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 -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나의 첫 번째 연습실
김민영 지음 / 노르웨이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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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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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고 나면 늘 혼자 정리하는 사람이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이 장면이 왜 마음에 남았는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곱씹으며 서평을 써 왔다.
여전히 ‘책은 혼자 읽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생각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은 '혼자 읽는 독서' 말고 ‘함께 읽는 독서'를 해보라는 제안서였다.

책을 읽으면 좋다는 생각엔 동의하지만 완독이 버거웠다면, 늘 비슷한 분야의 책만 반복해서 읽고 있다면, 저자는 '독서 모임'을 할 때라고 말한다.
줄거리만 따라가는 독서로는 부족하니, 생각하는 독서를 해보라 권한다.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생각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발견하는 기회, 나무만 보던 시각이 숲 전체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의견이었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해 서평을 찾아보곤 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알고 싶은 질문의 답은 찾기 어려웠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래, 그래서 독서모임을 하라는 거구나.”
혼자 정리하는 독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말로 나누는 독서가 주는 힘을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 책이 독서모임을 다룬 책들과 다른 점은 추상적인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서모임의 장점부터, 나에게 맞는 모임 찾는 법, 모임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 이른바 ‘빌런’ 대처법까지 아주 현실적인 내용들을 다룬다.
또 어떤 책을 고르면 좋은지, 어떻게 읽고 메모하면 말하기가 쉬워지는지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독서모임을 해보려고 해도 “책 내용이 기억 안 나면 어떡하지?” “말을 잘 못하면 부담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필자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글은 썼다 지웠다 하며 생각을 표현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한다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다.
알고 보니, 독서모임은 말 잘하는 사람만의 자리가 아니었다.
책이라는 기본 틀 위에서, 정해진 분량만큼 자기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하는 공간. 밑줄 그은 문장 하나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과 표현하는 힘이 함께 성장하는 활동이었다.

이 책은 ‘책은 혼자 읽고 정리하면 끝’이라고 믿어왔던 필자의 생각을 흔들어 놓았다.
읽고, 쓰고, 말하고, 다시 듣는 과정을 통해서 독자가 어떻게 숲을 보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내 생각을 더 또렷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의 세계를 조금 더 넓히고 싶다면, 독서 모임에 참여해 보시길 바란다.
그 전에 독서 모임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을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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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7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느끼고 싶은 부분만 느끼고 마는, 좁은 시야에 갇힌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상태를 벗어나려면 기분 위주의 독서에서 생각 중심의 독서로 나아가야 합니다. 감탄에서 질문으로 가야 할 시점입니다. 그때 독서 모임이 필요합니다.



>밑줄_p71
표현에 구속되고 얽매이지 않는다면,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연습이며 과정입니다. 느슨하게 책장만 설렁설렁 넘기다 막상 모임에 가면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서성이다 돌아와버리는 게 고민이라면, 우선 '본 대로 말하기'를 연습 해보세요.




>> 이 서평은 노르웨이숲 (@norw.egian_book)으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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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의 쓸모 - 관계와 힘의 구조를 파악하는 네 가지 프레임
찰스 틸리 지음, 최지원 옮김 / 유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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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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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왜?”를 설명한다.
왜 늦었는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너무 익숙한 나머지 '왜'를 말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을 정도다.
'아, 이런 대답도 왜를 설명한 거였어?'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넘겼던 바로 "왜?"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왜의 쓸모>>는 이유를 묻고 대답하는 순간,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며, 재밌는 상황들을 예로 들어 이해를 돕는다.
직접 경험했던 상황들을 떠올려 보면,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 찰스 틸리는 혁명과 민주화, 정치 갈등 같은 다양한 정치과정을 연구해 온 사회학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뜻밖에도 아주 일상적인 대화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변화의 시작점이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유’에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 변명할 때, 책임을 피할 때, 혹은 진심을 전할 때, 그 내용엔 이유가 함께한다.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도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도 무게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바로 달라지는 이유 속에 감정과 권력, 관계의 친밀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이유를 말하는 방식을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늘 해오던 말로 넘기는 방식.
상황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방식.
규칙과 기준을 앞세우는 방식.
전문적인 설명을 붙이는 방식.
같은 실수라도 누구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유가 나오는 모습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연인에게 쓰는 이유와 상사에게 쓰는 이유, 친구에게 하는 설명과 전문가에게 하는 설명이 다르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이유를 말하는 네 가지 방식 중 “어떤 이유가 더 옳다”라고 선택할 수 없다.
상황과 관계에 따라 어울리는 이유가 다를 뿐, 정답은 없다는 뜻이다.
<<왜의 쓸모>>를 읽다 보면, 본인은 어떤 관계 안에 서 있는지를 반추할 수 있다. 자주 쓰는 이유의 방식에 따라 상대와의 관계를 정의할 수 있을테니.
누군가의 해명, 변명, 설명을 통해 그가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즉, <<왜의 쓸모>>에서 말하는 '왜'는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메시지가 된다.
인간 관계가 자주 어긋나고, 이유 없이 상처받는 날이 많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서로의 관계를 인지하면 불필요한 다툼을 하거나 상처를 받지 않아도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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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04
적절한 이유는 관계가 평등한지 불평등한지, 친밀한지 거리감이 있는지 따라 크게 달라진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할 때는 상대에게 피해와 위협을 가한 행위에 형식적인 이유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말할 때는 자신을 변호하는 이유와 함께 실패와 잘못에 대한 사과를 제시해야 한다.

