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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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는 현재 트리샤의 시점과 과거 헤일 박사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과거와 현재 시점임을 명시하고 누구의 관점에서 쓰는지 사람 이름도 명시해서 시점을 혼동하지 않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걸 관조하다 중후반부를 넘어가면서 허겁지겁 읽게 된다. 출판사에서 책태기 극복 책이라 말하며 자신 있어 할 만큼 몰입도가 좋다. 장르 특성 상 범인을 추리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데, 반전이 있다는 걸 책 소개글에서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범인의 정체에 뒷통수가 얼얼했다.
다 읽은 뒤 내가 가장 유력 용의자로 의심했던 등장인물에게 심심한 사과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당신이 먼저 의심스럽게 했잖아요! 떡밥이 잘 회수된 편이지만 약간 인물들의 감정선이 이해가 안 되거나, 초상화가 어떻게 다시 걸렸는지와 같은 사소한 떡밥의 회수는 독자의 생각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들은 잘 넘긴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2시간 만에 완독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헬스장 가기 2시간 전에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가 예약한 요가 클래스를 놓칠 만큼 흥미롭게 읽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서평을 마친다. 추리 소설과 심리 묘사를 좋아하는 분들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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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함께 읽기
강대진 지음 / 북길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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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을 민음사에서 도전해봤는데, 잘 읽히지 않아서 실패했지만 표지의 아름다움에 홀려 다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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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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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과 같이,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은 여성 작가들의 소설은 늘 흥미롭다. 게다가 김주혜 작가님의 추천사, 한국 독자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작가님, 그리고 시대 추리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주는 삼박자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게 만든다.

주인공인 설은 '조선시대'의 신분이 '낮은' '여성'이다. 이 조건은 설을 끊임없이 좌절시키고 절망하게 했지만,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설이기에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고 할 수 있다. 몸종들과의 대화를 통해 단서를 얻는다던지, 통금시간에 다녀도 여성이기에 검문에 자유로울 수 있다던지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일개 '다모'에 지나지 않은 설이 다모 '설'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증과 응원하는 마음을 품고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호기심이 많아 무모한 결정을 내리는 설의 모습에 조마조마했지만, 그녀만이 사건을 해결하고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 거란 강한 확신을 가졌다. 과연 설은 이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고 어떤 '잃어버린 이름'들을 만나게 될지 뒷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다.

덧붙이는 생각이지만 가제본의 표지는 흑백이다. 설이가 찾은 진실이, 누가 누군지 구분도 못하도록 이름이 없어진 사회적 약자들이 갇힌 흑백 세상을 깨부수는 화살이 되어 그 이름들에게도 자신의 색을 되찾아주었으면 하는 의미에서의 표지 색 선정이 아니었을까 한다. 물론 별 의미 없을 거지만, 과몰입 덕후는 모든 것에 다 의미를 부여해요..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문체가 담백해서 술술 읽히는 터라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완독 가능하니 부담없이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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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짜리 숲 트리플 30
이소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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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버린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세 편의 단편 연작 소설이라니, 너무나도 흥미로운 소재라 순식간에 읽어내렸다. 양이 많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 분량과 다르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다. 디스토피아인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살아낸다. 아진과 이린은 쌍둥이처럼 붙어다니지만 서로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다. 이주로 인해 헤어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의 관계는 헤어짐으로써 완성된다. 둘은 역경을 마주쳤을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대방의 방식대로 그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 잘못된 공동체를 해결하려 하는 방법이 상대방을 닮아 있다는 게 괜히 간지럽기도 하면서, 그렇게밖에 서로를 떠올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데저트랜드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아이스랜드. 데저트랜드는 자칫 보면 자신이 선택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어느 선을 넘을 수 없는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를 보는 것 같았다. 아이스랜드는 모든 이가 공평하게 가난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효용감을 잃어가고 삶의 이유를 상실해가는데 실상 모든 이가 전부 가난한 건 아니라는 부분에서 공산주의 체제의 사회를 보는 듯 했다. 이 두 곳은 전부 극단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와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는, 말도 안 되는 불공평함들이 연일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서, 체제에 순응하기만 한다면 이 소설 속의 세상이 머지 않았겠구나 싶었다.
체제의 불공정함은 누구나 알지만 그것에 반기를 드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렇지만 불공정함을 다른 사람에게도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게 바로 시작이지 않을까.
현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읽어봐야 하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잘못된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할 줄 아는 것. 그게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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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세대 TURN 5
김달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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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턴즈를 해보면서 느낀 턴 시리즈의 매력은 역시 읽기 쉬운 문체와 미친 흡인력, 예쁜 표지인 것 같다. 적산가옥의 유령부터 플라스틱 세대까지 읽고 나니 다음 턴 시리즈가 더더욱 기대된다. ‘플라스틱 세대를 받으면 금색으로 빛나는 글씨와 깨진 사람들이 있는 강렬한 표지가 1차로 시선을 이끌고, 플라스틱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너무나도 있을 법한 소재가 2차로 눈길을 끈다. 게다가 플라스틱 중독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작가님이 미친 필력으로(positive) 멱살잡고 끌고 가는 바람에, 저항없이 앉은 자리에서 2시간만에 완독했다.

읽는 내내 소름이 끼쳤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한 이 시점에서는 정말 있을 법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몸을 뚫고 나오면서도 목에 상처가 나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플라스틱을 먹는 데만 집착하는 부분에서 마약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름만 달라졌지, 사람들은 항상 마약에 열광하는데 이 책에서는 플라스틱이 마약인 셈이다. 심지어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소비를 하면서도 플라스틱을 먹음으로써 자신은 환경 보호에 일조하고 있다는 그릇된 믿음을 심어준다니. 환경 보호를 말하면서 에코백과 텀블러를 마구 팔아대는 요즘 시대와 닮아있다.

이 소설은 희망적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희망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예고를 하며 끝내는데 그게 더 무서운 것 같다. 가능성만 열어둔다는 것은 나쁜 쪽으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거니까. 자연재해만이 재해가 인다. 오롯이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중독이라는 재해는 너무나도 절망적이라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다들 그러니까, 나 하나쯤 한다 해서 크게 바뀌지 않으니까라는 이유로 환경을 외면했던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게 한다. 지구의 온도는 이미 1.5도 상승을 했고 그 전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애쓸 수는 있다. 다가오는 4월에 있는 지구의 날을 맞아 무심코 켜둔 전등을 끄고 배달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용기 있게 집에 있는 용기로 포장하는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나 하나쯤 한다 해서 세상이 변화하겠냐만은 이런 사소한 것도 안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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