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은 먹통이 된다

다윗은 나발에게 자신을 한껏 낮추면서 양식을 좀 주시라고 청했는데 나발은 마음껏 깔보면서 거절했다. 나발은 다윗을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다. 아무리 도망자 신세이지만 600명의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은가. 야지에서 매일 추종자들의 양식을 책임져야 했지만 다윗은 나발의 가축을 훔쳐 먹지 않았고 오히려 담장 역할을 해 주었었다. 다윗은 큰 기대를 갖고 부하를 10명이나 보냈지만 나발은 풍성한 양식 대신 풍성한 경멸을 안겨 주었다.

크게 부끄러움을 당하면 반드시 보복을 결심하게 된다. 다윗은 부하 400명을 데리고 일어섰다. 왜 400명이었을까. 나발의 집안을 치는 데 부하 40명이면 충분했지 않을까. 그만큼 분개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윗은 직접 칼을 차고서 응징에 나섰다. 그런데 나발에게는 지혜로운 아내가 있었다. 나발은 말이 전혀 안 통하는 고집불통이어서 종들이 마음을 닫았지만 안주인 아비가일과는 소통하고 있었다. 부부가 유유상종이었다면 종들이 입을 완전히 닫았을 것이다.

˝하인들 가운데 하나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말하여 이르되 다윗이 우리 주인에게 문안하러 광야에서 전령들을 보냈거늘 주인이 그들을 모욕하였나이다.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다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니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삼상25:14-16).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지를 알아 생각하실지니 이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주인의 온 집을 해하기로 결정하였음이니이다. 주인은 불량한 사람이라 더불어 말할 수 없나이다 하는지라. 아비가일이 급히 떡 이백 덩이와 포도주 두 가죽 부대와 잡아서 요리한 양 다섯 마리와 볶은 곡식 다섯 세아와 건포도 백 송이와 무화과 뭉치 이백 개를 가져다가 나귀들에게 싣고 소년들에게 이르되 나를 앞서 가라, 나는 너희 뒤에 가리라 하고 그의 남편 나발에게는 말하지 아니하니라˝(삼상25: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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