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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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고립된 저택과 저택에 숨겨진 상담 테이프 녹취, 실종 사건과 살인 사건 생존자, 스토커, 싸이코패스가 이 소설의 키워드이자 등장인물들이다.


쉬운 단서들을 여기저기 던지면서 저자는 독자에게 게임을 제안한다. 미스터리 독자라면 헨젤과 그레텔처럼 과자를 주우면서도 마녀의 함정을 의심하며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게임을 제안한다는 데서 정직한 동시에 그 게임이 포커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다소 긴장했던 그제와 후련했던 어제(2025.4.4.)를 지나면서 읽기에 굉장히 좋았다.

신혼인 트리샤와 이선 부부는 폭설이 내리는 밤 이선의 눈에 꼭 든 집을 보러 무리하게 길을 떠나는데, 그 집은 3년 전 실종 된 유명 상담의 에이드리엔 헤일 박사의 집이었다.

소설은 현재 트리샤와 과거 헤일의 시점을 교차시키면서 진행된다. 집이 불편한 트리샤와 환자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헤일 박사.

고립된 저택, 통신 불통, 긴장 상태의 트리샤와 이선, 거주자 없는 저택 속 생활인의 흔적, 헤일 박사의 다소 잔인한 속내, 상담 녹취 속 긴장감 등이 #클로즈드서클 과 액자식 구성 같은 익숙한 설정에 담겨있다.

#네버라이 #neverlie #프리다맥파든 #freidamcfadden #이민희 #밝은세상 #미국소설 #미스터리 #미국미스터리 #추리소설 #추리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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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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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머스데커시리즈 일곱번째 책으로 2022년 출간작.

미스터리나 스릴러 소설에서도 아름다운 순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러하다.

이 장르의 애호가로서 확언할 수 있는데 이런 순간은 정말 드물다. 기술의 훌륭함과는 다른, 비극을 헤매는 이 장르만이 짚어낼 수 있지만 교훈이나 클리셰를 넘어서는 그런 것 말이다.

이 소설의 '발로 뛰는 탐정'으로서의 데커와 데커의 새로운 파트너 '프레데리카 화이트'의 수사와 궤도도 담백하게 뛰어나다.

이 시리즈 최고작.
그 순간과는 별개로 수사물로서도 만족스럽다. 전작들에서 다소 지나친 해피엔딩으로 도약하는 바람에 느꼈던 위화감도 없이 비교적 깔끔하게 끝난다.

고통으로 연결되는 인물들을 통해 은유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세지도 분명하다.

p.s. 찾아보니 goodreads 평점도 시리즈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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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자비들
데니스 루헤인 지음, 서효령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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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5 - 흑인 아이 네 명이 백인 아이 한 명을 열차가 지나는 곳으로 몰았다면 사형을 받을 것이다. 탄원서를 제출한다 해도 잘 받아 봤자 최소 20년형이다. 하지만 어기 윌리엄슨을 열차로 몬 아이들은 5년형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끽해야 그렇다.

최근 몇년 동안 한 권의 소설을 일주일 동안 잡고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없다. 단언하거니와 없다. #내란계엄

소설의 '자비'는 우리 안에 있는 동정으로나마 남아있는 최소한의 양심, 혹은 그 작은 자비마저 용납될 수 없는 혐오와 차별을 연료삼아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딸을 잃은 백인 싱글맘이자 딸의 복수를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메리 패트의 내면을 그려가며 진행 된다.

이 소설은 1974년 여름의 보스턴, 흑인 지역 학교와 백인 지역 학교의 학생을 일제 교환하라는 법원의 결정으로 한창 시위가 벌어지는 '사우디'를 배경으로 한다.

파산을 직면한 싱글맘 메리는 딸이 귀가하지 않아 심난한 하루를 보내던 중 회사의 유일한 흑인 동료인 드리미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알게된다.

메리 패트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딸의 실종, 죽음에서 비롯된 분노의 한편에는 딸의 일행이 몰이를 하다 죽인 흑인 청년 어기에 대한 죄책감과 차별을 자연스레 일상화한 세상을 향한 의심이 사라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잘 쓴 소설은 자신의 알레고리가 단지 작가의 착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멀리 멀리 씨앗을 퍼트린다.

p176 - 국(동남아인에 대한 멸칭)이라고 불러라. 깜둥이라고 불러라, 카이크(유대인), 믹(아일랜드인), 스픽(스페인계), 웝(이탈리아인), 개구리(프랑스인)라고 불러라. 떠올릴 때 인간의 존엄성을 한꺼풀 벗겨 내는 명칭이라면 뭐든 상관없다. 그게 목표다. 그런 일을 시킬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아이들더러 바다를 건너가 다른 아이들을 죽이라고 시킬 수도 있다.

