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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평점 :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온 우주가 나를 만나러 오는 것을 막더라도, 그 고난을 넘어 나를 만나기 위해 오는 사랑을 그냥 ‘사랑’으로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다.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는 어렵게 임신한 아이와 아내 어맨다를 사고로 인해 한 순간에 잃어버린 조너스의 이야기다. 조너스는 어맨다가 죽고 난 후, 다중우주에 관한 이론을 완성시켜서, 다른 우주로 갈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다른 우주로 가서 어맨다를 만나는 데 성공하지만, 조너스가 자신의 연구를 훔쳤다고 믿는 빅터에 의해 어맨다의 죽음을 다시 마주한다. 어맨다가 살아있는 또 다른 우주로 가는 것을 반복하지만, 번번히 빅터에 의해 가로막힌다. 조너스는 살아있는 어맨다가 존재하는 우주로 이동하는 걸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거기서 빅터의 방해 없이 어맨다를 만날 수 있을까?
우리가 SF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성적인 과학이 만연한 세계관에서 과학보다 중요한 사랑을 계속해서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는 그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다. 잃어버린 사랑을 찾기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온몸의 고통을 감내하고, 나를 죽이려 온 우주를 떠도는 숙적을 맞닥뜨릴 위험을 감수하며, 온 우주가 자신을 막는 듯한 무력감에 휩싸이는 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의 사랑은 너무나도 거대해서, 읽다 보면 자연스레 조너스를 응원하게 된다. 사랑만을 위해 떠난 여정이지만, 다중우주이기 때문에 어떤 우주에서는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고, 어떤 우주에서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때문에 그 실수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현실을 바꾸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다른 우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고, 과거와 현재의 시점이 반복되는데 단락별로 과거인지 현재인지 써져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또한 과학 용어가 많이 나오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전개의 속도감과 조너스를 쫓아오는 ‘빅터’의 존재 때문에 영화화가 되어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온 우주를 건너서라도 한 사람만을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재밌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