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과 망원 사이 - 1인 생활자의 기쁨과 잡음
유이영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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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8회 대상 수상작》

신문기자 9년차이자 마포구에서만 7년째 독립하여 살고 있는 작가의 동네 탐방기이다.

그녀는 주로 홍대 근처에서 거주하며
기존 원주민들과 새로 유입된 사람들이 섞여 풍기는
묘하고 설레는 이 동네 분위기를 사랑한다.

여행하기 어려운 요즈음,
오히려 가까워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신의 동네에서
보물찾기를 해보길 권하는 그녀.

허름한 식당에서 혼밥을 해보기도 하고 시장을 둘러보기도 하며
밤에만 찾아오는 쌀국수 트럭에서 뜨끈한 쌀국수를 먹기도 한다.

그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와 달리기를 꾸준히 하며
'쓰고 달리기' 모임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도 함께 보면서 읽어내려가니
그 동네의 분위기가 어렴풋이 느껴지면서
'아 저 식당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란 생각도 들었다.

비단 서울의 핫한 동네라서 볼거리가 많다기보다는
나 역시 한 동네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아직도 가보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이참에 슬슬 걸어다니며 우리동네 골목깨기(?)를 해볼까 싶다.

이제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금지라니...
심심한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우리동네 보물찾기나 하며
그것 또한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가서 걷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숨은 맛집이란 걸 알게 된다면 더욱 기쁠 것 같다!)

💬작가의 말

"동네를 거니는 나의 여정이, 멀리 떠날 수 없는 시기에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밖으로 나가 동네를 걸어보라고, 숨은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라고 동네 보물찾기를 제안하고 싶다.
익숙한 장소를 낯설게 보는 일이야말로 여행의 감각에 가장 가까워지는 경험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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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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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이탈리아에서 독립한 작은 섬나라, 삼탈리아.
시와 낭만과 똘끼로 충만한 이 곳에 이원식은 밀입국하기로 결심한다.
'이원식의 좌충우돌 삼탈리아 여행기' 쯤 되려나.

📖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원식은 김밥이 아주 싫다.
어머니가 만들어 파는 김밥은 모두가 인정할 만큼 아주 맛있지만
원식은 김밥은 예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멋들어진 시인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쓴 시를 교수에게 내밀게 되고
교수는 종이에 똥가루 흩날리지 말고 요리나 하라고 말한다.

"그래 그럼 요리를 멋들어지게 해볼까? 김밥과는 차원이 다른 걸로!"

그리하여 원식은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게 되고
갖은 수모와 코믹한 일들을 겪으면서 레벨업을 하게 된다.

짜장면으로 최고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집중하다 그만 사랑스런 또라이 여자친구를 데리러 가지 못 해서
결국 여자친구를 잃고 무단결근한 채 울며 지내다 직장도 잃지만
그 뒤로도 라멘에 도전하여 최고경지에 도달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라멘 냄새에 이끌려 들어온 또라이 여자친구와도 멋들어지게 재회 성공!

그리고 원식은 자신의 우상인 삼탈리아의 허접한 시인이자 위대한 요리사
'조반니 펠리치아노'를 찾아가 전설의 파스타 레시피를 배워오기로 결심하고 그리스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는데...!

🗣
"신사 숙녀 오뎅 여러분, 그리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휴대전화를 쓰실 수 있으며,
비행기가 게이트에 완전히 멈출 때까지 자리에 얌전히 앉아 계시면
굳이 때리진 않겠습니다."

그 후 친절히도 밀입국하는 경로까지 알려주는 안내방송을 들으며
원식은 더더욱 설레게 된다.

가까스로 숨어들어온 삼탈리아는 원식이 생각한 것보다 더 이상한 나라였다.
이 멀고도 작은 섬에서는 한국의 시가 화폐가치보다 우위에 있어서
식사를 하고 계산대에서 멋들어진 시를 한 편 낭송하면 계산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는 화폐처럼 돌고 돌았고 삼탈리아인들은 점차 새로운 한국 시를 갈구하고 있었는데 원식의 가방에는 한국 시집 신작들이 가득하였고 그는 이곳에서 이 시집들로 잘 먹고 잘 산다.

✏
시인을 꿈 꿨으나 똥가루 같단 말을 듣고 원래 재능이 있던 요리로 다시금 예술을 꿈 꾼 원식.
한국형 블랙코미디에 아직 익숙치 않은 나이건만 이건 좀 웃겼다.
의식을 함께 놓고 즐기며 삼탈리아를 휘젓고 나온 듯한 이 오뎅 같은 기분 ㅋㅋ
다 적지 못 할 정도로 웃긴 부분들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시 사랑'이 돋보였고 나도 모르게 삼탈리아인들에게
생소한 한국 시를 낭송하며 그걸로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직 삼탈리아 여행의 후유증이 남아있어서 리뷰도 삼탈리아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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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세 ㅣ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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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향 시리즈 ; 다섯번째 작품
향기, 영향, 방향 등 다채로운 의미를 품고 있는 '향'처럼
작가정신의 향 시리즈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소설들을 다루고 있다.

총 18개의 소설이 나올 예정이며,
이번 인간만세라는 소설을 읽고 앞으로 읽게 될 소설들까지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워낙 특이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읽어왔던 소설들은 기승전결이 확실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더욱 당황스러웠고 읽는 내내 헤매다가
어느 순간 책이 끝나있었다.
'이 작가님은 문자로 추상화를 그리는 건가?' 싶었다.
하나하나 떼어서 보면 각기 내용이 있다 분명히.
근데 합쳐서 읽다 보면 길을 잃기 일쑤다.

