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쓰는 글 중에서 일기가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해요."💬#더셜리클럽 저자의 일기(2015~2019)와 상하이 여행기(2017), 월기(2020)를 담은 산문집이다.그녀가 써왔던 일기 중에서 생판 남에게 보여도 상관없겠다 싶은 글들을 모아놓은 "실제" 일기라는 점이 묘한 호기심을 자극했다.실제 일기는 아니지만 이전에 읽었던 일기 형식의 소설이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였는데, 그 때도 타인의 속살을 몰래 엿보는 이상야릇한 기분이었어서 이번 일기는 과연 어떨까 굉장히 궁금해졌다."오래전에 두어 번 같이 잤던 애가~"일기의 첫 문장부터 동공이 흔들렸다.잠깐만요, 이거 괜찮은 거예요?시원한 육두문자가 나오고 생리불순에 구 애인들과의 에피소드까지.아 이거 진짜 일기구나 싶었다.그리고 코로나 이전의 글들이라 그녀의 지인들과 새벽까지 파티를 하고 음주가무를 즐긴 이야기들을 읽으니 새삼 그때가 너무나 그리워지기도 하였다.그리고 소름 돋았던 부분...갑자기 블루종 치에미의 "산쥬고오쿠"가 듣고 싶어서 유튜브로 일본 개그프로를 찾아 본다던지 <안녕,프란체스카>를 정주행 하는 모습...내가 아니던가!요즘 오분순삭이나 옛능에서 다시 올려줘서 또다시 빠져있는 나였다.(Ps. 거침킥도 그 중 하나)안그래도 얼마 전 2021년도 일기를 정리하면서 보니 스물 세살부터 써 온 일기가 벌써 여덟 권이 모였다.한 차례 다시 정리하면서 몇 년 만에 들여다봤더니 참 많은 생각과 감정이 일었다.내 성장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긴, 흑역사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 지나간 인연들의 기록이라 할 수도 있겠다.이 맛을 한 번 보면 진짜 만취한 상태에서도 일기는 쓰고 자게 된다.기억은 오염되고 바래지지만 글로 눌러 쓴 추억은 영원하다는 점 때문에.그녀의 일기를 읽으면서 또 한번 느꼈다.오늘 일기엔 이 책에 대한 이야기도 써야겠다.🏷182p.일기 말고는 내 편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지나고 보면 더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