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 가업을 이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 완전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 긴타는 그림그리는 아빠와 아빠가 세상의 중심인 엄마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할아버지 대신 아빠가 간장 양조장 가업을 이어받아야 한다며 고향으로 가게 된다.
살림을 사는 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있고 그 너머에 양조장이 있다. 집 뒤로 대나무 숲이 있는 집으로 긴타 가족은 왔다.
엄격하고 무서운 할머니와 긴타보다 한 살 많은 고모와 함께 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경제관념도 없는 엄마는 첫날부터 할머니의 눈 밖에 나서 미운 말을 들어야했다. 게으르다고 아껴쓰지 않는다고...
양조장 일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일을 배우던 아빠는 그림 그리는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양조장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긴타는 학교를 다니고 집 안 일을 돕고 양조장 일을 거들며 집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누구하나 긴타를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 대신, 아빠 대신' 이라는 마음으로 어린 긴타는 늘 조마조마 했고 가족들 간의 갈등 사이에서 풍파를 겪게 되는데....


📌p23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섰다. 그리고 깨달았다. 눈앞에 펴 있는 협죽도는 엄마다. 예쁜 꽃이 피지만 독이 있다. 엄마와 똑같다.
📌p206
딸랑, 딸랑.
긴카는 자신이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간장이다. 간장을 만들면 된다. 왜 지금껏 몰랐을까. 이번에야말로 약속을 지키자. (...)나는 야마오 나오타카의 딸이다. 스즈메간장 당주의 딸이다.
📌p225
다시 한번 그날 밤의 반딧불이 보고 싶었다. 홀로 떠오른 동그랗고 붉은 불빛, 줄곧 내 옆에 있어준 상냥한 불빛이다.
📌p282
엄마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정말 누구인지 몰랐던 것이다. (...) 지금껏 엄마의 '괴롭다'라는 말이 못마땅하기만 했다. 그저 핑계이고 어물쩍 넘어가려 투정하는 줄 알고 화가 났다. 그런데 아니었다.


✅️ 작은 눈에 동그란 얼굴을 한 여자 아이가 주인공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유쾌하고 감동이 있고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가업을 잊기 위한 한 가족의 3대에 거친 이야기가 그려진다.
긴타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쓰여 있다.
다즈코 할머니의 사연.
아빠 나오타카의 사연.
아빠 대신 양조장 당주 자리에 오른 긴타의 일생.

다즈코 할머니는 무남독녀로 가업을 잊기 위해선 데릴사위를 맞아야했다. 하지만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던 할머니는 눈물을 머금고 사랑을 접고 가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빠 나오타카. 할머니는 아빠에게 곁을 주지 않았고 오로지 가업을 위한 자신의 몫을 다 했다는 마음으로 아들을 대했다. 할머니의 사랑이 고팠던 아빠는 상처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런 아빠가 온 마음으로 아껴주는 엄마. 엄마의 마음에는 온통 아빠에 관한 것 뿐이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늘 외로움을 감수해야하는 몫은 긴타였다.

사연많은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모습은 결국 과거에 묻어버린 사연과 비밀들로 인한 결과였다.
누구도 알아선 안되는 비밀을 감추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들과 거리는 두는 사람,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하는 사람,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자신도 모를 마음의 병을 앓고 있으나 인식하지 못한 사람.
이 소설 속 사람들은 조금 부족하고 조금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부모라는 마음으로 자식을 보듬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요구하는 부모님이지만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노력하는 자식의 도리를 생각했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갈등이 파도처럼 서로에게 몰아쳤다.

하나 하나 비밀이 밝혀지고 꼬인 매듭이 풀려가는 모습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소설 속에 빠져들게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고 울컥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평화로운 시골 풍경, 따르릉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다부지게 무릎 꿇고 앉아 호령하는 할머니...나도 모르게 잔잔한 경음악으로 BGM이 깔리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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