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한번씩은 들어 보았을 이야기 속의 달님이라 제목부터 친근하게 느껴진다. 동화는 동심을 그렸기 때문에 동화이지 어린이만을 위한 이야기 책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동심을 그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고스란히 들어 있는 무게있는 책이라고 본다.

일제 시대의 징용과 위안부 문제, 그리고 해방과 육이오를 거친 우리 민족의 뼈아픈 사연을 송화 할머니의 삶을 통해 풀어 내고 있다. 나라의 아픔이 그대로 할머니의 아픔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후 젊은이들은 강제 징용이나 위안부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해방을 맞이 했듯이, 할머니도 아들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다. 그러나 여러가지 복잡하고 어지러운 사회 변화 속에서 다시 육이오를 맞게 되듯이,할머니의 아들(송화 아버지)은 다시 집을 나간다. 그리고 휴전이 되었듯이, 할머니의 삶도 많은 상처를 안은 채 긴 침묵과 기다림의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그 와중에 사회가 변한다. 송화와 그 친구들(영분,영기,성수,정애)도 사회변화의 가장자리에서 약간의 변화를 맛보며 자란다. 오랜 세월이 흘러 할머니의 아들이자 송화의 아버지가 돌아오게 되었듯이, 우리나라도 다시 통일이 되기를 기원하며 할머니의 정성어린 통일굿을 끝으로 할머니의 굿인생도 막을 내린다.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현실문제를 잘 다루었으며 중간중간에 크고 작은 사건의 발생과 절정으로 인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감동적으로 읽었다. 우리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서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낮달처럼 서로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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