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니코 워커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시의 부통령이자 실세였던 딕 체니를 그린 영화 #vice 가 미국의 정치 권력이 이라크 전쟁을 통(!)해서 군수&석유 산업과 어떻게 연쇄적으로 작용하고 자본 부유층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면, 이 소설(?)은 미국의 중산층 청년이 마약과 전쟁을 통해서 인생을 어떻게 연쇄적로 폭력적인 PTSD의 제물로 바치는가를 보여준다.

두 작품은 미국이 앓는 양극성 장애의 명백한 증거가 된다.

p192 - 상반신에서는 빠져나간 흔적이 보이지 않는 데다 5.56 탄환은 몸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몸 안 어디에 박혔을 거라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소설은 굉장한 속도로 [대학 중퇴, 입대, 결혼, 파병, 폭사, 마약, 폭사, 혼란, 퇴역, 이혼, 마약, 섹스, 마약, 섹스, 재결합, 섹스, 약, 약, 은행 강도, 약, 징징징, 섹, 약, 은행, 약, 은행, 약, 에밀리, 약, 섹, 징징징, 에밀리, 은행, 약, 에밀리, 에밀리와 마약] 진행되는데, 이 가독성은 전략적인 기술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하고 사실적인 회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극의 순환은 권태가 느껴질 정도로 일상적인 풍경이다.

p374 - 엄청난 양을 몸속에 찔러 넣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면서 양 날개를 천천히 펼쳤다. 우리는 구원받았다. 천사가 느낄 법한 기분을 만끽했다.

경험으로 추측되는 특정 소재의 반복과 나열은 동일하게 마약 중독자였던 #윌리엄버로스 의 *컷업(cut up)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어떤 수준 이상의 자극만이 날카로운 인상으로 선택 받는다. 그래서 '5060년대 비트 세대의 소설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정서는 저항이 아닌 자해에 가깝다.

p261 - 재수 없는 성격도 독보적이었다. 그래서 에밀리를 죽을 만큼 사랑했다.

제목인 '체리'는 전쟁에 처음 투입되는 미군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p.s. 🔞이 너무 당연할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주인공이 우리(?) 스파이디, #tomholland 라니... 아아, 네 예술의 순정을 바친 결단! 희생! (잘 볼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219 <끈>
거무스름한 끈 같은 것이 틈새로 비어져 나와 있었다. 뭔가, 굉장히 암시를 주는 느낌이었다. 영능력은 하나도 없지만,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너무 신경이 쓰였다.

*이사를 소재로 여섯 편의 연작이 얽혀 있다. #패닉룸 에 가까운 장소, 살인마가 살았던 방, 이삿짐을 싸며 찾은 나도 모르던 상자, 가정 폭력, 사고 흔적, 개인정보를 꼬치꼬치 캐묻는 관리인, 없어진 짐의 트라우마... 으어어어어...

다행히(?) 이사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읽으면서 #이야미스 라기엔 사소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다룬 소재를 나열하니 께름칙하다.

월세 살이가 한구보다 비교적 흔한 일본 소설이지만, 우리나라서도 #손없는날 부터 시작해서 매물 점검에 관한 세세한 팁이 찾으면 찾을 수록 나오고 성범죄와 관련된 괴담과 괴담보다 더 살풍경한 사건들은...

연륜있는 작가니만큼 불쾌감은 많이 억제하고 단편들이 이어지도록 사건과 인물의 교집합을 기술적으로 연결하는데 힘을 많이 썼다. 특히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독자 모르게 사고思考하는 인물을 전환해서 사건(!)의 다면성을 강조하는 데서 소설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맨끝 해설을 읽으라는 후면 문구는 #코끼리는생각하지마 라는 역설적인 트릭이기도 허다.

그러허다.

p.s. 옆집 조심하세요.

