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참 이상한 마음 황인찬 시에세이 2
황인찬 지음 / 안온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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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참 이상한 마음

시에세이는 처음이라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는데 우시사에서 읽었던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 걸 읽으며 이런 걸 시에세이라 하는구나, 했다. 다른 사람의 시를 작가님이 그만의 언어로 그에 얽힌 일화를 풀어주는 걸 가만히 읽다 보면 잔잔한 재즈 음악을 듣는 것 같다.

황인찬 시인의 시가 아닌 글은 처음 읽어보는데(우시사 제외)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어투로 말을 건넨다. 시가 어려운 사람에게도 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다정하게 다가와, 너만의 속도로 읽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조용히 따스한 미소를 지어주는 태도가 책에 묻어나온다. 작가님의 그런 마음이 독자에게도 전해져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시를 읽을 때 다 이해할 수 없어서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괜찮다고 너만의 속도로 읽으라고 다독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시가 어려운 사람에게도 시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것 같달까. 이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소개하시는 시를 같이 읽고 작가님의 생각이 담긴 짤막한 글을 읽으며 함께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읽어본 시부터, 찾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시까지 읽으며 시야가 넓어진 듯한 느낌과 함께 시를 바라볼 때 편하게 보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기분을 받았다. 덕분에 시를 읽을 때 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시를 어려워하는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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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생각한다 -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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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생각한다


처음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동물이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철학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읽을수록 예측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생각하는 동물‘은 인간이며, 먹이 사슬 최상위 개체로 존재하는 인간이 다른 비인간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책은 1부~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와 그런 세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주로 서술하고 있다. 책에서 서술하는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보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사냥, 사육에 이어 동물 실험, 동물원까지 인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인간만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대하고 있다. 게다가 같은 생명을 가진 피조물로 대하기보다, 기계처럼 대한다. 고장나면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것처럼. 그런 상황이 되풀이될수록 인간은 자연을 마음대로 대해도 된다고 착각하고, 이 지구를 지속가능하지 않게 만든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ꖶዞ 개를 사랑하고 고양이를 사랑하지만 소는 사육하고 돼지는 잡아먹는가? 반려 동물과 그 외 동물을 가르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나면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모두와 나눠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육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회피하고 있었는데, 완전히 줄이기보다 조금씩 줄여나가는 등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나부터 행동해야지,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채식 지향을 일부러라도 sns에 전시하는 등의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함께 채식을 지향하고,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면 언젠가는 보다 윤리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동물은 생각한다‘를 읽으면 저번 달에 읽었던 위키드에서 말하던 것과 어느 정도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엘파바처럼 우리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식사에 육류 소비가 필요한 것인지, 육류 소비 이외에도 동물 실험이 꼭 필요한 것인지 등을 생각해본다면 고민에 휩싸일 수 있다. 정말 필요한 것인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생존이 목표였던 옛날과 달리, 눈부신 과학 기술 성장을 보인 현대사회에서는 더이상 영양 공급을 위해 육류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영양은 충분히 공급되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동물권 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사회가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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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 재판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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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결혼을 앞둔 지훈은 친구 양길과 함께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고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지훈의 약혼녀 선재는 같이 간 양길이 지훈을 살해한 것이라 확신하지만, 직접 증거 부족으로 양길은 3심까지 무죄 판결을 받는다. 양길이 보험금을 노리고 지훈을 살해한 것이라 확신한 선재는 양길의 유죄 증거를 찾기 위해 양길의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하여 관련 서류를 모두 복사하지만, 결국 보험금 소송에서까지 지급 판결을 받는다. 그런 양길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선재는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데.. 선재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서평
도진기 작가님의 책을 두 권째 읽지만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게, 우리나라 법조계를 굉장히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는, 자조가 섞인 시선이랄까.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너무 고여 있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잘못된 판결을 내리는 판사, 그 판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피해자와 가해자들. 실제 사람들의 사건을 판결하는 건데도 그 사람들의 울분을 풀어주는 것보다 자신의 판결이 틀렸음을 인정할 수 없는 ‘법의 체면‘이 더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는 법조인들의 면모를, ’4의 재판’은 여실히 보여준다.

