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끌리는 책들이 있다. 이 책도 그중 하나였다. 워낙 색깔로서의 파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파랑은 여러 의미를 함축할 수 있으므로 이 책이 말하는 천 개나 되는 파랑이 뭘까도 궁금했고 제목만으로는 절대 짐작할 수 없었던 sf장르라는 소개에 더 궁금해졌다.신인작가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유려한 문장과 잘 짜여진 이야기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속도감, 담담한듯 묘사되었으나 평면적이지는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참 좋은 책이었다. 잘 쓰여진 글들은 글 안에서 억지로 감정을 과장하여 폭발시키지 않더라도 감동 혹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특히나 한없이 가라앉거나 세상이 더없이 회색으로만 보일 때 읽어보길 권한다.
간만에 좋은 책을 찾았다. 요즘처럼 집(이라기보다는 집값)이 화두에 오르는 시절도 드문듯 여겨지지만, 사실 집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건 정말 맞는 말이다. 그래서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해 쓰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매우 크게 와닿았다.누구나 살면서 여러 집을 거쳐가게 되지만 그 집들을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되는 것은 다 같을거라 생각된다.또 집 안에 엄마의, 여자의 방이 없을 확률이 높은 우리 사회의 집들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이 많이 되었다. 공간이 부여하는 의의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지나온 공간들을 다시 추억해 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음.
밀레니엄 시리즈 첫권을 우연히 읽게된 후 꽤 맘에 들어 원작가가 쓴 4권까지는 부지런히 읽었었다. 주인공인 리스베트도 충분히 독특하고 매력있는 캐릭터였고 흐름도 빨라서 읽기 편한것도 있었고 즐겁게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아쉽게도 작가가 사망한후 다른 작가가 시리즈를 이어 썼다길래 그 이후는 좀 읽을까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읽어보기로 하고 도서관서 빌려서 읽어나갔는데..사실 시리즈간 좀 간극이 느껴지는것은 사실이고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시리즈에 등장하는 쌍둥이동생은 좀 뜬금없고 그냥 시리즈를 이어나가려면 새 작가가 이끌어나갈수 있는 새 캐릭터가 필요했나보다고 생각중. 그럼에도 나쁘지는 않았고, 완결의 의미도 있다고본다. 원작자라면 다른 식의 결말이었을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일.완전 다른 작가가 이어쓴거를 감안하면 많이 벗어나지 않고 호흡 잃지않고 나름 이해가는 선이라서 만족하기로 했다.(사실 더 끌고가기도 힘든 지점에서 잘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함. 더 나온다면 아마 안 읽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