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쫄지 마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터 메르세데스> 드라마를 보던 중 나온 '홀리 기브니' 시리즈의 신작.

빌 호지스가 죽은 후에도 탐정 활동을 이어가는 홀리 기브니의 이야기인데 드라마 시즌1 속 기브니와 잘 매치가 되지는 않는다. 원작과 많이 다른가? 싶으면서도 스티븐 킹이라면, 그리고 이 소설 속의 문맥에 따른다면 홀리 기브니는 꽤 많이 성장해서 이전과 같지 않은 캐릭터로 변모한 게 아닐까. 드라마에선 갓 대학생인 제롬은 소설에선 작가이자 (호지스에게도 그러했듯) 기브니의 충실한 조력자이다.

​

빌 호지스의 이야기도 두번째 책까지 읽었는데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

어쨌거나 아련한 기억을 여러차례 자극하는 속편이다. 더불어 노년의 작가가 굉장히 애정을 쏟는 시리즈라는 것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속도감이나 박진감은 젊을 때의 소설이 낫다는 생각을 하지만 상호간 다정함과 인감다움을 명백히 잃어가는 시대에, 어떻게든 사람들을 죽이려 애쓰는 두 명의 범인과 살리려 애쓰는 홀리 기브니와 그의 주변 인물의 서사는 보다 묵직한 메시지를 느끼게 한다.

​

두 사건이 얽히며 진행된다.

아동성착취로 재판 받고 감옥에서 살해당한 '앨런 더프리'의 죽음을 속죄하겠다며 살인하는 '트리그'가 하나, 여성 낙태권을 옹호하는 페미니스트 작가 케이트를 살해협박하며 공격을 일삼는 크리스(크리시)가 또 하나다.

​

홀리는 경찰인 이지를 도우며 트리그 사건을 탐문하다가 락스 테러를 당한 코리(케이트의 임시 비서)의 연락을 받고 케이트 경호를 시작한다. 기존 사건을 '안락의자 탐정'처럼 추리를 하고 케이트의 '신작 홍보 여행'을 따라다니며 극단주의 개신교도인 크리스를 상대한다.

​

사적 제재와 여성 혐오라는 사회적 백래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야기다.

​

작가의 필력이나 서스펜스는 오직 작가의 일이지만 생생한 현재의 문제와 어떤 강렬한 통제욕으로 타인을 억누르고 괴롭히는 암담한 세태를 동시대에 느끼며 감각하는 건 독자의 일이며, 원치 않았던 특권이기도 하다.

​

그렇게 책을 마치고나니 오만해서 끔찍하기도 했던 작가 케이트의 모습, 불화를 촉진하는 듯한 면모가 책 제목과 어울린다. 불안하거나 위험해도 우리 갈 길은 가야 하는 것이다.


#절대쫄지마#neverflinch#스티븐킹#이은선#황금가지#stephenking#민음사#미국소설#홀리기브니시리즈#스릴러#스릴러소설#책#독서#북스타그램#책스타그램#bookstagram#boo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죽음의 인연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편 미스터리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붉은 박물관 시리즈'의 세번째 책으로 붉은 박물관은 경시청 부속 자료 보관소의 별칭이다.
ㆍ
사에코 관장에 의해 과거 미결 사건이 재수사 되는데, 이곳으로 좌천된 사토시가 왓슨 역할을 해준다.
ㆍ
각 에피소드는 책 후면에 잘 정리되어 있다. 역시 편집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ㆍ
• 삼십 년 전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자수해 온 한 남진
• 불타 버린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시신의 정체는?
• 자살로 끝난 인질극. 하지만 사에코 관장은 재수사를 지시하는데?
• 노후 건물 철거 중에 발견된 피 묻은 나이프
• 판잣집에서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노숙자와 국회의원
• 경찰 대학교 학생 시절 사에코 관장이 맞닥뜨린 기묘한 사건
ㆍ
편의점 자살 사건인 세번째 수록작 <세 마리 아기 염소>와 사에코 관장의 경찰대학 시절 에피소드인 여섯 번째 수록작인 <봄은 남색>이 인상적이었다.
ㆍ
미결 사건의 빈공간을 사에코 특유의 상상과 가설로 끼워 맞추며 전체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방식의 추리인데, 위 두 이야기가 다른 에피소드보다 좀 더 서늘했달까.
ㆍ
사에코를 별칭인 '설녀'라고 계속 호명하는 방식이 일본 남자스러워서 '잌-'하게 되지만, 그의 과거나 삶이 아닌 온전히 탐정역으로 내버려두고 거리를 두는 방식은 호감이다.
ㆍ
여성 캐릭터를 능력으로 조각하고, 타당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승진과 거리가 먼 자리를 고집하는 연유에 대한 호기심을 계속 유도한다.
ㆍ
이 다음 후속도 기대하게 만든다.
ㆍ
#죽음의인연 #오야마세이이치로 #한수진 #리드비 #추리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물의 다카히로는 가족 문제로 전재산을 날리고 죽을 생각만 하던 중 월 15만엔의 구인을 발견한다. 스산한 분위기의 교외 맨션에 거주만 하면 되는 대신 이웃을 잘 다뤄야 하는 조건이 붙는데, 이웃의 정체가 '괴이'라 불리는 존재다.
ㆍ
이웃이 단편의 괴담을 들려준다는 데서 <천일야화>가 역전 된 구조로도 보이고, 생의 끝을 생각만 하던 다카히로의 시선으로는 괴이와 함께여도 생존이 보장된다는 점에서는 견딜만 한 생활이다.
ㆍ
종종 마주치게 되는 제안이기도 한데
산 사람이 무섭지 귀신은 무섭지 않다는 것.
ㆍ
세스지가 극찬했다고 하는데, 생활 호러로서의 메타포들이 각 단상들에서 여러가지 포착 되지만 세스지 스타일이기도 해서 그에 따른 호불호는 분명히 나뉘지 않을까 한다.
ㆍ
질문의 과정이지 서사로서의 결론을 향하진 않는다.
ㆍ
매일 사는 것도 그러하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으나 일종의 괴로움을 동반한다는 점은 문학을 쉼터로 이용하는 독자에겐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다.
ㆍ
#입주조건옆집에사는이웃과반드시친하게지내세요 #입주조건 #네후네하야세 #민경욱 #리드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랑을 담아, 엄마가
일리아나 잰더 지음, 안은주 옮김 / 리드비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적인 작가의 사망 직후 딸에게 엄마의 친필 편지가 전달되면서 엄마의 과거를 파헤치게 되는 스릴러로 충실한 페이지 터너다.