보험을 노린 계획 살인이 주된 내용이다 보니, 실제 보험 살인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은 이 사건이 유죄로 판결날지 무죄로 판결날지 생각하며 읽게 된다. 현실은 비록 무죄로 판결받고 보험금 지급까지 성공했지만, 책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읽게 된다. 책에 나온 것처럼 법은 정의 구현보다 사회 질서 유지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법은 관심이 없고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그 쪽에 더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적 복수‘를 다루는 매체 컨텐츠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결말이 약간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글이 전개되는 내내 계속 쌓아온 분노가 해소되기에는 약간 부족했지만, 그것까지가 우리나라 법의 현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판결을 내린 판사의 체면보다, 잘못된 판례를 계속 지키는 ’법의 체면’보다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판결을 내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체면보다는 법의, 판사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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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전대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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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이다’에서 저자인 가브리엘은 인간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동물에 속하지만 인간은 여타 동물들과 달리 윤리 의식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간은 동물이 아니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은 단순한 동물에 불과하지 않다고 한다. 다른 동물들을 관찰하면 자연의 섭리에 순종한다. 교배를 통해 종을 이어나가고 배고프면 사냥이나 채집을 해서 배를 채우고 때가 되면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동물들이 윤리적인 이유로 인해 음식을 먹지 않거나 근친 교배를 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을 기울이고, 비건을 지향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동물임을 넘어설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라고 정확히 정의를 내릴 수는 없다. 인간은 무엇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인간은 무엇을 사유하며 살아야 할까?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는 게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까? 저자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 책을 다 읽어도 인간이란 그래서 무엇이다는 정의를 내릴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히 깨닫는다. 책에 나온 것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많은 것을 모름을 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인간이 동물이냐는 질문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없다.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의학 기술의 진보, 사회과학 기술의 진보 덕분에 우리가 모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코로나 19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위기를 막을 수 없다. 저자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름을 인정하고 무엇이 윤리적으로 옳은지를 숙고해야 함을 말한다.

사실 철학책은 거의 처음 읽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생소한 분야다. 그래서인지 책을 꽤 빨리 읽는 편인데도 이 책은 공부하는 느낌으로 2주에 걸쳐 천천히 읽었다. 미주가 많이 달려서 책의 앞, 뒤를 번갈아보며 읽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며 읽다 보니 낱낱이 파헤치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 경험을 했다. 책에 밑줄 하나 치는 것도 어려워하는데, 간만에 책을 읽으며 공부한다는 경험을 해서 신선했다. 인간이 ꖶዞ 단순한 인간이 아닌지, 다른 동물들과 어떤 점이 다르고 그래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라 인본주의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철학 입문 도서로도 추천드리지만, 교양서를 다 읽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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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나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송아람 지음 / 미메시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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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나

 

만화가 데뷔를 꿈꾸지만 습작만 만드는 미래는 자주 블로그에 댓글을 달던 만화가 도일과 승태와 만난다. 함께 술자리를 가졌지만, 미래와 도일은 서로에게 가진 호감을 은밀하게 내비췄다. 둘 다 애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참지 못해 결국 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미래는 오래 만났던 애인 상인과 헤어짐을 택한다. 도일도 장기연애를 하던 애인 명지와 미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결국 명지로부터 헤어짐을 선고받는다. 그 후, 미래와 도일은 연인이 되지만 아직 직업이 없는 미래와 만화가로서 벌이가 시원찮은 도일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결국 헤어진다. 헤어진 뒤 작업에 집중한 미래는 작품을 완성했고 우연히 도일과 마주친다. 도일은 미래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추지만 미래는 거절하며 끝이 난다.

 

굉장히 두껍지만 만화책이라 후루룩 읽을 수 있다. 2030세대뿐 아니라 취업 준비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했을 법한 현실과 돈 문제, 인간 관계를 다룬 책이다. 도일과 미래 뿐 아니라, 미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승태, 장기연애 후 결혼하고 싶어하는 명지 등 현실적인 인물들을 그려냈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보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굳이 바람이라는 소재를 넣었어야 했을까다. 굳이 이걸 넣었어야 했나,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장면들과 소재라서 보다가 다소 의아해지긴 했다.

 

새로운 사람에게 호기심이 일고 관심이 가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머리로는 다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그런데 굳이 해보면서 후회도 하고 갈팡질팡하는 등장인물들을 보면 혀를 쯧쯧 차기도 하고 비난하게 된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게 사실은 너무 현실적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현실에서 볼 법한 인물들이 현실에서 할 법한 행동과 말을 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인물을 볼 때마다 저러면 안 되다는데 하며 반감을 갖게 된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모두 응원하지 않게 만드는 책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은 책이라 읽으면 술술 읽힌다. 작가님의 다음 책은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소재의 그래픽 노블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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