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아, 엄마가
일리아나 잰더 지음, 안은주 옮김 / 리드비 / 2026년 4월
평점 :
예약주문


세계적인 작가의 사망 직후 딸에게 엄마의 친필 편지가 전달되면서 엄마의 과거를 파헤치게 되는 스릴러로 충실한 페이지 터너다.

속도감 있는 전개가 매력적이고 전반부, 후반부 각각의 미스터리가 무게 중심을 이루고 있어서 느슨해질 빈틈이 없다. 아쉬운 건 결말부에 몰아서 떡밥을 회수하다 보니 조금 늘어진다는 건데 아주 이해 못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요새 책이 좀 잘 안 읽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 때 읽기 좋은 책이었다. 문장도 가볍고 부담이 없지만 결말부에 들인 정성(?)은 작가의 성실함이기도 하다.

단 세 권의 책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E. V. 렌지'의 딸인 매켄지는 갑작스런 '작가 엄마의 죽음' 이후 죽은 엄마의 편지를 받게 된다.

살갑지 않았던 엄마이지만 엄마가 '그룹 홈(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강간을 당하고, 강간을 저지른 소년 셋을 '화형' 시킨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자신이 겪은 비극을 소개로 세 권의 책을 써냈다는 것까지. 의문의 편지를 시작으로 엄마의 과거와 양친의 관계, 할머니와의 갈등을 알아내는 것이 소설의 전반부다.

후반부는 자신에게 살갑지 않았던 엄마의 정체와 관련된 또다른 스릴러가 시작한다.



#사랑을담아엄마가 #일리아나잰더 #lovemom #안은주 #리드비#ilianaxander #미국소설 #스릴러소설 #미스터리소설 #미국미스터리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모든 두려움
알렉스 핀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45 - "사고? 무슨 사고?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빠랑 엄마. 매기랑 토미, 봄방학이라 다 같이 멕시코에 갔었어. 다 죽었어, 형."
"죽어?" 공포. 불신. 대니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가스가 샜던 거 같대. 휴가지 숙소에서."

NYU의 대학생인 매튜 파인(맷)은 파티에서 심하게 취한 다음 날 FBI 사라 켈러의 방문을 받는다. 멕시코로 여행을 간 부모님, 여동생, 남동생 넷이 모두 사망했고,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출국을 해야 한다는 소식. 멕시코로 떠나기 전 맷은 교도소에 수감 중(여자친구 살해, 시신 유기 훼손)인 형 대니 파인에게 직접 알려준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줄기로 진행된다.
1 맷이 FBI 요원인 사라 켈러의 도움을 받아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돌입하는 줄기가 하나,
2 에반 파인, 리브 파인, 매기 파인 셋이 여러가지 심난한 상황이지만 멕시코 여행을 결정하고 떠나면서 '대니 파인 샬럿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현실을 수습하다가 멕시코에서 어떻게, 왜 일가족 살해를 당하는지. 두 개의 시간선이 /평행선/으로 진행된다.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비극이 한 가족을 덮치는 암울 두 배인 '암울암울'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멕시코 여행을 떠난 네 명이 여행 직전 이런저런 기대 속에서 대니 사건의 희망을 감지하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데선 활기를 엿볼 수 있다. 영리한 전개 방식이다.

다만 가족인 맷, 에반, 리브, 매기 파인에 더불어 FBI요원 사라 켈러까지 다섯 명의 관점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하다 보니 다소 산만하기도 하다. 더불어 두번째 사건의 배경이 '치안이 치명적으로 나쁜 멕시코'라는 점은... 멕시코일 필요가 있을까. 비교적 치안 관리가 되는 관광지라는 점도 미국 국경선 바깥에 대한 편견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야기의 큰 아이디어에 비하면 작은 지점이기는 한데 근 몇 십년의 미국발 창작품에서 지나치게 위헙을 외주화 시킨 클리셰라는 내 생각이 그리 틀리진 않을 듯하다.

#마지막모든두려움 #알렉스핀레이 #everylastfear #alexfinlay #배지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92 - 아이자와 씨는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붙임성이 좋다고 해서 꼭 착하다는 법은 없다는 것을 나는 삼십대 중반이 되어 학습했다.

전연령대의 일본 여성들의 생활을 그린 단편집으로 연작을 이루는 단편도 몇 편 섞여있다.

미스터리 위주의 출판사들이라 잔잔한 생활 미스터리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생활 소설이다.

