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에 뜨는 별
서찬석 지음, 정석원 그림, 류윤희 외 사진 / 문공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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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별은 어느 하늘에나 뜨고 진다. 같은 별을 보더라도 보는 사람들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넓은 들판에서 보는 별은 마치 나와 대화라도 나눌 듯이 정답게 느껴진다. 도시 한 가운데에서는 별을 보고 싶은 마음도 안들고 그 별 또한 너무 작고 시끄러워 보인다. 달동네의 별은 안타까움과 희망으로 다가오는가? 솔직히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이 글을 보며, 아이들의 감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읽어내고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난희와 아빠, 난희와 민서 사이의 감정 속에 마치 어른들 사이의 감정의 교감이 느껴져서 조금 부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마지막이라는 극적인 감정 때문에 전체적으로 들뜬 듯한 느낌도 받았다. 그러나 사라지는 도시 한구석의 모습을 남기려고 무한히 애쓰신 흔적으로 인해 감동을 받았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는 아직도 여러군데의 달동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동과 이웃동도 아이들끼리 주택에 사는가, 아니면 아파트에 사는가를 따진다. 아마도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주거환경과 가족환경은 다르겠지만 생활하는 물질적인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것은 아마도 세월따라 모든 것이 변하는 데에 달동네도 예외일 수는 없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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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 초록도깨비 낮은산 작은숲 15
김중미 지음, 유동훈 그림 / 도깨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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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만석동 판자촌에 사는 아이들의 생활 일기 형식의 글이다. 있는 그대로를 쓴 글처럼 꾸밈없고 진솔하다. 나도 어릴적에 단칸방에 힘들게 살아 보아서 잘 안다. 판자촌의 모습과 환경,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의 생활 등이 완전한 실화에 가깝다. 그리고 연필 소묘로 그려진 그림도 너무나 잘 어울리고 가슴에 와 닿는다.

헤어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 부모들의 안타까움과 철없는 아이들이 느끼는 답답함 등이 너무나 당연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어려운 환경과 주위 가족들의 불화 등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의 사고방식이 자꾸만 내면으로 들어가게 되고, 말과 웃음을 잃어 가고, 사색적이고 철학적이게 되며,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책장을 넘기면서 내가 어릴 적에 살았지만 잊고 지냈던 서울 중곡동의 산꼭대기 마을이 갑자기 떠올랐다. 동네 꼬마들도 물을 길어 와야 하고 추운 겨울에 샘물같은 곳에 모여 빨래하던 생각 등. 집은 낡았지만 이웃 어른들의 웃는 얼굴들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많은 생각들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었다.

이러한 소재도 글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고, 지나간 세대들에게 추억을 되살리고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계기가 되어 좋다. 아이들이 책을 보고 느끼지 못하더라도 어른들이 얘기해 주기도 하며, 그러한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라도 알게 한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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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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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한번씩은 들어 보았을 이야기 속의 달님이라 제목부터 친근하게 느껴진다. 동화는 동심을 그렸기 때문에 동화이지 어린이만을 위한 이야기 책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동심을 그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고스란히 들어 있는 무게있는 책이라고 본다.

일제 시대의 징용과 위안부 문제, 그리고 해방과 육이오를 거친 우리 민족의 뼈아픈 사연을 송화 할머니의 삶을 통해 풀어 내고 있다. 나라의 아픔이 그대로 할머니의 아픔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후 젊은이들은 강제 징용이나 위안부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해방을 맞이 했듯이, 할머니도 아들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다. 그러나 여러가지 복잡하고 어지러운 사회 변화 속에서 다시 육이오를 맞게 되듯이,할머니의 아들(송화 아버지)은 다시 집을 나간다. 그리고 휴전이 되었듯이, 할머니의 삶도 많은 상처를 안은 채 긴 침묵과 기다림의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그 와중에 사회가 변한다. 송화와 그 친구들(영분,영기,성수,정애)도 사회변화의 가장자리에서 약간의 변화를 맛보며 자란다. 오랜 세월이 흘러 할머니의 아들이자 송화의 아버지가 돌아오게 되었듯이, 우리나라도 다시 통일이 되기를 기원하며 할머니의 정성어린 통일굿을 끝으로 할머니의 굿인생도 막을 내린다.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현실문제를 잘 다루었으며 중간중간에 크고 작은 사건의 발생과 절정으로 인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감동적으로 읽었다. 우리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서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낮달처럼 서로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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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우는 아침 웅진책마을 24
황선미 글, 이은천 그림 / 웅진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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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우는 아침'을 포함해서 여덟 편의 짧은 글이 실려 있는 책이다. 요요를 능숙하게 잘 하는 철이,아빠와 감나무 묘목을 심는 쌍둥이 동생,까치우는 아침의 병이 드신 할아버지와 누렁이, 소영이와 고양이 구슬이,산을 오르는 경수와 명호,상아와 실직하신 아빠,상민이와 사업 부진으로 힘드신 아빠,우울증에 걸린 고아 은이와 양엄마. 힘든 환경 속에서도 서로 이해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들이 희망적이고 우울하지 않아서 좋다. 현대의 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다양한 문제들이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게 골고루 다루어져 있으며,글이 간결하고 산뜻해서 좋다.

거의 모든 글에 아이들의 단순하면서도 솔직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까치 우는 아침'은 누렁이,감나무,까치 등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 담긴 것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소신껏 일구어 내는 조화가 전체 내용보다 더욱 눈에 띄고 재미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감동보다는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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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내게 남긴 것 - 고학년문고 3017 베틀북 리딩클럽 13
캐럴 캐릭 지음, 패디 부머 그림, 지혜연 옮김 / 베틀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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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들에게 남긴 것이 무엇일까? 암으로 돌아가신 아빠에게서 아들은 무엇을 받았을까? 아빠는 사랑하는 아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상처받거나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셨다. 아빠는 죽음이 점점 다가올수록 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워 가슴 아파 하셨다. 자신의 아픔보다도 가족이 받을 상처와 실망감을 걱정하셨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힘을 주고자 하셨다.

언젠가 임종 전에 병실에 누워 계시던 친구의 아버지 생각이 났다. 그 친구의 얼굴을 올려다 보시던 그 분의 맑고 깨끗하면서도 많은 안스러움이 담긴 사랑의 눈빛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죽음을 앞 둔 성숙한 인간의 눈빛들이 그러하리라. 정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아들을 걱정하는 아빠의 눈빛도 그러하였다. 아빠는 죽을 때까지 사랑을 주고자 애썼다. 아들은 무한한 사랑에 감사할 만큼 자라질 못했기 때문에 독자로서도 그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진실을 인정하게 되는 아들은 아빠의 사랑을 깨달으며 다시 씩씩한 아이로 돌아온다. 진정으로 사는 것은 무엇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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