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작가의 작품이란 것외에는 아는 정보없이 책을 골랐다. 50인의 이야기라는 것도 책을 읽어나가면서 알았고 처음엔 각각의 인물들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해 어리둥절해하며 읽었다. 읽어나감에 따라 인물들의 이야기가 얼기설기 얽히면서 조금씩 이해가 갔지만 나쁜 기억력 탓에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헷갈리기도 했다.그럼에도 계속 읽어나가기에 충분할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었고 작가의 문장은 딱 알맞게 다정하고도 건조했다. 조금 마지막에 모든 인물들이 모여진 사건에는 당황했지만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다. 참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책이다.
은희경의 단편소설 4편의 모음집이다. 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보통 뉴욕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뭔가 낭만적이고 세련되고 적당히 이국의 도시적인 그런 여행가들의 필터가 이 소설에는 없다. 분명 뉴욕으로 여행을 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약간 핑크빛의 세상은 아름다워 하는 여행지의 흥분이 섞인 감상은 들어있지 않다. 뭔가 사람들의 불편하고 어색한 부분이 좀 더 포커스되어있다는 느낌이다.은희경 소설에서 느껴지곤했던 위트가 이 작품들에선 드러나지 않아서 그건 조금 아쉬웠다.
제목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소설이다. 최근에 읽은 책 중 ‘불편한 편의점‘과 분위기가 비슷한 결인듯 싶다. 따뜻하고 정감있는 공간인 휴남동 서점에서 각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위로를 받고 또 그 공간에 각기 다른 의미로 자신을 위치시키며 또다른 이에게 위안을 준다. 실제로 이런 서점이 근처에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서점 혹은 도서관, 책들이 소재가 되는 이야기들은 항상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듯 하다. 뭔가 마음이 불안하거나 불편할 때, 아니면 그냥 좋은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 때 가볍게 읽기 좋다.
이 책은 여러모로 고마운 점이 있다.일단, 최근에 책을 읽어낼만큼의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계속 받아왔는데 이 책은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한숨에 다 읽어내릴수 있었다. 집중력이 제로까지 떨어지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을 선사해줘서 고마웠다.두번째로 ‘취미로 하고있어요‘라고 말하기엔 좀 진지하게 피아노를 치고있는 입장에서 내 정도보다 훨씬 농도짙게, 심도있게 ‘아마추어‘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다른 직업을 가진 이의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과 공감, 위안을 한꺼번에 느낄수 있어서 고마웠다. 내 부족한 언어로는 피아노를 취미생활임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파고드는 이유를 설명해 낼 수 없지만 겨울님이 표현해 낸 피아노가 좋은 이유에 기대어 비록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공감해낼수 있기 때문이다.과거의 언제였더라도 한번쯤 피아노를 배워본 경험이 있거나, 피아노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듯 하다.추가로, 예약구매 선착순 안에 들어 사인본 책을 받아서 정말 기뻤다.
무라카미하루키의 클래식 lp앨범 덕질을 쳐다보게되는 책이다. 물론 100곡이나 되는 그의 소개곡중 아는 것은 극히 일부이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된다. 역시 하루키의 필력은 인정,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소설보다는 에세이들이 훨씬 읽기 편하다.클래식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더 읽기 편할것 같고 없더라도 완독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하루키의 취미생활에 대한 열심인 소개를 듣는 기분으로 조금씩 읽으면 될것 같다.다행히 각 장이 3페이지 정도로 짧은 편이라 끊어읽는 데에도 부담이 없다. 끊어읽다가 끝까지 읽을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