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태양이다 - 박미하일 장편소설
박미하일 지음, 전성희 옮김 / 상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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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를 사는 비켄티 전을 보며 가장 솔직한 삶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 비켄티 전은 모스크바행 기차 안에서 레라라는 여자를 만난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의 길로 비켄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난다. 그 곳에서 보리스라는 예술가를 만나고 그의 권유로 인해 화물선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된다.
두어달 동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머무는 동안 한 편의 시도 쓰지 못했던 비켄티는 화물선에서 시와 짧은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우연히 만났던 길거리 여자 예르나가 바람이 머물듯 화물선을 찾아왔지만 그녀를 붙잡거나 다음을 기약하지 않았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그는
오로지 딱 하나 시를 쓰는 일만큼은 고뇌하고 절망하고 갈망했다.

📌p68
세상일이란 그런 것.
난 떨어져 있고 싶다,
시커먼 먹물이 퍼져 있는,
감자밭에서,
검은 밤,
갈까마귀보다 더 까맣게 뒤덮는다.
밤은 태양이다.
📌p174
"적어도 위선적이지는 않으니까. 그는 있는 그대로야. 좋은 남자지. 가끔 말도 안 되는 일에 고집을 부리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어.
📌p181
맘소사! 네바강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얼음덩이들이 서로 겹치면서 천천히 떠다니고 있다. 마침내 때가 되어 얼음이 녹기 시작한 것이다! 봄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다.

✅️ 이 소설은 기차를 타고 여행길에 오르는 비켄티 전의 모습을 시작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글은 쓰여졌다.

아무래도 러시아의 문화가 낯설다보니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불가한 부분들도 있었다.

처음 만나 사람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처음 만난 사람의 집에서 하숙을 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 우정을 나누고,
처음 만난 사람이 권하는 일자리에 응하고,
처음 만난 여자와 잠자리를 가진다.
낯선 나라에서 온 사람과 여행하듯 시간을 보낸다.

소설에서는 눈 떴으니 아침이고 밥 먹었으니 나가볼까..나간 김에 바다도 보고 올까. 바다 본김에 시도 한 편 써볼까...하듯 유유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행동하는 시인 비켄티 전을 볼 수 있다.

책 전체가 한 편의 시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랑을 이야기 하는가 싶다가
봄을 꿈꾸는 겨울을 이야기한다.
먹고 사는 일을 고민하다가
이내 시를 쓰며 사는 삶에 대해 갈망한다.

독자들마다 읽고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 분명하다.
나는 비켄티 전의 현재에 대해 생각해봤다.
자유 의지에 따라 페테르부르크까지 왔지만
사랑이라 생각했던 여자는 보내야했다.
시를 쓰고자 온 도시이지만 결국 주머니에 남은 돈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도 얽매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그녀의 집으로 달려가게 된다.
삶은 언제나 현재이다.
나중은 없고 현재에서 보고 느끼고 고민하는 것이 전부인 그의 삶이 가장 솔직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초등학교 동창이 암투병을 하다 끝내 운명을 달리하고 감기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폐렴으로 고인이 되신 지인 어머니의 일들로 머리가 멍한 요즘이었다.
이 책을 만나 읽은 것이 어쩌면 운명인 듯 하다.
어둠 속에서도 태양은 있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그 태양은 찾아나설 때 내 눈에 띄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든 인생이든 꿈이든...
어둠 속에도 빛을 쫓는 것은 살아갈 희망을 꿈꾸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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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현실
#추운겨울
#태양을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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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읽(힌)다 - 번역가 강주헌의 문법 도구 사용법
강주헌 지음 / 길벗이지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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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가를 꿈꾸는 분들께 최고의 번역 팁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번역가 강주헌의 문법 도구 사용법

•서수 •비인칭 it
•도치 •조건법과 가정법
•강조 •관사와 한정사
•관계절 •대명사
•to v •시간의 표현
•v-ing •조동사
•동명사 •화법
•생략 •의문절
•비교 •등위접속
•전치사구 •구두점

✅️ 목차를 살펴봐도 일반적인 문법책과는 다르다.
작가님께서 이 책을 쓴 목적은 번역가를 꿈꾸는 분들과 번역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시작한다.

우선 이 책은 기존에 예외로 설명되어지는 문장들이 여기서는 정상적인 문장으로 설명된다.
그 문장을 다른 식으로 접근하고, 그 접근법이 일반화 되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문법학과 반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언제든 비판과 비난은 받아드리고 함께 토론하겠다고 하셨다.)
예를 들면 형용사+명사 수순이 일반적인 문법이라면 명사+형용사의 실질적인 예문을 보여주면서 예외를 두지 않는 문법을 보여주겠다는 말씀이시다.

