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세계문학 - 만화로 읽는 22가지 세계문학 교양상식
임지이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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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좋아하는 편인데, 브론테 자매의 비하인드가 담겨 있다니 눈이 번쩍 뜨여 서평단을 신청해서 단숨에 읽어보았다. 만화책이라 2시간 만에 후루룩 읽었는데, 완독 후 읽어보고 싶은 책 리스트가 10권 이상 늘어난 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믿는다. 고전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안 읽어본 고전이 이렇게 많다니 하며 독서 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읽어봐야 할 책이 10권 이상 늘어나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재작년에 본 뮤지컬 ‘더 에이프릴 플스’와 관련된 작가인 폴리도리와 바이런의 이야기도 나오고 브론테 자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외에도 여러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번역가 이야기도 실려 있다. 한강 작가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실려 있는 걸 보고 역시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더 퀘스트답다고 생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프랜시스 베이컨의 죽음 이야기다. 물론 타인의 죽음이 웃기다는 건 아니지만, 그가 죽기 전에 한 실험이 다소 우스꽝스럽다. 그 전말이 궁금하다면, 직접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만화책이라 금방 읽혀서 한 번에 완독하는 것도 좋지만, 고전을 읽고 싶은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는 날에 꺼내서 한 꼭지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읽어볼 만한 책 가이드를 해주는 느낌이랄까. 꽤 두꺼운 책이지만 만화라서 거부감 없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고전 작가들의 비하인드를 알 수 있어 관심이 가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독서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책이다. 초등학생들부터 고전에 입문하고픈 어른들까지, 가볍게 읽기 좋은 책. 고전에 입문하고 싶은데 어떤 작품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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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그 후 이야기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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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
토토는 도모에 학원에서 배운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전쟁이 터지고 아빠의 생존을 기원하며 전쟁을 피해 사는 곳을 계속 옮겨야 했지만, 토토는 그 와중에도 소소한 행복들을 발견하며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종전 후 토토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연기를 배우고 성실히 노력한 끝에 여러 매체에서 찾는 배우가 된다. 학교에서 문제아라 칭해지며 퇴학당하던 토토는 이제 전쟁의 참혹함을 알고 세상 사람들이 그 무서움을 잊지 않도록 일깨우는 어른이 되었다.

✍️
김영사에서 42년 만에 창가의 토토 후속작이 나왔다고 해서 집을 뒤져 '창가의 토토'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성인이 된 지금 읽어보니 어린 시절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반가운 마음에 금방 읽었다. 도모에 학원을 다니며 자기 나름대로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힌 토토가 어떻게 컸을지 기대하며 '창가의 토토 그 이후 이야기'를 읽었다. 어렸을 때도 토토를 읽으며 토토가 잘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얘는 그래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늘 있었다. 이제는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그게 왜 그렇게 궁금했을까, 했는데 나는 토토가 나같았나 보다. 그래서 이 아이가 잘 컸으면 좋겠다는 걸 허구로라도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 토토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을 책으로 찬찬히 읽으면서, 이제서야 그 시절의 나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토록 고민하던 어린 내가 잘 컸다, 하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아, 나 그래도 잘 살고 있구나. 그 시절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고생했다고 누군가가 토닥이는 듯한 느낌. 책을 읽으며 위로받는 느낌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책을 도피처로 삼았던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고서 이 책을 읽으면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어린이로 살았던 모든 어른들에게 이 책을 읽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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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사랑니 TURN 4
청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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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며 잊어버렸던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떠올리는 책!
낭만 사랑니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다. 사회초년생들이 공감할 문장도 많지만, 사랑이 꼭 성애적인 감정만 있는 건 아니다. 인류애, 동료애, 가족애 등 다양한 형태를 지니는데 이 책은 그 모든 형태를 보여주며 결국에는 사랑이 이기는 걸 말한다. 주인공인 시린과 아버지가 갈등을 맺는 것도, 수보리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 고난을 겪는 것도 전부 사랑 때문이지만, 그 사랑을 갈등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한다. 시린이 사회생활을 힘들어 하니까 결국 수보리의 친구인 나호라가 도와주는 것처럼 사랑은 내 앞의 고난을 이겨낼 힘을 준다. 요즘 SNS를 보면 진상 참교육썰 같은 게 심심찮게 들려온다. 우리가 서로를 조금씩 더 참아주며 살면 지금처럼 화가 많이 날 일도, 다툴 일도 줄어들 텐데,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씁쓸한 마음이 조금 달래졌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며 눈물이 조금씩 고였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최종 함락당했다.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따수운 마음을 가질 수 있죠,, 전 사람 싫어 인간인데, 이 책 읽고 사람을 조금 더 믿게 되었어요 그리고 양치,,양치 열심히 하자.(?) 믿음 사랑 소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치아니까! 작가의 말을 보면 말미에 QR 코드가 있는데 양치 제대로 하는 방법 영상이라 끝까지 과몰입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덕후는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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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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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4시간 만에 읽는 동안 나는 내내 더치스가 애달팠다. 더치스는 엄마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 욕설만 내뱉고 폭력적으로 행동한다. 얘도 어린 13살에 불과한데 얼마나 세상이 차가웠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렸다. 더치스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녀가 약간씩 행복을 느낄 때마다 죽거나 떠나가는 걸 보며 더치스는 얼마나 자신의 존재를 탓했을지, 그 마음이 가늠도 안 간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동생도 자신이 떠나야만 행복을 느낀 걸 보면 얼마나 비참했을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 부둥부둥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온 세상이 이렇게 더치스를 미워해...
그냥 읽는 내내 마음이 아릿했다. 더치스가 행복을 느끼는 일이 절대 잘못된 게 아님을 알았으면, 이 모든 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님을 알았으면 한다. 범죄소설로 꽤 두꺼운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인물 관계도를 그리며 읽을 정도로 몰입되니 꼭 한 번 읽어보고 저랑 같이 더치스 부둥부둥단에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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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리베카 머카이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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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별을 하더라도 ‘안전이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합의 하에 혹은 상대의 잘못으로 끝을 내게 되더라도 상대방이 악심을 품고 보복하는 사건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싸움이 걱정되니 친구를 사귀지 말라는 말과 같다. 좋아서 만났고 이별을 겪는 건 양쪽이 똑같은데 왜 한 쪽에서만 범죄를 일으키고 악심을 품는 걸까.
이 책의 탈리아는 남자친구 외에도 다른 남자들과 자고 다녔다. 그러면서도 거식증에 걸려 그들이 요구하는 자신의 외관을 유지하는 데 집착한다. 그녀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척추 마디가 몇 개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말랐다는 건, 그녀의 룸메이트 보디만이 알아챈다. 모두가 그녀를 동경하고 부러워하지만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교류하기 위해서이지 소유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런데 왜 탈리아의 남자들은 탈리아를 소유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길 바라며 그녀를 길들였을까. 현재의 데이트 폭력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분명 지탄받을 일이지만 그게 죽어도 되는 이유는 아니다. 책에서 진범을 계속 당신이라 지칭하며 내용이 전개되길래, 진범이 당신인가 궁금해 했다. 또한 읽으면서 정체 모를 거북함과 역한 마음이 지속되었는데, 이 서평을 쓰면서 깨달았다. 그 역한 마음은 세상의 수많은 여성 혐오 범죄들을 그저 그런 범죄로 치부하고 넘겨버린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수많은 여성 범죄들을 대할 때 우리가 어떤 태도로 바라보는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 하에 사실은 가해자의 편을 들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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