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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 내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2020년 최장기 인문 베스트셀러였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를 쓴 저자의 두 번째 인문 에세이이다.
그는 인문,철학,문학,예술 등 폭넓은 독서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좋은 문장들을 10년간 꾸준히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문장을 선물 받은 이들이 각자만의 '인생 문장'을 가슴 속에 품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저자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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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상에서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부를 일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서로를 ~엄마, ~아빠, ~대리, ~팀장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부르지요.
호칭으로만 불리는 삶은 온전히 '나를 위한 삶'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역할로만 불리다 보면, 정작 내 이름은 잊고 사는 날이 많습니다.
우리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건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입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사랑스러운 존재로 만들어주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목소리들을 통해, 그 다정함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살아갈 힘을 얻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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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잊지 말아요, 당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걸_나를 사랑하는 법
2부. 사랑하게 되니, 우주가 생겼다_너에게 다가가는 법
3부.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하려면_우리를 돌아보는 시간
4부. 우리들의 따뜻한 날을 위해_함께 성장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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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파트에선 주제에 맞는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오간다.
그리고 그는 고르고 고른 문장을 독자에게 살며시 건넨다.
때론 처방이 되기도 하고 선물 같기도 하며 파랑새처럼 마음 속으로 날아와 앉기도 하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글들이었다.
이래서 '인생 문장'이라는 말이 있는 거구나 새삼 깨달았고 저자의 세심한 글들이 더해져 더욱 위로 받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내가 알지 못하고 지나쳐왔던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의 작품을 알게 해주었고 이 한 권에 이렇게 많고 좋은 작품들이 엑기스처럼 농축되어 있다는 게 놀랍고도 행복했다.
마치 내가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과자와 사탕들이 가득 담긴 커다란 선물바구니를 선물 받은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항상 에세이 리뷰마다 얘기하지만 흔한 위로글이나 공감 유도글 전혀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삐딱하게 받아들일 때도 있었다.
'네가 내 인생 살아봤냐!'라는 반발심이 든달까.
'뭐 다 잘된다 그러고 다 괜찮대. 그런 말 누가 못 해?'
너무 쉽게 글을 쓴 듯한 문장들을 쉽게 접해왔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읽은 에세이들 모두 진정성이 느껴져서 그 선입견이 깨지던 와중에 만난 올해 마지막 에세이가 바로 이 작품이다.
참 담백하고 조심스럽게, 하지만 온기를 품고 다가오는 이 책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잘 익은, 깊은 맛이 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