>밑줄_p109
이유와 관계, 행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이 서평은 유유출판사 (@uupress)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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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중2를 위한 빠른 중학도형 (2026년) - 2022 개정 교육과정, 허세 없는 기본 문제집 중학 바쁜 빠른 연산/도형 (2026년)
임미연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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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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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3 아들을 보며 요즘 제일 신경 쓰이는 게 수학이다. 아이가 도형 단원을 힘들어해서 걱정하던 차에 이 문제를 발견했다.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이 고등수학의 바탕이 되다 보니, “지금 다시 한 번 꼭 잡아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교재를 풀자고 제안했고, 아이는 좋다고 했다.
이미 진도를 나간 아이에게는 ‘선행’이 아니라 기초 점검용으로 쓰기 딱 좋은 문제집이었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개념을 한 번 짚어주고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로 연결하니 무리없이 풀 수 있었다.
예전에 도형에서 한 번 막힌 적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쉬운 문제부터 유형별로 풀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또한, 문제 풀이 요령이 따로 정리 되어 있고, 새로운 문제 유형은 팁을 제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앗! 실수’ 코너와 ×맨, ○맨 코너다. 아이가 자주 틀리는 계산 실수, 부호 실수 같은 걸 미리 짚어주니, 혼자 공부하는 아이들에겐 실수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줄 듯하다.
다 아는 문제 작은 실수로 틀리면 얼마나 속상한가.

이 교재는 수준별 교재 선택에 도움이 되는 표와 하루 공부량, 일주일 공부량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계획표가 수록되어 있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수준과 진도에 맞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움이 되니,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기초를 다시 다지고 싶은 중3 학생, 고등 대비로 도형이 불안한 아이에게 복습용으로 추천한다.
예습만큼 복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체감하는 부분이다.
도형의 기초를 다시 잡고 싶은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이 교재를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이지스에듀(@easys_edu)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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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피플
차현진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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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직장, 예정된 결혼, 예측 가능한 내일.
승무원 정원의 삶은 흔들림 없이 잘 다져진 길 위에 놓여 있었다. 마지막 비행만 무사히 마치면, 그녀는 모두가 부러워할 ‘안전한 인생’으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화산 폭발이라는 뜻밖의 사고로 비행기는 멈추고, 정원은 낯선 도시 암스테르담에 발이 묶인다.
돌아갈 길이 막힌 그곳에서, 정원은 비행기에서 스쳐 지나갔던 남자 해든을 다시 만난다.
렌터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작된 인연. 그렇게 두 사람의 짧고 인상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해든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남자이고, 정원은 안정이 곧 행복이라 믿어왔던 여자다.
단 며칠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끝없이 대화하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실패도 미루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은 정원의 인생에 처음으로 안전적인 길 말고 다른 길에서 매력을 느끼게 된다.
너무 짧아서 더 뜨거웠고, 가슴에 새겨진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정원의 마음은 더 이상 예전의 안정적인 삶이 이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 소설은 여행이 끝난 뒤의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녹아있기 때문이이었을테다.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정원은 점점 자신이 누군지 잃어간다. 모든 게 알맞게 맞춰진 퍼즐처럼 돌아가지만, 딱 하나, 정원의 마음만은 맞는 퍼즐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TV 속에서 다시 만난 해든의 모습은 그녀 안에 묻어두었던 감정을 되살아나게 했고, 그 순간 정원은 깨닫는다.
해든과의 시간을 경로 이탈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사건이었음을. 안정적인 삶보다 의미 있었다는 것을.
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게 되는 사건이었음을.
우연히 읽은 책에서 인생 문장을 만난 사람처럼.
킬링 타임으로 본 영화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대사를 만난 것처럼.