그리고 인용된 예문은 원서 속에 있는 살아있는 문장들을 그대로 옮겼다. 현재 실제로 사용되는 문장들로 언제든 서점에서 구입해서 이어서 읽어볼 수 있는 문장들이다.

작가님이 직접 언어학을 공부할 때 고민하던 새로운 문법, 촘스키와 그로스의 방법론을 결합한 문법을 펼쳐낸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설명하신다.
글 속에서 자부심을 역력히 엿볼 수 있었다.

✅️ 이 책 구성을 보면,
간략한 문법 소개와 함께 바로 관련된 예문을 제시한다. 예문 속에는 작가님이 주의하라는 구문들이 나타난다. 예문마다 직접 번역한 글을 적어두고 아래엔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주신다.

결코 착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어느 정도 영어 공부를 해온 사람이라면 원서를 좀 더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노하우들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20년가량 언어학개론과 통사론을 가르치면서,
20년가량 직접 번역을 하시면서,
20년 이상 동안 30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얻은 실질적인 문장을 바탕으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문법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고 한계를 두고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도 하셨다.

이 책을 읽고 저는 오히려 저의 짧은 영어지식을 깨닫게 됐고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짐하게 됐다.
꼭 원서가 읽히는 그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독, 삼독할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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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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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절대 금지!! 반드시 처음부터 읽을 것! 결말 사수!!
이 말 밖에는 더 이상 설명할 방법이 없다.

✅️ 주인공 슈이치는 대학 시절 친구들, 사촌형과 함께 산속의 지하 건축물을 찾아간다. 지하 3층까지 있는 건축물은 설계도에 따르면 <방주>라는 이름을 가진 듯 했다.
이왕 온거 하룻밤 머물기로 한 슈이치와 친구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방문객이 있었고, 길을 잃은 한 가족이었다.
이렇게 총 열 명은 함께 방주에 머물게 된다.
그 날 새벽에 방주에서 예기치 못한 지진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건축물 한가운데에 큰 바위가 떨어졌고 지하 3층에선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물이 1층까지 차오르기까지는 일주일정도 남았고 바위를 떨어뜨리고 출입구로 탈출하기 위해선 닻감개를 누군가 돌려줘야 했다.
돌린 사람은 그 방에 갇혀버리게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한 탈출 방법 밖엔 없었던 것이다.
이와중에 함께 온 대학 친구 중에 한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살인자와 함께 있는 상황에 아연실색한다.
닻감개를 돌려줄 사람으로 살인자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러는 와중에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p67
산속의 지하다.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바깥의 그 누구도 모른다. 스마트폰은 당연히 불통이다.
이대로 바위를 치우지 못한다면?
물로 우리는 <방주>에서 나가지 못하고 죽는다.
🛶p69
닻감개는 당연히 이 작은 방에서만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지하 건축물에서 빠져나가려면 누군가 한 명이 지하 2층의 작은 방에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p75
"물이 불었어. 분명 어제보다 수위가 높아졌다고."
"뭐? 정말이야?"
🛶p87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하지 않으면 이 <방주>에서 탈출할 수 없다.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그야 물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어야 한다.

✅️ 유키 하루오 작가님의 세번째 작품 <방주>는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물이다.
고립된 사람들, 밀폐된 장소, 세상과 단절된 상황까지 완벽하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해결해야할 일들이 생겨난다.

첫째, 천재지변으로 인한 탈출이 시급했다.
위에선 큰 바위가 입구를 막고 있고 밑에선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무한한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좀 더 긴박함을 자아냈다. 단 일주일. 목숨을 지키고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둘째, 탈출하기 위한 방법은 딱 하나.
누군가 2층에서 닻감개 돌려 큰 바위를 떨어뜨려주고 출입구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닻감개를 돌린 사람은 그 곳에 갇혀서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다. 본인은 살아남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셋째, 이 곳으로 안내한 대학 친구가 살해된다.
평범한 일반인 10명이 모인 곳에서 살인이라니 모두가 자신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서로를 의심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살인자가 누구인지 전혀 감도 못 잡는 상황에서 또 다른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연쇄 살인.
이제 그 살인마를 잡아 닻감개를 돌리게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클로즈드 서클(Closed circle)이란 추리소설에서 자주 쓰이는 배경 설정의 하나로, 소수의 내부인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내부인에 의해 일어난 살인 사건을 가리킨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보다 더 큰 소름이 기다리는 결말이었다.

