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너티
알리스 페르네 지음, 김수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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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 정도의 길지 않은 책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속에는 책 제목처럼 무한한 무언가가 담겨있다. 영원을 말하는 <이터너티>. 저자가 말하는 이터너티는 무엇일까?

 

이 소설은 엘리스 페르네의 작품으로 원제는 <우아한 과부들>이고, 트란 안 훙 감독, 오드리 토투, 멜라니 로랑, 베레니스 베조 주연의 영화 [이터너티]의 원작이라고 한다(영화는 내년 4월 경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책 표지에는 세 명의 여성이 무언가를 골똘히 바라보거나 생각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소설의 배경은 19-20세기 프랑스 부르주아 가문이다. 이들 가문의 여성들이 3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들에게 영원이란 무엇인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속에서 누리는 행복과 운명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결혼 전까지 여자의 삶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나눔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고 생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삶도 중요하지만 또한 내가 낳은 아이의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중요한지를.

 

현재를 살아가는 나 자신도 아이에 대한 생각이 이렇게 큰데 19-20세기의 여성들이라면 어떠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특히 발랑틴의 한 마디는 아마 모든 엄마들이 공감할만한 말이 아닐까 싶다.

 

“엄마 왜 웃어요?

 

“너희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란다.”

 

함께 한다는 그 하나의 의미만으로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존재, 바로 엄마이다. 아이를 통해 생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엄마이기에 너무나 행복하고 행복하다.

 

물론 아이가 없다고 해서, 혼자의 삶을 살아간다고 해서 삶의 행복을 못 느낀다는 의미는 아니다. 각자가 느끼는 삶의 행복과 의미는 각각 다를 테니까. 하지만 자식을 통해 이어지는 삶의 의미는 정말 신비롭고도 놀랍다. 마틸드처럼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주는 유쾌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전처럼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획일적이지 않은 시대이다. 품 안의 자식이라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제 삶을 찾아가는 시대니까. 그렇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자식을 보는 것, 그것만으로 큰 기쁨임을 이 책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삶은 그들을 통해서 다시 이어져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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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익 실전 1200제 - 기출 빅데이터로 재구성한 신토익 실전 모의고사 빅토익 시리즈
시원스쿨 영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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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평생 공부하지만 실력을 쌓기가 쉽지 않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영어를 사용할 일도 줄어들면서 점점 영어와 멀어지기만 한다. 그나마 업무에 필요한 회화는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기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

 

회화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영어에 대한 흥미가 다시 생겼다. 자신감도 조금 붙었고. 그러다 눈에 띈 책이 시원스쿨영어연구소에서 나온 <빅토익 실전 1200제>이다. 토익이라? 학교 다닐 때 잠시 공부하다가 취직한 후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토익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회화와는 별개로 현재 내가 가진 종합적인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여러 책 중에서도 이 책으로 공부하고 싶었던 이유는 기출 빅데이터로 재구성한 신토익 실전 모의고사라는 말 때문이었다. 세상의 흐름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요즘 추세에 걸맞게 이 책도 2016년 신토익 기출 문제와 지난 10년간의 모든 시험 문제를 분석하여 신유형 문제의 출제 포인트를 정확하게 적용한 문제들로 이루어졌다.

 

앞부분에서는 파트별 핵심 전략과 문제 푸는 요령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오랜만에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는 너무 간단한 설명이라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토익을 공부해온 사람이라면 점검 차원에서 적당한 분량의 설명이 아닐까 싶다.

 

6회에 걸친 실전 토익문제를 제공하는 데 실전처럼 풀 수 있도록 answer sheet를 문제 뒤편에 함께 실었고 문제의 정답과 해설은 별도의 책으로 첨부되어 있다. 또한 별도의 부록으로 신토익 고득점 전략 비법노트, 최다 빈출 문법 포인트, 필수 어휘를 제공한다. Listening Part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데 실전용과 연습용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평상시에도 리스닝 공부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토익 공부를 한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솔직히 어려웠지만 상당히 재미있었다. 새로운 유형의 토익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었고 실전처럼 풀어보면서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다. 점수는... 비밀이지만.

 

평생 공부가 필요한 시대이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경향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길이다. 꾸준히 공부하면서 새로운 유형도 파악할 수 있는 비법이 담긴 책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풀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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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의 예배, 노동 - 근무시간도 예배시간이다
벤 위더링턴 3세 지음, 오찬규 옮김 / 넥서스CROSS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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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가, <일의 신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내용이 가물거리지만 개략적인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일(혹은 노동)이란 언약 명령이자 하나님의 부르심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일은 우리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좇아 하나님을 위해 일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밴 워더링터 3세의 <평일의 예배, 노동>도 이런 맥락을 유지한다. 노동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저주가 아니다. 노동에는 소명과 직업, 어떤 의미에선 사역도 포함된다. 이런 의미의 노동을 보여주신 분은 다름 아닌 바로 하나님 자신이시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일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수님도 이 땅에 오신 이유를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일을 해야 한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하나님이 일하셨듯이 우리도 역시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이런 노동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목적을 삶의 목표로 삼아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리스도인이 우리의 1차 직무는 가장 큰 계명과 지상명령을 완수해야 하고 이를 위해 2차 소명인 노동을 감당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서 말이다.