<<드라이브 피플>>은 한 순간의 불장난 같은 사랑으로 시작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한 사람의 여정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안전한 길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보이는 진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다시 붙잡고 운전대를 잡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
지금 이 순간에도 익숙한 삶 속에서 이유 없이 답답함을 느끼는 당신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가끔은 경로를 벗어나도 괜찮다. 그 길 끝에서, 당신이 진짜 원하는 방향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당신의 마음에 불을 지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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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1
우연은 벼락처럼 선명했다. (...) 그 왕재수 대가리가 왜 자꾸 마음에 걸릴까?
결혼을 앞두고 이런 일에 휘말리는 내가 한심했지만, 지금 나는 그 사실 여부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그내, 내가 잠깐 미친 게 분명하다. 인생의 아주 특별한 재난 구간을 지나고 있으니까.


>밑줄_p75
건영은 항공 길이 열리면 오라고 나를 설득했다. 어쩌다가 낯선 남자와 같이 렌터카를 타게 됐다는 건 말하지 않았다.
그때는 몰랐다. 그 차에 탄 순간, 내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거라는 걸. 작은 거짓말 하나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더 큰 거짓말을 낳게 될 거란 사실마저도.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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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단편선 소담 클래식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배인섭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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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을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본인의 자리를 찾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변신: 카프카 단편선>>은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불안한 화자를 등장시켜 독자들에게 직접 답을 찾아보게 한다.
이 책에 담긴 세 편의 단편소설은 불우한 시절을 보낸 그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살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화부>는 어린 소년 카를 로스만이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새로운 세상은 희망의 공간이 아니라, 이유 없는 규칙과 차가운 시선이 가득한 낯선 장소다. 소년은 그 질서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도 전에 밀려나 큰 좌절을 경험한다.
<선고>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한 장면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들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전하려 했을 뿐인데, 아버지의 죽음 선고를 받아들인다.
<변신>에서는 어느 날 가장이 벌레로 변하면서, 가족의 태도와 관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을 그린다.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순간, 그는 더 이상 가족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니라 여긴다. 평생을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살아야 했던 프란츠 카프카. 그의 어린 시절은 삶 전체를 병들게 했다.

세 작품을 통해 인간은 얼마나 쉽게 관계 속에서 밀려나고, 사회의 기준 앞에서 존재의 가치를 잃는가에 통감할 수 있었다.
카프카는 기괴한 설정과 안타까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불안, 죄책감, 무력감,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듯한 외로움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도 닮아 있다.
그래서 세대를 거듭하며 새롭게 읽히고 해석되고 있는 게 아닐까.

고전을 많이 접하진 못했지만, 그동안 읽은 작품들에 비해 <<변신: 카프카 단편선>>은 어렵고 먼 고전이 아니었다.
오늘날의 인간들이 가진 고민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가족 안에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 속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존재를 인정받고 있는지 조용히 묻는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있다 말하는 많은 심리서나 철학서를 프란츠 카프카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작품 전체에서 그의 비관적인 정신 상태를 엿볼 수 있었다.
<<변신: 카프카 단편선>>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카프카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다시 불러낸다.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 역시, 생각보다 훨씬 낯설고 위태로운 곳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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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95
버스는 그가 추락하는 소리를 아주 쉽게 감춰 버릴 것이다. 나직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어머니, 전 그래도 항상 부모님을 사랑했습니다." (...)



>밑줄_p200
점점 더 말이 없이 거의 무심코 주고받는 시선만으로 그들 부부는 이제 딸을 위해 훌륭한 신랑감을 찾아봐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목적지에 이르렀을 때 딸은 가장 먼저 일어서서 젋고 싱싱한 몸을 길게 폈다. 그런 딸의 모습은 그들 부부가 꾸는 새로운 꿈과 좋은 계획들이 옳다는 징표처럼 보였다.




>> 이 서평은 소담출판사(@sodam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변신카프카단편선 #프란츠카프카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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