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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13~18세의 자녀를 '언와인드' 할 수 있는 근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언와인드'는 신체 장기 전부를 이식 가능한 상태로 분해하는 작업으로, 당연히 피시술자는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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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기들은 기증이 아니라 구매 가능한 사람들에게 부위별로 팔린다. 최근작인 #수확자시리즈 로 먼저 알려진 저자의 2007년 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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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전개되고, <수확자>보다 치밀하고 더욱 더 정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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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친이 비밀리에 자신의 언와인드를 신청한 걸 알게 된 15세의 코너, 고아라서 주보시(주립보호시설)에서 자라다가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해 주정부에 의해 언와인드가 결정 된 리사, 독실한 양친에 의해 십일조로 언와인드에 바쳐지게 된 레비, 이 셋이 첫 번째(1/4) 책의 주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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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언와인드들을 구하는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 조직과 그들을 18세가 될 때까지 혹은 새 신분이 생길 때까지 지낼 공동체를 만든 전직 군인인 '제독', 그 공동체가 #파리대왕 속 소년들처럼 와해되는 과정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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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절정은 도망친 언와인드들 중 하나인 롤런드의 언와인드 수술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롤런드는 동류들 사이에서 심리조종을 하는 빌런에 가깝지만, 이 '소년'조차도 폭력적인 언와인드 시스템 아래에서는 얼마나 나약한 피착취자인지 적나라하고 끔찍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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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런드의 다소간의 악행은 그가 언와인드를 당하는 순간의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자본주의의 도륙을 감내하게 만들 조금의 방어기제도 제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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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악 앞에서 개인의 욕심들이 부대끼며 일어나는 갈등 사례 따위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사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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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아이를 지배하려는 양육자의 그릇된 통제욕의 원인을 극의 초반부터 장기매매, 자본주의적 이익추구 수행에 있음을 지적한다. '그럴 수도 있지, 디스토피아에서는'이라며 접근했던 이 독자는 소설의 결말부에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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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매매되는 매물로 치환될 때 벌어지는 참상은 이 매매를 일종의 '재생산'이라고 포장하는 포장지를 한순간에 먼지처럼 분쇄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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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간이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가능한지, 그게 면피가 되는지 묻는다. 임신 중절을 금지하고, 대리모 출산 매매가 횡횡하는 시대에 가장 연약하면서도 가장 반항하는 청소년 시기의 인간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것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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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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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어디까지 조작하려 드는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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