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난처했을 장년

˝모세가 장성한 후에 한번은 자기 형제들에게 나가서 그들이 고되게 노동하는 것을 보더니 어떤 애굽 사람이 한 히브리 사람 곧 자기 형제를 치는 것을 본지라. 좌우를 살펴 사람이 없음을 보고 그 애굽 사람을 쳐죽여 모래 속에 감추니라. 이튿날 다시 나가니 두 히브리 사람이 서로 싸우는지라. 그 잘못한 사람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동포를 치느냐 하매 그가 이르되 누가 너를 우리를 다스리는 자와 재판관으로 삼았느냐. 네가 애굽 사람을 죽인 것처럼 나도 죽이려느냐. 모세가 두려워하여 이르되 일이 탄로되었도다˝(출2:11-14).

모세는 파라오 왕실의 왕손으로 입양돼 자랐다. 장년의 모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히브리 동족의 핏줄이 당겨서 히브리 동족을 편들다가 애굽 사람 하나를 살해하고 말았다. 그 사실이 탄로됐고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도망쳤다. ˝바로가 이 일을 듣고 모세를 죽이고자 하여 찾는지라. 모세가 바로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 땅에 머물며 하루는 우물 곁에 앉았더라˝(출2:15). 모세는 파라오의 왕손으로서 장차 파라오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

˝모세가 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떼를 치더니 그 떼를 광야 서쪽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모세가 이르되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 하니 그 때에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이르시되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출3:1-4).

요셉이 가장 난처했을 청년이었다면 모세는 가장 난처했을 장년이었다. 모세의 장년기 40년은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처가살이를 하면서 장인의 양 떼를 쳤다. 양 똥을 치우는 등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호렙산의 떨기나무 가운데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모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모세의 장년기는 초라하게 한가했다. 그러나 그 한가함 속에서 하나님의 소명과 사명을 받은 것이었다. 하나님을 계속 믿는다면 모세처럼 무기력하게 초라한 사람도 장년기 인생에 대해 감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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