사람들의 살고자하는 욕심으로 인한 어두운 면들도 보게되는 소설.
나만 아니면 그 누가 닻감개를 돌려도 상관없었다.
비록 사랑하는 사람이어도...
비록 한 가정의 가장이어도...
비록 가장 친한 친구여도..
등장인물들의 속내를 읽어가며 씁쓸해하고 있을 때 드디어 범인은 잡힌다.

희생양으로 몰아야 하는 범인인 만큼 완벽한 추리를 해내야 잡음이 없을테다.
그런데 그 살해 동기가...참 기도 안찬다. 어이없다.
그렇게 끝나는가보다 하는 순간 대반전 포인트는 시작된다.
그렇게 소설은 가장 잔인하고 가장 무서운 방법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완성시킨다.

클로즈드 서클물 좋아하시면 강추.
완전 소름돋는 결말 보장.
페이지터너 보장.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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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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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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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업을 이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 완전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 긴타는 그림그리는 아빠와 아빠가 세상의 중심인 엄마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할아버지 대신 아빠가 간장 양조장 가업을 이어받아야 한다며 고향으로 가게 된다.
살림을 사는 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있고 그 너머에 양조장이 있다. 집 뒤로 대나무 숲이 있는 집으로 긴타 가족은 왔다.
엄격하고 무서운 할머니와 긴타보다 한 살 많은 고모와 함께 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경제관념도 없는 엄마는 첫날부터 할머니의 눈 밖에 나서 미운 말을 들어야했다. 게으르다고 아껴쓰지 않는다고...
양조장 일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일을 배우던 아빠는 그림 그리는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양조장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긴타는 학교를 다니고 집 안 일을 돕고 양조장 일을 거들며 집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누구하나 긴타를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 대신, 아빠 대신' 이라는 마음으로 어린 긴타는 늘 조마조마 했고 가족들 간의 갈등 사이에서 풍파를 겪게 되는데....


📌p23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섰다. 그리고 깨달았다. 눈앞에 펴 있는 협죽도는 엄마다. 예쁜 꽃이 피지만 독이 있다. 엄마와 똑같다.
📌p206
딸랑, 딸랑.
긴카는 자신이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간장이다. 간장을 만들면 된다. 왜 지금껏 몰랐을까. 이번에야말로 약속을 지키자. (...)나는 야마오 나오타카의 딸이다. 스즈메간장 당주의 딸이다.
📌p225
다시 한번 그날 밤의 반딧불이 보고 싶었다. 홀로 떠오른 동그랗고 붉은 불빛, 줄곧 내 옆에 있어준 상냥한 불빛이다.
📌p282
엄마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정말 누구인지 몰랐던 것이다. (...) 지금껏 엄마의 '괴롭다'라는 말이 못마땅하기만 했다. 그저 핑계이고 어물쩍 넘어가려 투정하는 줄 알고 화가 났다. 그런데 아니었다.


✅️ 작은 눈에 동그란 얼굴을 한 여자 아이가 주인공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유쾌하고 감동이 있고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가업을 잊기 위한 한 가족의 3대에 거친 이야기가 그려진다.
긴타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쓰여 있다.
다즈코 할머니의 사연.
아빠 나오타카의 사연.
아빠 대신 양조장 당주 자리에 오른 긴타의 일생.

다즈코 할머니는 무남독녀로 가업을 잊기 위해선 데릴사위를 맞아야했다. 하지만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던 할머니는 눈물을 머금고 사랑을 접고 가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빠 나오타카. 할머니는 아빠에게 곁을 주지 않았고 오로지 가업을 위한 자신의 몫을 다 했다는 마음으로 아들을 대했다. 할머니의 사랑이 고팠던 아빠는 상처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런 아빠가 온 마음으로 아껴주는 엄마. 엄마의 마음에는 온통 아빠에 관한 것 뿐이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늘 외로움을 감수해야하는 몫은 긴타였다.

사연많은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모습은 결국 과거에 묻어버린 사연과 비밀들로 인한 결과였다.
누구도 알아선 안되는 비밀을 감추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들과 거리는 두는 사람,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하는 사람,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자신도 모를 마음의 병을 앓고 있으나 인식하지 못한 사람.
이 소설 속 사람들은 조금 부족하고 조금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부모라는 마음으로 자식을 보듬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요구하는 부모님이지만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노력하는 자식의 도리를 생각했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갈등이 파도처럼 서로에게 몰아쳤다.

