없었다. 모두가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사와자키를 찾은 이유도 결국 이 오래된 의문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사와자키 앞에 나타난 아키라는 갑자기 의뢰를 철회한다.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돌아선 그는 그 길에서 습격을 당해 중태에 빠진다.
의식을 잃기 전에 그가 마지막으로 한 행동은, 사와자키에게 사건을 다시 맡기는 것.
사와자키는 11년 전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이야기는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누나의 죽음, 승부 조작, 사라진 사람들, 의문의 습격자들, 그리고 사와자키까지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하나둘 드러나는 단서들.
숨겨져 있던 진실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범인이 누구인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저자의 시선은 사람들의 시선 밖에 머물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상처와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떤 진실은 밝혀져도 완전히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는 법. 사와자키가 밝혀낸 사건의 진실이 과연 모든 것을 밝혀낸 것일까?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비밀이 많을까? 왜 타인의 책임까지 끌어안고 가려할까?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래도 누군가는 끝까지 걸어 들어가 그 어둠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사와자키의 역할이 막중했다.
사와자키는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타인을 신경쓰는 마음이 있었다.
사와자키 시리즈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은데는, 사와자키라는 캐릭터도 한몫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 소설은 범죄를 쫓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이야기다.
<<안녕 긴 잠이여>>는 일본 하드보일드의 전설이라 불린 하라 료가 남긴 유산이자, 이제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을 세계다. 도쿄의 밤을 걸으며 사라진 사람들의 진실을 좇는 이 세계관이 새롭게 탄생하진 못하겠지만,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굳건히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탐정물.
저자의 새로운 작품들을 이젠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사와자키 시리즈물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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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74
우오즈미라는 남자가 의뢰하려는 것이 십일 년 전 누나의 자살과 관계된 조사라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다. 자살 원인 규명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뢰인이 만족하는 경우가 없다고들 한다. 자살 원인은 대개 자살한 본인밖에, 아니 자살한 그 사람조차 잘 모른다. 어제오늘 자살한 경우만 해도 그러한데, 하물며 십일 년이나 된 자살이라면 도저히 탐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나는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기로 했다.


>밑줄_p515
우오즈미 아키라는 가까운 곳에 있는 절실한 하나의 '왜'에 얽매어 십일 년을 살아왔고, 결국은 더 많은 '왜'를 떠맡아버린 모양이다. 젊은이들이 걷는 길은 늘 그렇다. 살아 숨쉬는 인간에게 생기는 수수께끼는 답이 하나뿐인 책상 위의 수수께끼가 아니기 때문이다.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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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정
백승연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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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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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누군가의 대화를 듣지 않으려 해도 들릴 때가 있다. 들릴 듯 말 듯한 대화 속 단어 하나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순간, 그들의 대화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합리적 가정>>은 바로 그 금기를 건드린다. 치정스릴러라길래 "잤니? 잤어? 잤냐고이"라는 뻔한 스토리부터 상상했다. 하지만 이건 막장도 아니고, 흔한 외도 드라마도 아니었다.
백승연 작가의 작품답게 문장엔 군더더기가 없고, 글은 술술 읽힌다. 게다가 치명적인 스릴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도 이 책 읽었다'고, 여기 저기 자랑하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이야기 초반은 평범하다.
희진은 오랫동안 무명작가였던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가장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그런데 남편 호재의 소설이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들은 오래 꿈꾸던 고급 주택단지로 입성한다.
그들의 이웃엔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는 유림과 차갑고 계산적인 의사 남편 건우가 살고 있다. 처음엔 그저 부러운 이웃처럼 보이는데, 어느 순간 그들의 시선, 대화, 표정 하나하나가 수상쩍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순간, 네 사람의 검은 속내가 스물스물 정체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단순히 '누가 누구랑 엮였다'는 차원의 치정이 아니다. 사람 마음 밑바닥에 숨겨둔 욕망이 터져 나오는데, 그게 너무 현실적이라서 몰입하게 된다.
더 좋은 집, 더 안정된 미래,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허세, 뒤늦게 잡은 성공을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집착. 하나 하나 뜯어보면 한 번쯤 '나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다'는 공감을 불러온다.
그게 바로 독자들이 이 소설에 빠져드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이야기.
분명, 겉으로는 멀쩡하고 반듯한 두 가정이었다. 시커먼 속내를 보기 전까지는.
‘행복해 보이는 집 안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저 사람의 미소 뒤엔 어떤 속셈이 숨었을까?’
이런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인간의 민낯이 얼마나 잔혹한지, 또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거침없이 보여준다. 이쯤 되면 독자는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빨려 들어간다.

