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4시간 만에 읽는 동안 나는 내내 더치스가 애달팠다. 더치스는 엄마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 욕설만 내뱉고 폭력적으로 행동한다. 얘도 어린 13살에 불과한데 얼마나 세상이 차가웠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렸다. 더치스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녀가 약간씩 행복을 느낄 때마다 죽거나 떠나가는 걸 보며 더치스는 얼마나 자신의 존재를 탓했을지, 그 마음이 가늠도 안 간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동생도 자신이 떠나야만 행복을 느낀 걸 보면 얼마나 비참했을지, 소설 속으로 들어가 부둥부둥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온 세상이 이렇게 더치스를 미워해...그냥 읽는 내내 마음이 아릿했다. 더치스가 행복을 느끼는 일이 절대 잘못된 게 아님을 알았으면, 이 모든 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님을 알았으면 한다. 범죄소설로 꽤 두꺼운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인물 관계도를 그리며 읽을 정도로 몰입되니 꼭 한 번 읽어보고 저랑 같이 더치스 부둥부둥단에 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