​

속도감 있는 전개가 매력적이고 전반부, 후반부 각각의 미스터리가 무게 중심을 이루고 있어서 느슨해질 빈틈이 없다. 아쉬운 건 결말부에 몰아서 떡밥을 회수하다 보니 조금 늘어진다는 건데 아주 이해 못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

요새 책이 좀 잘 안 읽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 때 읽기 좋은 책이었다. 문장도 가볍고 부담이 없지만 결말부에 들인 정성(?)은 작가의 성실함이기도 하다.

​

단 세 권의 책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E. V. 렌지'의 딸인 매켄지는 갑작스런 '작가 엄마의 죽음' 이후 죽은 엄마의 편지를 받게 된다.

​

살갑지 않았던 엄마이지만 엄마가 '그룹 홈(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강간을 당하고, 강간을 저지른 소년 셋을 '화형' 시킨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자신이 겪은 비극을 소개로 세 권의 책을 써냈다는 것까지. 의문의 편지를 시작으로 엄마의 과거와 양친의 관계, 할머니와의 갈등을 알아내는 것이 소설의 전반부다.

​

후반부는 자신에게 살갑지 않았던 엄마의 정체와 관련된 또다른 스릴러가 시작한다.



#사랑을담아엄마가 #일리아나잰더 #lovemom #안은주 #리드비#ilianaxander #미국소설 #스릴러소설 #미스터리소설 #미국미스터리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지막 모든 두려움
알렉스 핀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45 - "사고? 무슨 사고?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빠랑 엄마. 매기랑 토미, 봄방학이라 다 같이 멕시코에 갔었어. 다 죽었어, 형."
"죽어?" 공포. 불신. 대니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가스가 샜던 거 같대. 휴가지 숙소에서."

NYU의 대학생인 매튜 파인(맷)은 파티에서 심하게 취한 다음 날 FBI 사라 켈러의 방문을 받는다. 멕시코로 여행을 간 부모님, 여동생, 남동생 넷이 모두 사망했고,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출국을 해야 한다는 소식. 멕시코로 떠나기 전 맷은 교도소에 수감 중(여자친구 살해, 시신 유기 훼손)인 형 대니 파인에게 직접 알려준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줄기로 진행된다.
1 맷이 FBI 요원인 사라 켈러의 도움을 받아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돌입하는 줄기가 하나,
2 에반 파인, 리브 파인, 매기 파인 셋이 여러가지 심난한 상황이지만 멕시코 여행을 결정하고 떠나면서 '대니 파인 샬럿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현실을 수습하다가 멕시코에서 어떻게, 왜 일가족 살해를 당하는지. 두 개의 시간선이 /평행선/으로 진행된다.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비극이 한 가족을 덮치는 암울 두 배인 '암울암울'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멕시코 여행을 떠난 네 명이 여행 직전 이런저런 기대 속에서 대니 사건의 희망을 감지하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데선 활기를 엿볼 수 있다. 영리한 전개 방식이다.

다만 가족인 맷, 에반, 리브, 매기 파인에 더불어 FBI요원 사라 켈러까지 다섯 명의 관점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하다 보니 다소 산만하기도 하다. 더불어 두번째 사건의 배경이 '치안이 치명적으로 나쁜 멕시코'라는 점은... 멕시코일 필요가 있을까. 비교적 치안 관리가 되는 관광지라는 점도 미국 국경선 바깥에 대한 편견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야기의 큰 아이디어에 비하면 작은 지점이기는 한데 근 몇 십년의 미국발 창작품에서 지나치게 위헙을 외주화 시킨 클리셰라는 내 생각이 그리 틀리진 않을 듯하다.
ㆍ
#마지막모든두려움 #알렉스핀레이 #everylastfear #alexfinlay #배지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