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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의 야만인들
브라이언 버로.존 헬리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10월
평점 :
증정도서ㅣ
p225 - 인수 합병은 궁극적으로 볼 때 월스트리트가 만들어 낸 것이다. 왜냐하면 이기든 지든 혹은 질질 끌든 간에 투자은행 측에서는 이자나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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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RJR 나비스코'의 최고경영자 로스 존슨이 LBO(Leveraged Buyout, 차입매수)를 통해 기업을 비공개기업으로 전환하는 M&A를 시도하면서 입찰 과정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욕망의 분투가 집요한 취재와 인터뷰를 기반으로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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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재무 방정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서사와 6주 간의 경쟁에서 벌어지는 엎고 뒤엎고 덮었다가 기획을 다시 살리는 번잡한 일련의 에피소드가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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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욕망에 충실한 로스 존슨, 오랜 시간 미국 담배시장 1위 기업이던 'RJ 레이놀즈'와 최상위 제과기업 나비스코의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입찰에서 주요한 활동을 벌인 투자회사 시어슨, KKR 등도 심도있게 소개한다. 네 페이지에 걸친 등장인물들과 기업들도 당대 최대 M&A 규모인 'RJR 나비스코'에 뛰어들기 까지의 속내와 물밑 작업들도 상당히 세심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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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무심코(?) 신청할 때까지 사전 크기에 999쪽의 분량일 줄은 전혀(!) 모르다가 배송 박스의 크기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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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M&A의 기법이나 도구는 30년 전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졌고, 규모는 겉잡을 수 없이 거대해졌으며, 담보 대출의 지옥불은 더욱 멀리 번졌다. 결국 RJR과 나비스코가 분리되는 실패 사례 (복잡한 경영 환경에서 제품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거나 체계를 혁신하는 등의 혁신이 아닌 목표 주가 달성이나 경영진(이사회)의 수당 챙기기 등의 특정 직급 단위에서 소구되는 인위적인 인수합병) 는 이런 행위에 수수료와 자문료로 붙어있는 은행, 회계, 법률, 컨설팅 회사만 배불리게 되고 결국 소비자, 노동자 그리고 주가와 기업 수명에까지 해를 끼친다는 교훈을 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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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비스(KKR)가 존슨을 자극하고 존슨은 크래비스 몰래 시어슨을 꿰어 엄청난 쌈짓돈을 챙기려 했던 이 사례에서처럼 고용된 기업가는 언제라도 먹튀가 가능하고, 90년대에 이어 00년대에도 다양한 이유로 M&A는 벌어졌으며, AOL과 WB같은 참혹한 사례도 펑펑 터졌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실제로는 없는 돈까지 팡팡 만드는 금융계의 못된 버릇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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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결론은... 생각보다 단순한 욕망과 소수의 특정 인물들이 세상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불신, 그리고 아무리 기법이 정교해져도 아니, 정교해질수록 최종 향배의 키가 말재주라는 얼마나 가당찮은 잔재주에 의해 기울어지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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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설거지나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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