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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반십년전 저는 제 전공을 버리고 다시 다른 공부에 도전했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에 있었던 시절,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삼 인문학을 시작하는 저에게 사람들은 그저 고운 눈길만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엽서같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글씨로 마음 속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작은 글씨를 꼭꼭 펜을 눌러가면 써내려갔던 엽서...상처받은 친구에게, 나의 위로가 필요했던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그 사람들에게...나의 이 마음이 엽서 한장으로 날아가 깃들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족했기 때문입니다.
신영복선생님을 알고부터 그의 책들을 소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중고서점을 아무리 뒤져도 구할 수 없었던 이 책...가끔 인터넷중고서점에 미리 예약을 해두면 어쩌다 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마냥 신뢰하고 기대했던 긴 시간들을 보내고서야 이 책을 다시 접할 수 있었기에 이 책이 너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이 엽서 한장에 채워나간 마음은 물론이려니와 또 오랜 시간 뒤에 이 책의 가치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믿기에 주저치 않고 사서 다시 읽어가며 또 내 마음 속에 엽서같이 번지는 황금비율의 감동...
모두에게 부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한 쪽 한 쪽...형수님, 계수 씨, 부모님께 드리는 글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엽서에 자신의 목소리를 새겨나간 풍경이 이 책에 담겨 있어 너무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그래서 리뷰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한 장 한 장마다 직접 만나보시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