#이사 #마리유키코 #작가정신 #김은모 #미스터리 #일본소설 #추리소설 #장르소설 #8282 #2424 #책 #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이야기 - 나무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가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지음, 티보 에렘 그림, 김효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덕분으로 '글을 읽는 재미는 읽는 사람의 그래픽카드 성능에 따른다'는 트윗을 체험할 수 있었다. 소설 #오버스토리 에서 높이 솟아나는 #더글러스전나무 나 자주 보이는 #마호가니 , #마카다미아 와 다자란 #유칼립투스 , #회양목 #주목 을 이제 만난다.

p176 -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다.

100가지 나무를 그림과 함께 백과사전식으로 구성한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던 지점은 '나무가 아닌' 바나나에 관한 것이었고, 지금 우리가 '생으로' 먹고 있는 노란 바나나는 1836년 자메이카 농장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p207 - 반복적으로 들불에 시달리지만, 뿌리에서 다시 자라날 뿐 아니라 불꽃의 도움으로 흙 속에서 잠자던 씨앗의 딱딱한 껍질이 깨져 수분만 있으면 금방 싹을 틔울 수 있다. 이 나무는 결국 불에 탄 땅을 처음 되살리는 개척종 역할을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나무는 세계 여성의 날 상징목인 위에 인용한 #은엽아카시아 Mimosa

p16 <회양목> - 천천히 성장하는 이 나무는 자연 서식지에서 자랄 때 가장 단단한 목재를 생산한다.

라틴어 학명과 함께 '(명백히) 중국에 있는 나무를 발견한 백인'의 이름을 붙인 사례(p195 손수건나무)나 유럽에서 시작해 중동, 북미,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남미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는 차례의 방향은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이 깊게 깃든 학문의 역사로 보여 반갑지만은 않았다.

나무의 역사가 인간이 정의하는 '쓸모의 역사'라는 점에서, 그럼에도 나무의 자리가 절박할 정도로 사라지는 시대라서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아, 이 책의 부제는 역으로도 성립한다. 이 거대한 희생과 영악한 착취는 읽다보면 은연 중에 깊숙히 찌른다.

'상록수' 대신 '늘푸른나무'라는 한글말을 쓴 번역가의 세심함엔 마음이 좋았다. 나도 앞으로 그리 바꿔 써야지, 훈훈... 좋다. 책장 안쪽에 넣어두지 않을 것 같다.

p.s. 모르는 나무가 이야기에 등장하면 그 자리에서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는 시대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늘 그 자리에 머무르기만 했는데 그래픽 카드가 업데이트 됐다.

#나무이야기 #케빈홉스 #데이비드웨스트 #티보에렘 #thestoryoftrees#한스미디어 #kevinhobbs #davidwest #thibaudherem #식물학 #나무 #책 #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이야기 - 나무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가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지음, 티보 에렘 그림, 김효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좋아요. 읽은지 2주 됐는데, 나무 찾으러 오늘 다시 펼쳤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러시아 고전산책 5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김영란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르게네프의 이 소설들을 개인적 서사로 읽을 것이냐, 정치적 입장으로 읽을 것이냐에 관해서는 전자를 선택하게 되고 ㅡ 실패한 사랑, 여전히 상상(혹은 망상)인 상태로 끝나버린 짝사랑을 무척 고상한 방식으로 회상한다.

두번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파우스트 는 파벨이 스물여덟 평생 문학을 멀리한 베라에게 괴테의 <파우스트>를 소개하면서 죽음으로 치닫는 비극으로, 그 일련의 과정이 파벨이 친구에게 보내는 아홉 편의 편지로 전개된다. 서간체 소설의 수신자는 명백히 독자. 괴테와 원작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문학의 신비적인 성격과 (후일 카프카가 정의한) 파괴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세 작품 모두에서 환상과 사랑의 진정한 향유자는 저자 자신이다. 남성 인물들은 도태되어 있고, 여성 인물들은 애정이 듬뿍 발린 도자기들이다.

안온한 자리에 있었을 여성들과 응시자인 본인 사이, 당대 규범적인 거리를 위반하는 것만으로 상황은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이어지고, 금세 깨진다.

#이반투르게네프 #러시아소설 #작가정신 #작정단 #소설 #책 #독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