하나 하나 비밀이 밝혀지고 꼬인 매듭이 풀려가는 모습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소설 속에 빠져들게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고 울컥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평화로운 시골 풍경, 따르릉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다부지게 무릎 꿇고 앉아 호령하는 할머니...나도 모르게 잔잔한 경음악으로 BGM이 깔리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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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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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비밀
#가족의사랑
#완전한가족이란_
#소미랑2기
#도서협찬
#서평후기
#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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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학대에서 벗어나기
비벌리 엔젤 지음, 정영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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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것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광범위하다. 나 또한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임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부 수치심과 정서적 학대의 관계
*정서적 학대와 수치심, 그 강력한 조합
*내가 정서적으로 학대받고 있는지 판가름하기
*가해자의 도구들
*가해자의 통제 도구, 수치심
📌2부 수치심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나의 수치심 이해하기
*이제는 가해자에 대한 믿음을 거두자
*긍정적 분노를 이용한 디프로그래밍과 자기강화
*나에게 주는 선물, 자기연민
📌3부 떠나야 할까 남아야 할까?
*이 관계에는 희망이 있을까?
*정서적 학대에 대한 파트너와 대면하기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신호
*파트너 곁에 머물기로 결정했다면
📌4부 떠난 후에 해야 할 것들
*돌아가고 싶은 마음 극복하기
*자기이해를 통한 자기용서
*수치심을 계속 치유해나가려면

👊p25
죄수는 '무언가를 잘못했기 때문에' 감옥에 갇힌 이들이다. 그런데 정서적 학대 피해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그러므로 처벌을 받을 이유 또한 없다.
👊p122
정서적 학대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애초에 학대적인 관계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학대를 당하면서도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수치심을 느낀다.
👊p270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는 계속해서 상대의 행동이나 생각, 감정이 거슬린다고 지적하는데, 피해자들은 비나늘 피하기 위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조마조마한 생활을 하게 된다.
👊p283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신을 지키는 방어벽을 높게 쌓아올린 끝에 성격장애를 얻게 된 이들은 대개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타인에게 해가 된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p387
자기연민이 수치심의 해독제라면, 자기용서는 수치심을 치유하는 치료제이다.

🗣 한숨을 푹 내쉬며 상대방을 바라보는 행동을 살면서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행동이 상대방에게 정서적 학대임을 당신은 알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유독 말장난이 심한 아이가 있는데 외모 비하가 주된 농담거리였다. 이 또한 반복된 만남과 반복된 장난으로 상대 친구는 참아내느라 상처받고 있었다면 그 또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된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었는가 묻고 싶다.

부부 사이, 연인 사이, 친구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까지 확대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정서적 학대는 존재했다.
책 내용을 한 번에 읽기 어려웠을 정도로 심각하게 현실적이다. 내가 피해자였음을 깨닫고 한참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 상처가 고스란히 내담자의 에피소드에 담겨있었다.
과거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지금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잠정적 피해자였음을 깨닫고 상처받은 마음을 그럴 수 있다고 애써 외면한 자신이 애처로워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읽어나가다 또 한번 놀라고 충격을 받고 말았다. 내가 또 하나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니 그 피해자는 내 아이들이라니...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
나의 한숨과 눈빛에 상처받았을 아이들의 마음이 내 마음처럼 전해졌다.

욕을 하고 소리를 치고 남과 비교하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었다. 머리를 쥐어박고 온몸을 때리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었다.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안기는 나의 모든 행동과 말들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된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 책 속엔 피해자가 어떻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가해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 적혀있다. 또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가해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인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분명 이 방법들로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을 수 도 있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방법들을 찾아 해결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단계의 방법들이 적혀 있다.

가해자도 피해자였음을
피해자도 가해자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당장, 올라오는 화를 참는다는 명목으로 내뱉는 한숨을 멈추었다.
또한, 친하다는 이유를 상대를 웃긴 상대로 만드는 농담를 멈추었다.

이 세상의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여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
나와 관계한 모든 인연들에게 선물하고 나눠 읽고 싶은 책.
누구보다 남편에게 꼭 읽어보라고 해야할 책.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정서적학대에서벗어나기 #비벌리엔젤 #정영은옮김 #소미미디어 #왜? #트라우마 #가스라이팅 #정서적학대 #소미랑2기 #도서협찬 #서펑후기 #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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