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시럽눈동자 시작시인선 250
임현정 지음 / 천년의시작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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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방, 하얀 거실, 내 유리 탁자 위엔 <사과시럽눈동자>. ‘흩어지기 직전의 것들‘ ‘말 대신 꽃잎이 날아갔음 해‘ ‘안녕, 내 사랑 비로소 햇빛이네‘ ‘불안은 노랗고 시큼한 맛‘...감각의 맛, 감각의 빛, 왜 나는 자꾸 얼음꽃이 생각나는지,반짝빤짝 글썽글썽 ‘사과시럽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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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 시인동네 시인선 32
한상권 지음 / 시인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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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이 아름다운 시간이니 단디해라 >는 전언의 시집.

 

책도 단디 읽고

밥도 단디 먹는 거다

사랑도 단디하고

외로우면

외로움도 단디 하는 거다.

                      -단디」 부분-

 

 더 익을 것도 씹을 것도 없는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이 조각들이

고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오늘은 참으로 배가 부르다

만두꽃처럼 납작납작 부풀어 오른 아침

                    -납작만두」부분-

    

 그러고 보니 나무와 나무 사이,

이 조그만 사이 같은 거리가, 더 오래

우리를 뭉클하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이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적막이

너와 영원한 도반이 되게 할지 모르겠다.

                                     -도반」부분-

 

시인은

사소하고 보잘 것 없어서 돌아보지 않는 배경에서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너와 나 사이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詩로 <단디> 그려내고 있다.

황태와 조개가 느슨하게 연대하는 방식맑은 국물맛으로,

 때로는 맵고 진한  맛으로 .

 

"늦지 않게 오려고

 이리 늦었나보다"

 

내게로 번져오는

시의 울림!

 

"늦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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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있다 서정시학 서정시 132
이우걸 지음 / 서정시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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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있다아직도를 부사어로만 읽고 싶지 않는 시집이다.

 

“70, 내 생의 나이테”, “밤 새워 썼던 것모아놓고 보니 쓸쓸하다.”< 시인의 말>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들 시편을 읽고

쓸쓸해지는 마음이 지어 불러보는 섬 이름,

아직도()!

 

피면 지리라

지면 잊으리라

눈 감고 길어 올리는 그대 만장 그리움의 강

져서도 잊혀지지 않는

내 영혼의

자줏빛 상처

-모란

 

그리움의 강이 흘러 자줏빛 상처가 아물지 않은 자리에 아직도()’라는 섬이 있다.

 

껴도 희미하고 안 껴도 희미하다

초점이 너무 많아

초점 잡기 어려운 세상

차라리 눈감고 보면

더 선명한

얼굴이 있다

-안경

 

짓밟혀서 돌아오는 어두운 사내를 위해

쓰다 둔 수저"가 있고,

꿈의 일기장이 있고,

어머니의 반짇고리가있는

아직도

 

너는 위안이다 말없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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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박물관 문지 푸른 문학
김혜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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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지나 빛을 향해 나아가는, 불안한 영혼들의 꿈을 위한 실험실영혼 박물관.

 

명랑할 만한 근거나 요소가 없다고 해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명랑하게사는 독립명랑소녀를 통해 외로운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던 김혜정 작가가 이번에는 영혼 박물관을 꾸려 또 다른 솔미산아들에게 지상의 거처를 마련해 주고 있다.

 

 7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읽는 이를 끝까지 긴장시키는 탄탄한 구성과 시적인 문체를 견지하며 진실이라는 게 사실 너머에 있는 거잖아.”라는 인식을 곡진한 이야기로 풀어내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많이 아프고, 외로웠을까생각하며 가슴이 저려왔다.

 

 학교 폭력, 그것도 성폭력 사건에 휘말려 징계를 받은 후 자퇴를 한 무언의 죽음과 애도의 시간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이상 지금, 여기서 뭘 해야 하는지 찾아야지. 맥락의 다리를 건너 우린 또 다른 시간을 맞이해야 하니까.” ( 영혼 박물관).

 

 성에 눈뜨기 시작한 또래들에게 성적 함의를 담은 별명인 번데기와 동정녀로 놀림감이 되고 있는 소년과 소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년의 마음속 투구를 쓴 유리인형인 소녀, 마리아를 둘러싼 성(혹은 )과 성()의 세계.

그땐 정말 고마웠어. 너 아니었으면…….”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는 백조, 그게 나였어.”

네가 나를 바라봐준 그 순간부터 견딜 수 있었어. 네가 나를 견디게 해 준거야. 그리고 …….” (, 스러운 그녀).

 

 남한에 와서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 곳, 자신의 뿌리를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준 셋넷학교대신 야심차게 일반고에 진학한 은우가 겪은 만만찮은 학교생활과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대해 사람이 아닌 셋넷학교의 토종닭에게 하는 고백.

누군가가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건 존재의 이유가 되잖아. 그곳이 머무르고 싶은 곳이라면, 여기는 내가 있어야할 곳이라고나 할까.”  (직녀의 골목).

  

조금만 움직여도 팔다리가 꼬이고 얼굴이 비틀리는, 사람들이 말하길 배냇병신이라는 소녀. 몸은 병신인데 의식은 멀쩡할 뿐 아니라 감각은 더 예민한 소녀의 사랑과 질투. 미성년 장애인 성폭행 혐의로 몰려 구속 수감된 의 침묵과 엄마의 합의금.

침묵과 굴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때 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 드리운 절망 말입니다.” (침묵).

 

너 내 이름의 뜻이 뭔지 아냐?” / “바람!”

엄마가 가출하고 아빠 회사의 부도로 전학 온 대성이 만난 하와! 하와는 파키스탄 아버지를 두어서 파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재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하와의 아버지가 재구의 아버지를 구하려다 죽어버린 화재 사건.

삶이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어제와는 너무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엄청난 사건이 내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나는 둘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나왔다. 주머니 속의 병을 꺼내 귀에 대었다. 바람 말이야, 숨을 고르면서 산을 올라. 그 과정에서 삶이 무수한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걸 터득하게 되는 거지. 언젠가 하와가 했던 말이 들려왔다.” (하와).

  

황금햄스터 별이를 맡길 곳을 찾기 전에는 엄마가 있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는 초등학교 2학년 현모의 하늘나라 입국 절차.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자서 또자라고 이름 불러준 개. 재개발 붐에 밀려 궁전여관 달방에 밀려나 앉는 동안 빈집에 두고 온 또자를 잃어 버리고 열병을 앓는 소년의 이야기.

또자가 듣지 못하는 개라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또자에게 말했다. 또자, 넌 행운아야. 세상의 모든 소리가 다 좋은 소리가 아니니까. 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잠자는 시간이야.”

이사를 가면서 개를 버리고 가는 집이 많다고 했다. 개들은 안락사를 당하거나 압착기에 눌려 형체도 없어진다고.” (또자는 어디로 갔을까).

  

세상에 혹은 삶 속에 내재해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않고 아프도록 응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냐고 물어보면 작가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직녀의 골목에 나오는 탈북소년 은우의 입을 통해 상처와 정면으로 대면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거든.”

곧이어, 영혼 박물관의 순태가 말하는 영혼을 부검하는 방법을 가만가만 속삭이듯 말해 줄 것 같다. “그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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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65
원구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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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염증이 날 때 / 당신이 울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 라고 말하는 시인.
`물`과 `불`과 `돌`과 `흙`으로 구성된 독특한 원시의 풀밭 위로 언어들을 방목하고 있는 시인의 『비』에 흠뻑 젖는다. `쾌락이여, / 너는 과연 물 속에서 완성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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