저런 사람들도 있지, 그런 생각이 들지만서도 저런 사람들처럼 살지 않기도 어렵고, 나긋하고 서글서글하게 살고 싶지만 그건 더 어렵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아르바이트와 저직급 노동자들이다. 각자의 생활에서 유연하고 명랑한 발상을 보여주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생활의 질감은 어쩐지 짠하기도 하다. 어디든 비슷하겠고 저자도 보통 사람의 생활에 주목한 이유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문득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속 여성들, 접대업소 여성들이 떠올랐다.

캐릭터의 생래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작가가 묘사하는 것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소설집이다.

#거짓말컨시어지 #쓰무라기쿠코 #이정민 #리드비 #일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지음, 김지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외 유력 기관들 2025년 선정 도서 중 유일한 국내 번역 문학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쁨의 황제
오션 브엉 지음, 김지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313 - 아름답고 키 작은 패배자들." 하이는 과거에서 자신들을 응시하는, 옹기종기 모인 얼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름다움이란 게, 어떤 아름다움이든 간에,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이젠 시인이라기보다는 소설가, 삶과 고통 비애를 안고 사는 인물들과 아이러니하고 조화로운 사건들을 통해 교향곡 같은 짜임을 이룩해내는 그런 소설가로 보인다. 시적인 아이러니로 쓰인 문장들로 구름 위에 뜬 듯하기도 한 동시에 뒤로 돌아와 막연한 위안을 건네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예리한 구성은 일견 화려하다.

이민자 남자 아이와 나이든 병든 여성 서사라면 누구나 #에밀아자르 의 #자기앞의생 을 떠올리게 될 텐데, 이 소설에서 그 명백한 유사성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2010년의 미국에서 그 서사가 가능하다는 사실, 막다른 상실과 고통과 소외된 인물들이 가족과 행정의 역할을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재현해낸 '글래드니스'라는 곳.

2010년의 코네티컷 '이스트 글래드니스'에서 지내는 '하이'는 19세의 베트남 이민 2세대 남자 청년이다. 홧김에 보스턴 의대에 입학했다며 엄마에게 거짓말을 한 마약중독자 청년은 죽을 결심으로 강을 가로지르는 철로에 올랐다가 리투아니아 이민자 할머니인 그라지나에게 발견된다.

하이는 홀로 독거하는 그라지나와 잠시 함께 지내기로 하고 이종사촌이자 자폐인이자 엄마가 교도소에 가 있느라 보호소에서 지내는 '소니'가 일하는 '홈마켓'에서 일자리를 구한다.

각기 성공과는 거리가 먼 홈마켓(프랜차이즈 음식점) 동료들 속에서 하이는 자기의 공동체를 느낀다.

한껏 우울할 만한 상황들의 반복, 생활에 진저리 쳐도 부족하지 않을 인물들을 그려내는 브엉의 문장들엔 아이러니하게도 생명력이 깃들어있다.

p109 - 모린은 은퇴한 초등학교 학생 주임이었는데,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을 만큼 입이 더러웠다. 한번은 미틑로프 쟁반을 떨어트리고는 "아 씨발 좆구리바구니!"

의대에 다닌다며 엄마를 속이는 하이
아들에 의해 요양원으로 끌려갈 그라지나
교도소에 있는 엄마 보석금을 구하는 자폐인 소니
사회적 상처와 결함있는 사람들을 고용해서 홈마켓을 운영하며 프로레슬러를 꿈꾸는 190cm의 점장 BJ
일이 필요한데 무릎이 아픈 모린
마약 중독 때문에 요양원에 보낸 여동생의 비용을 대느라 투잡을 뛰는 러시아

늘 자전적 퀴어 서사를 구사하던 것과 다르게 이 소설에서 저자는 '하이'의 클로짓을 아주 작은 장면으로만 보이고 정리한다. 퀴어이더라도 어떤 생활의 문제는 지향과 상관없이 묵묵히 다정하게 공감하고 함께 해결하고 울어줄 수 있는 일이니까.

소설에서 의대를 다닌다며 엄마를 속인 하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모두의 문제를 어쩌다가 혹은 손을 덜덜 떨며, 그리고 울면서 돕기도 하지만 그 후에 홀로 남아서 구석에서 엄마에게 전화해 거짓 의대생 행세를 하는 하이는 그가 임시 알바로 했던 '돼지 황제' 버크셔 도축을 떠올리게 해준다. 죽어서 황제를 기쁘게 한 돼지. 소설에서 유일하게 황제 수식어를 받았던 돼지. 글래드니스의 황제는 쓰레기 통에서 자기 문제의 구덩이를 여직 헤매고 있을 뿐이다.

#기쁨의황제 #오션브엉 #theemperorofgladness #oceanvoung #김지현 #인플루엔셜 #미국소설 #퀴어 #이민자소설 #사회파소설 #사회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아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