<<합리적 가정>>은 욕망이 터지고 뒤엉키고 폭주하는 과정이 너무 리얼해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난다.
드라마에서 보는 막장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에 '한 장만 더!'하며 읽다고 멈추는 법을 잊고 말았다.
더 세고 더 깊고 더 현실적이라 더 무섭다. 그래서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합리적 가정>>을 밤새 읽고 나니, 피곤한 것 이외에도 주변의 ‘평범해 보이는 가정’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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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43
희진은 이제 자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모멸감. 유림은 희진의 집 안을 구석구석 돌며 가족의 보금자리 전체를 깔보는 중이었다. 명품 옷을 입은 의사 사모님의 악취미일까. 보기보다 자존감이 무척 낮은 사람일지도 몰랐다.


>밑줄_p101
"그게 아니라...내가 저 여자를 부러워해서 그래."
희진은 거짓말이라도 해서 은지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 사실 옆집은 수영장도 있고 의사 집안이라 들고 다니는 게 죄다 명품이다. 같은 단지에 살아도 소비 수준이 이렇게 다른지 몰랐다. 회사에서는 홍 과장 때문에 조용했지만 사실 이곳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다...



>> 이 서평은 해피북스투유(@happybooks2u)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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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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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하루를 버티고 돌아온 사람이 잠시 멈춰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인 것과 달리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고, 남들에겐 쉬워 보이는 일들이 유난히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땅만 바라보고 선 누군가를.
<<헤맨 만큼 내 땅이다>>는 바로 그런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누구나 흔들리고 헤매는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자기만의 결이 생기고,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말한다.
자기도 그랬노라고 고백하며.

출판사와 카페를 운영하며 수없이 부딪히고, 실패하고, 다시 고쳐 살아낸 시간들을 고백하는 저자.
저자는 실패가 흉터가 아니라 나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해낸다. 그 실패담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된다.
'지금 내가 헤맨 시간들도 나를 단단하게 만들겠구나.'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반복과 기본기를 지켜낸 시간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필자는 글을 쓰거나, 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육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읽었고, 아이들의 글쓰기를 도와주기 위해 쓰던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책 속에 꼭 필요한 조언들을 찾아 마음에 새기면서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그 마음들을 담은 글을 쓰기도 했다. 눈에 띄는 결과는 없지만, 그래도 서평을 제안해 주는 출판사나 작가님의 개인 메시지를 받을 때면 노력과 인내를 인정받은 기분이 들곤 한다. 팔로우가 늘지 않아도, 하트가 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어느새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아이들의 글쓰기 숙제를 도와주는데 주저함이 없고, 어떤 책을 읽어도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내 서평을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이 책은 필자가 걷고 있는 이 길을 묵묵히 걸으라 응원한다. 걷다보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헤매고 있다면 그 시간도 결국 당신의 땅이 된다고. 지나친 열정보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력이라고. 완벽한 계획이 없어도 계속 질문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태도만 있다면 길은 열린다고.
책 속의 문장들은 눈을 사로잡더니 금세 마음에 스며들었다.

<<헤맨 만큼 내 땅이다>>는 실패 때문에 움츠러졌던 사람에게는 다시 일어설 명분을 주고, 자신의 길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정표가 되어주는 책이다.
흔들리고 방황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독자라면 지금 걷는 길도 결국 당신의 땅이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다른 이야기들도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게 될테니까 말이다.


>>
>밑줄_p30
좋아한느 일 자체를 즐기는 순수한 기쁨. 이것이야말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연료입니다. 성과 없이도 기꺼이 반복할 수 있는 상태, 그것이 '좋아함'의 본질입니다.


>밑줄_p60
이 모든 단계를 움직이는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왜?"라는 물음은 존재의 이유와 같습니다. 이유가 없다면 지속할 수 없고, 지속할 수 없다면 성장도 없습니다.





>> 이 서평은 필름출판사(@feelmbook)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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