 

문제는 일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 일은 먹고 살기 위해 생존 수단 혹은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만 본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니 노동이 기쁨이 되지 않는다. 노동이 버거운 짐으로만 느껴질 뿐이다.

 

저자는 이런 내게 몰트만의 논문을 토대로 노동에 놀이를 넣으라고 말한다. 놀이란 새로운 피조물이 된 기쁨과 흥분과 거듭남을 거창하게 축하는 것이기에, 또한 하나님이 지니신 기쁨을 미리 맛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마음을 주시기를 기도한다. 직업 안에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감당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이 넘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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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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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사회가 훨씬 각박해졌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면서 세상에 무서운 사람이 너무나 많아져서 그런 거라는 말들도 한다. 어렸을 때를 돌아보면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때라고 강력 사건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지금만큼 그렇게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지는 않지 않았을까 싶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은 이런 시대적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죄자들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이후에야 범죄의 순환 고리를 끊고 모두가 더불어 사회는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다. 이 책에서는 그들이 경찰청 프로파일러, 법원의 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파악한 범죄자의 심리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 등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형법에서 말하는 죄명 대신 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에 따라 사건을 분류하여 소개한 후 다양한 범죄 사건의 심리학적 요인들을 중점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는 데, 앞서 말한 것처럼 심리적 특성에 따라 사이코패스, 성범죄, 정신질환, 성격장애, 충동조절장애, 한국형 범죄로 나누어져 있다.

 

실제 사례를 예로 든 후 범죄자의 심리상태를 세밀하게 분석해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범죄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범죄자마다 그 유형이 다르기에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원인도 다르고, 생각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 또 어떤 범죄자는 범죄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는 것 등을 배우게 된다.

 

무섭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특히 한국형 범죄 부분에서 언급한 ‘묻지마 범죄’는 누구라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무서웠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오롯이 범죄자 본인만의 문제일까? 절망과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구조에서 생기는 문제일까?

 

저자들이 말한 것처럼 분명한 사실은 언젠가는 이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법을 찾아야 한다. 저자들이 예로 든 오바마 정부의 ‘재입소 예방을 위한 계획’ 같은 방안은 범정부적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기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범죄 없는 사회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날이 실제로 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만큼은 그런 세상에서 살 수 있기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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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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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이라는 말에서 관계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흔적을 남긴 사람과 흔적이 남은 사람이라는 양자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흔적이 좋은 의미이든 혹은 그렇지 않은 의미이든 간에 말이다. 이처럼 흔적은 관계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렇다면 어떤 관계에서 흔적이 남게 될까?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 이를테면 부모와 자식, 친구 관계,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 등에서도 흔적이 남겠지만 우리가 손쉽게 보게 되는 많은 흔적들은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서 남겨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남긴 흔적은 여타의 흔적들과는 달리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그만큼 그 흔적의 깊이가 남다라는 의미이다.

 

치하야 아카네의 <흔적>은 바로 관계와 관계에서 새겨진 흔적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6편의 단편들이 이어지는 연작 소설로 흔히 로맨스 영화에서 보는 듯한 구조로 이어진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혹은 그녀와 관계가 있는, 아니면 그 혹은 그녀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구성이다.

 

이들 단편들 속 이야기는 사랑으로 인한 흔적을 말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만큼의 달콤함과 애틋함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자가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겪게 되는 고통과 아픔을 애잔하게 그리고 있다.

 

사랑이 도대체 무엇인지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사랑은 분명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흔적을 남기는 가장 강력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사랑 혹은 관심을 구하는 소녀도, 능력 있는 남편의 옆에서 가사와 육아에 지쳐가는 아내도, 자신과 닮은꼴인 죽은 상사로 인해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에 빠져버린 남자도 모두 사랑이 남긴 애닮은 흔적들을 가지고 있다.

 

문득 내 모습을 돌아본다. 내게는 어떤 흔적이 남아있을까? 학교와 집밖에 몰랐던 내게는 그런 아련한 사랑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지금 그런 흔적들을 남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흔적을.

 

내일 나는 무슨 흔적을 만들까? 언젠가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길 그런 사랑, 아니면 가슴 아파 혼자 흐느껴야 하는 그런 사랑? 어떤 흔적을 남길지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음에 감사한다. 사랑은 저자의 말처럼 살아 있는 존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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