도서관에 똥을 먹는 괴물이 살고,
게임 NPC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며 찾아오는 KC란 인물이 있고,
삐뚤어진 듯하다가도 가장 현실적인 진진이 있고,
가장 이상한 '나'가 있다.

도서관에서 상주작가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인가?
그 때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쓴 소설인가?
갑자기 도서관에 괴물이 산다?

문학평론가의 평이 나오자 '살았다!'라는 기분이었다.
이제 나를 이해시켜주겠지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완전히 절망했다. 분명 한글인데 전혀 이해를 못 했다.

내용 자체가 어렵다기보단 우리가 워낙 틀에 박힌 구성과 서술법에 익숙해져있다 보니, 갑자기 새로운 형식을 접하고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희한하게 재미는 있었다.
단순히 똥을 많이 외치기 때문만은 아니고
작가의 당당함과 용기가 느껴지는 글이었달까.

오랜만에 책을 보고 작가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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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삼천아살 1~2 - 전2권
십사랑 지음, 서미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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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자꾸 나를 방해하는 거죠? 날 연모라도 하는 건가요?"
"...그대가 나를 알기 전부터 나는 그대를 연모해왔소."

📖
주변 국가 중 가장 번성했던 대연국 황제의 외동딸, 제희.
그리고 그녀와 이제 막 사랑을 키우기 시작한 좌자진.
둘은 하늘이 점지한 연이었으며 신선이 되어 오래도록 함께 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모두의 운명을 바꿔버린 천원국과
그에 가담한 좌자진의 아버지로 인해 둘은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불타버린 황궁 속에서 모두가 불타 죽고, 오직 제희만이 살아나오게 되는데...

곱디 곱게만 자란 공주는 오로지 복수만을 생각하며
신선의 밑에서 술법을 익히고 체력을 단련하며 때를 기다리고
마침내 복수를 완성시켜 줄 전설의 '혼등'이 잠들어있는 향취산에 하인으로 잠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는 제희가 눈을 베어 실명한 좌자진이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산주의 제자로 지내고 있었고 제희 역시 그를 모른체 지나가지만 좌자진은 자꾸만 제희의 곁을 맴돌며 기억을 찾으려 애쓴다.

한편, 바람기 가득한 '구운'이라는 또 다른 제자는
술법으로 외모를 변장해 들어온 제희의 내면을 한 눈에 꿰뚫어보고
괜시리 괴롭히다가 한없이 다정했다가 장난을 걸기 일쑤인데
제희는 이 알 수 없는 사내에게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마치 예전부터 자신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 사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평범한 하인의 모습을 한 제희는 말투와 행동까지 그들처럼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복수의 끝은 자신 역시 혼등에 의해 소멸될 것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려 하지 않았던 제희.

하지만 그녀의 결심이 자꾸만 흔들리고 있었다.
평범한 여인의 삶을 살게 해주겠노라 약속한 또 하나의 사랑 때문에...

결국 혼등을 훔쳐 달아난 제희는 본래 공주의 모습으로 각성하게 되고
향취산을 홀연히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찾아헤매는 구운과 좌자진.

자신의 첫 마음을 주었고 결혼을 약속했으나 자신을 배신한 남자.
능글거리는 바람둥이 같았지만 자신에게 일편단심을 약속하며
목숨까지 건 남자.
제희는 어느 운명을 선택할 것인가.

✏
오랜만에 간질간질한 소설을 만났다.
인간과 요괴와 신선이 공존하며 판타지스러운 분위기가
이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한 것 같다.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희의 환생을 무려 열 번이나 지켜봐왔던 그 남자의 이야기가
제희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잘 보여준 것 같다.
간만에 이런 류의 드라마를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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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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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즐거운 소설이다. 이렇게 즐거운 소설은 다시는 쓸 수 없을 것이다."
_무라카미 류

이 이야기는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1969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류는 그 시기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세 번째로 즐거웠었다고 말한다.

당시는 아직 베트남 전쟁중인 혼란의 시기였으며,
여학생들은 머리를 물들이고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녔고
남학생들은 히피문화를 따르며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때였다.

소설 속 주인공은 열일곱 살의 '겐'.
겐은 학교의 체제에 반발심을 갖고 있었고 선생들의 위선에 치를 떨었으며
미소녀들에게는 한없이 약한 그야말로 재미난 캐릭터이다.
심지어 학교 제일의 미소녀가 데모하는 남학생을 멋있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곧바로 데모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미소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었지만
그의 화려한 언변으로 동지들을 모아 계획에 성공한 겐!
그들은 학교 옥상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벽에는 페인트칠로 선생들을 조롱한다.
심지어는 교장 책상에 x까지 싸지르고 나와버리는데...!

다음날 학교는 발칵 뒤집혔고 매스컴에서는 연일 이 사건을 내보내며
겐과 패거리는 그야말로 시골의 유명인사가 된다.

그러나 동지 중 한명이 실토하는 바람에 패거리들은 경찰조사까지 받게 되고
간신히 퇴학만 면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열혈 문제아 겐은 기죽지 않는다.
미소녀들을 섭외해서 이번엔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아름답지 않은 것 또한 죄다!

겐은 자신의 위대한 사상을 토대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시작하는데...

✏
초반부터 외설적인 단어를 거침없이 쓰는 겐에게 처음엔 당황하였으나
어느 새 겐에게 동조하여 바리케이드를 함께 쌓고 있는 내가 보였다.
겐과 함께라면 너무도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친구들 역시 그에게 빠진 것이겠지.
읽는 내내 (ㅋㅋㅋ) 웃음이 날 때도 있었고 생각지도 못하게 심각해질 때도 있었다.

실제로 작가는 나이가 든 지금도 여전히 음식과 클럽을 즐기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 잃어버리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읽는다면
분명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듯하다.

인생은 무라카미 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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