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과 낙심의 외눈박이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 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시니 두 사람이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서더라˝(눅24:13-17).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이후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 마을로 물러나는 중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슬쩍 동행하신다. 그러나 두 제자는 낙심과 좌절에 빠진 나머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우리에게 360도 전방위의 모든 장면이 펼쳐져 있지만 우리가 어느 한 곳에 빠져 있으면 딴 곳들은 보지 못한다. 두 제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 몰입한 탓에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보고서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다.

˝그 한 사람인 글로바라 하는 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이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도 요즘 거기서 된 일을 혼자만 알지 못하느냐. 이르시되 무슨 일이냐. 이르되 나사렛 예수의 일이니 그는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말과 일에 능하신 선지자이거늘 우리 대제사장들과 관리들이 사형 판결에 넘겨주어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눅24:18-20). 좌절과 낙심은 오직 그것만 보게 하고 딴 것들은 보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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