종북, 반국가, 빨갱이... 일주일 전 그들은 한 명, 한 명의 이름모를 시민들에게 사형수에게 씌우던 두건을 씌우려 했다.

저 문장을 옮기는 지금도 눈가가 물속으로 잠기는 듯하다.

고통스런 과거의 터널을 뚫고 또다른 차원의 인간으로 우리를 몰아간 작가의 시상식을 축하하기만 해도 부족한 한 주를 이렇게 보내는 것이 아쉽지만... 이젠 뼈에 새길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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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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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수사시리즈 열번째 책.

소설 속 4년 전 이야기이자 1권인 #유골에대한기이한취향 에서 등장했던 '성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모셔온 걸 축하하기 위한 축제가 슈루즈베리의 수도원에서 열린다.

수도원은 내전 상태의 혼란 중이지만 잠잠해지고 있는(스티븐 왕이 모드 황후의 포로가 됐다) 동시에 수도원 바깥에서 보고 되고 있는 '성인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캐드펠은 여전히 늙어가는 중이고
젊은 장관 대리였던 휴 베링어는 이젠 행정 장관이 되었다.

10권의 주요 이야기는 자신의 형인 스티븐 왕 편에 섰던 주교가 모드 황후에게 기울어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가 끝나고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신분을 숨기고 웨일스 쪽의 슈루즈베리 수도원을 향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이야기에서 강조되는 건 종교적 열기와 신비에 가깝다.

종교적 신비라는 것이 미스터리한다는 점엔 이의를 달 필요는 없지만 실증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리 저는 소년의 치유 장면은 어딘가 다가가기 힘든 데가 있다.

주인공이 개심한 십자군 출신의 수사라는 점을 여기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성 위니프리드의 기적이 중반부까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도망친 살인범을 추적하고 발견하는 데선 다소 긴장감을 놓게 된다.

그리하여 종교적 열기, 종교적 교리가 두 사건(다리 치유, 살인 사건)의 소설적 갈등을 해결하는 메타포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해석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그러다보니 10권은 종교 소설에 가까운 데까지 이른다.
종교적 배경을 활용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미스터리를 차용한 종교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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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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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2 - "포로가 죽어버리지 않았습니까.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교환하는 건 우리 전하께서 용납하시지 않을 겁니다. (중략)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국 우린 당신 쪽에 죽은 사람을 데려다준 셈입니다."

나름의 해피엔딩이 가져다주는 위안이 반복되면 장르소설이 갖는 의외의 결말으로서의 기본기가 희미해진다. 물론 저자가 진영에 상관없이 전쟁의 피해자가 되는 젊은 세대, 여성, 약자들을 주목하고 끌어안는 실천적 행위와 의도는 중요하다.

이번 아홉번째 이야기에서도 다소 천방지축인 스물 안팎의 청춘들이 일으키는 순진하고 충동적인 행동 이면에 있는 무구함과 순수함은 전쟁보다 앞서는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가치라는 주장이다.

작가는 계속해서 투명하게 자신의 의도를 보이지만 나같은 독자는 다소 비틀린 의외의 결말이 기습적으로 치고들어오길 바라는 일말의 희망(욕망?)이 있다.

슈루즈베리의 행정 장관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전쟁에 참가했다가 포로로 잡힌다. 자신은 무사히 돌어온 장관대리 휴 베링어는 근처 수녀원을 공격했다가 숲거주민과 수녀들에게 사로잡힌 웨일스 귀족인 엘리스를 포로로 잡는다.

이 둘의 포로교환이 이뤄지고, 프레스코트가 부상당한 몸 때문에 귀환 후 수도원에 몸을 눕히는데... 그가 살해당한다.

용의자는 엘리스, 엘리스는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프레스코트의 딸인 멜리센트와 정분을 나눴다는 게 이 소설의 비극적 장치다.

멜리센트는 엘리스의 결백을 믿지만, 엘리스와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길 바랬다는 자신을 책망하게 되고 수녀원으로 들어가길 희망한다.

내전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의 면면이 다양하다.

p.s. 엘리스와 그의 사촌인 엘리드의 우정이 다소 bl처럼 묘사돼서 조큼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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