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항설백물어 - 하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9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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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0

몇 십 년씩 살다 보면 옛날이라는 건 다 같은 값이 됩니다. 오랜 옛날의 기억과 어제의 기억이 같은 곳에 늘어서게 되지요. 그러니까 더 선명하고 더 생생한 기억 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항간에 떠도는 신비한 동시에 기이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다룸에도 안정감이 있다.

사실 이 소설의 한 축인 일본의 토속성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았고 그 가나 문자 특유의 어감, 소설의 배경이 되는 더 오래 전 그 시절 그 문자의 어감이 맥을 끊어서 상 권에 이은 하 권도 이질감이 툭툭 튀어나왔다.

상, 하 권의 각각의 에피소드가 연속성이 있지는 않고 천일야화 스타일의 병렬식이다.

15년 전 나오키 상을 받았다는데 일본의 토속(괴담, 민담, 전승)을 안정적인 문체로 품위있게 집대성 했다는 데 수상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초등학생 때 재미있게 읽었던 #남북어린이가함께읽는전래동화 시리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터라 일본인들이 이런 종류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나 주석이 아니고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민족성이라는 높고 깊은 경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p.s. 매끄럽고 화려한데 우리집이랑은 어울리지 않은 조각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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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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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높고 얇은 현이 끊어지기 직전의 긴장과 불안

p228

그녀는 버지니아 울프를, 순결하고 불안하고 일상과 예술이 불가능한 요구 사이에서 좌절감을 느낀 울프를 상상해본다. 그리고 주머니에 돌을 넣고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시험이라도 하는 듯이 활로 끝없이 높게 멀게 길게 울면 수십가지 베이스를 때리고 긋고 불어도 그 한 줄을 숨기지도 막지도 못한채 눈을 감고 숨을 멎는다.

p293

"그래도 그 시간들 the hours 은 남아 있어, 그렇지 않아? 하나의 시간, 그러고 나면 또 그런 시간. 그 시간들을 당신이 다 견뎌낸다고 해도 또 그런 시간이 있어. 세상에, 또 그런 시간이라니, 지긋지긋해."

얇고 높게 날카로운 떨림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자신마저도 불안하게 만드는 긴장이 언제 노크할지 모르는 벅차게 차오르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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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수를 죽이고 - 환몽 컬렉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0
오쓰이치 외 지음, 김선영 옮김, 아다치 히로타카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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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앤솔로지는 그게 주제로 모였든 수상직으로 엮였든 서로 다른 문체라든지 좀체 통합되지 않는 작가별 개성이 이질감을 부각시켜서 개별 작품의 매력이 감소된다고 생각하는데... 번역서라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작품 간 이질감 없이 잘 읽히고 추리, SF, 괴담 등의 장르적 매력이 상당하다.

앞에 세 작가가 두 작품씩을, 에치젠 마타로의 작품이 하나가 실렸는데, 이지메 가해자를 살해한 친구의 이야기를 죄책감과 시공간을 초월해 떨어지는(?) 물건들을 통해 풀어내는 #염소자리친구 와 현실의 열등감을 창작으로 해소하는 저자의 욕망이 투영된 캐릭터를 다루는 #메리수죽이기 , 재해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와 자식을 그리워하는 가족애를 이승과 저승을 초월한 무전기를 소재로 다룬 #트랜스시버 , 인체로 만든 살아있는 악기가 등장하는 #토요미스테리극장 스타일의 #에바마리크로스 가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다.

<염소자리 친구>나, <트랜스시버>에서 느낀 찡한 마음이 마지막 작품의 그... 끔찍한 상상에서 확 냉각된다는 점이 이 겨울에 더 춥게 한다는 점만... 😨

단편 하나 하나가 재미있고 사회성을 잘 담아냈다.

그리고 7작품을 7작가가 아닌, 4작가로 구성했다는 점이 총화에 유리하게 작용한 게 아닐까 한다.

p.s. 번역가분이 #꿀벌과천둥 을 번역하신 김선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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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상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8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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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러 책이 번역되었음에도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나오키상 수상작인 이 책이 뒤늦게 소개된 것은 특유의 '지명, 인명, 풍속'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메이지 유신 당대에 유신 이전의 40~50년 전의 민담, 괴담 등을 해석하고 유추한다는 설정이 바다 건너 독자의 눈에 찰떡 같이 달라붙지는 않는다.

150년 전의 사고방식으로 200년 전의 풍문, 항간에 떠도는 설을 풀어내는 것이 일견 재미있고 나름의 풍미가 있기는 한데, 일본인이 일본의 민속학의 경지를 넓혀 문학의 영토와 시대를 확장시켜 권위의 상을 받는다는 것이 한국인 독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냐를 생각해보면... 분명히 거리가 생긴다.

이 책은 '상' 권이니 하 권을 읽어봐야 끝을 알 것 같다. 조각조개 나뉘어진 에피소드와 네 명의 친구가 궁금증을 해결하러 찾아가는 모모스케 노인의 진실이 하 권 어디에선가는 만나게 될텐데... 

나름의 생각으로는 해결사가 범인인 경우를 떠올리게 된다.

#후항설백물어 #교고쿠나쓰히코 #비채 #김영사 #일본소설 #민속학 #항설백물어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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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오키타 밧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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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나 지금이나 존중받지 못 하는 아스퍼거로 괴롭힘, 학대를 당했던 저자의 자전적 만화로 코믹하게 그린다는 점이 더 가슴 아프다.

일전에 읽은 #조디피코 의 #거짓말규칙 이 바로 아스퍼거인이 주인공인 소설인데 편모의 보호와 특수교육을 받는 환경에서도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어떤 진단이 있는 상황도 그럴진대 절대적 무지라는 환경에 노출된 초등학생, 중학생 니트로가 겪는 아스퍼거인으로서 당하는 폭력은 실로 잔인하다.

심지어 동급생이 아닌 교사들이 폭력과 추행은 마음 어딘가를 툭 끊어지게 만들면서도 사실 기억 속 익숙한 장면이라서 꽉 막힌다.

이야기의 끝에서 현재의 작가는 어린 자신에게 '그때 뛰어내리지 않아서 고맙다'라고 인사하며 고등학생 시절엔 더 큰 일이 있다고 밝히는데... 어찌 기가 막히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p.s. 제목은 그...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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