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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정
백승연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1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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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누군가의 대화를 듣지 않으려 해도 들릴 때가 있다. 들릴 듯 말 듯한 대화 속 단어 하나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순간, 그들의 대화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합리적 가정>>은 바로 그 금기를 건드린다. 치정스릴러라길래 "잤니? 잤어? 잤냐고이"라는 뻔한 스토리부터 상상했다. 하지만 이건 막장도 아니고, 흔한 외도 드라마도 아니었다.
백승연 작가의 작품답게 문장엔 군더더기가 없고, 글은 술술 읽힌다. 게다가 치명적인 스릴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도 이 책 읽었다'고, 여기 저기 자랑하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이야기 초반은 평범하다.
희진은 오랫동안 무명작가였던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가장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그런데 남편 호재의 소설이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들은 오래 꿈꾸던 고급 주택단지로 입성한다.
그들의 이웃엔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는 유림과 차갑고 계산적인 의사 남편 건우가 살고 있다. 처음엔 그저 부러운 이웃처럼 보이는데, 어느 순간 그들의 시선, 대화, 표정 하나하나가 수상쩍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순간, 네 사람의 검은 속내가 스물스물 정체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단순히 '누가 누구랑 엮였다'는 차원의 치정이 아니다. 사람 마음 밑바닥에 숨겨둔 욕망이 터져 나오는데, 그게 너무 현실적이라서 몰입하게 된다.
더 좋은 집, 더 안정된 미래,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허세, 뒤늦게 잡은 성공을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집착. 하나 하나 뜯어보면 한 번쯤 '나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다'는 공감을 불러온다.
그게 바로 독자들이 이 소설에 빠져드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이야기.
분명, 겉으로는 멀쩡하고 반듯한 두 가정이었다. 시커먼 속내를 보기 전까지는.
‘행복해 보이는 집 안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저 사람의 미소 뒤엔 어떤 속셈이 숨었을까?’
이런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작가는 인간의 민낯이 얼마나 잔혹한지, 또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거침없이 보여준다. 이쯤 되면 독자는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빨려 들어간다.
<<합리적 가정>>은 욕망이 터지고 뒤엉키고 폭주하는 과정이 너무 리얼해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난다.
드라마에서 보는 막장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에 '한 장만 더!'하며 읽다고 멈추는 법을 잊고 말았다.
더 세고 더 깊고 더 현실적이라 더 무섭다. 그래서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합리적 가정>>을 밤새 읽고 나니, 피곤한 것 이외에도 주변의 ‘평범해 보이는 가정’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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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43
희진은 이제 자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모멸감. 유림은 희진의 집 안을 구석구석 돌며 가족의 보금자리 전체를 깔보는 중이었다. 명품 옷을 입은 의사 사모님의 악취미일까. 보기보다 자존감이 무척 낮은 사람일지도 몰랐다.
>밑줄_p101
"그게 아니라...내가 저 여자를 부러워해서 그래."
희진은 거짓말이라도 해서 은지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 사실 옆집은 수영장도 있고 의사 집안이라 들고 다니는 게 죄다 명품이다. 같은 단지에 살아도 소비 수준이 이렇게 다른지 몰랐다. 회사에서는 홍 과장 때문에 조용했지만 사실 이곳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다...
>> 이 서평은 해피북스투유(@happybooks2u)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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