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 탐정 아이제아 퀸타베의 사건노트
조 이데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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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5 - 집세로 670달러를 내고 나면 일주일에 30달러로 식품, 휴대폰 요금, 통신 요금, 버스비,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행동을 이끌란 말은 쉬워도 실천은 아니었다.



이 소설의 배후에 #프랜시스후쿠야마 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의 트릭이 발생한다.



이야기는 두 줄기로 진행된다. 하늘아래 하나뿐인 가족인 형 마커스를 뺑소니로 잃은 열일곱의 아이제아가 세상에 똑 떨어져서 살아갈 방도와 형을 친 범인을 찾는 과정



p57 - 깨어나 보니 보트 안이었으며 웬 흑인 남자가 괜찮으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짓 하던?"

"아니, 아빠, 그게 아냐. 그 남자는 날 납치한 사람이 아니라, 구해 준 거야. 좋은 사람이었어."



다른 하나는 아는 사람만 아는 해결사 탐정 아이제아가 슬럼프와 정신쇠약에 빠진 정상급 래퍼 '칼'을 죽이려는 킬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해결하는 것.



시리즈 소설이 4편까지 나왔으니 사건은 해결됐으며, 어느 정도 기대하는 수준의 오락성을 보장해준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며 맞닥뜨리는 것은 기껏 돌려 말해봤자 '인종적 특수성'이라는 인종차별과 슬럼가라는 저지대에 관한 다채롭고 폭력적인, 질겁할 만한 묘사들의 기습이다.



불편한가? 불편하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소설적인 가상의 장치로만 여길 수도 없다. 경찰은 충분히 믿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한지에 대한 물음 자체를 이 소설에선 하지 않는다.



쓰지 않고 고려하지 않는 것들의 그림자가 충분할 정도로 드리운 소설인 동시에 과할 정도로 기울어진 섹스에 매진한다. 그런데 주인공 아이제아는 또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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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 바뢰이 연대기 1
로이 야콥센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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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 바뢰이섬에는 버드나무 세 그루, 자작나무 네 그루, 마가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다. 몸통 한가운데 큰 상처가 있는 마가나무 한 그루는 늙은 마가라고 부르는데 열두 그루 모두 자연이 시키는대로 구부러졌다.

바뢰이섬에 사는 마틴 바뢰이의 아들 한스 바뢰이와 결혼한 마리아, 그들의 딸 잉그리드 바뢰이, 한스의 여동생 바브로 바뢰이는 섬에 잠깐 고용된 라스를 따라 사라졌다가 배가 불러 돌아왔다네.

라스가 태어나고 양을 키우고 소를 키우고 오리를 쫓아 오리털을 모으고 배를 타고 대구와 넙치를 잡아오는... 아버지 바뢰이, 할어버지 바뢰이, 태어난 바뢰이, 거둬들인 바뢰이...

이 책은 잉그리드 바뢰이 시리즈의 1권이다. 그의 아버지 한스 바뢰이가 가장으로서 한 가족이 섬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데서 시작해서 잉그리드가 어떻게 '바뢰이의 여왕'으로 우뚝 일어서는 데 까지를 다룬다.

삶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결국 죽음과 탄생을 거치며 어떻게 '자연이 시키는대로(p29)' 저벅저벅 걸어가게 되는지,

p254 - 캐런 루이스는 못마땅해하며 영수증을 읽고 날짜를 잊어버렸다며 언제 지불할지 물었다. 잉그리드가 날짜를 썼다. 캐런 루이스는 서명을 하고 정말로 이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파도에 떠내려온 목재를 모으고 이끼를 말려 파이프의 단열재로 쓰는 20세기 초의 섬 생활, 혼자 고요히 생각하고 결정하던 한스의 시절을 거쳐 입이 삐죽 나온 목사의 부인에게 꼿꼿한 태도로 영수증을 요구하는 잉그리드의 시대가 도래한 데서 '보이지 않는' 신호를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 가족의 방향키를 잡을 다음 주자로 잉그리드를 선택한 것)

그렇게 우리가 살아왔다는 작가의 깊은 응시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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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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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6 - "엄마가 좀 평범한 사람을 만나기를 바라는 것뿐이야."
"네가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이 누군데? 아니, 평범함이 대체 뭔데?"

키 180의 허우대 좋은 열여덟 고등학생 최노을 군의 엄마 최지혜 씨는 서른넷이다.

남매처럼 지내는 성하는 엄마가 운영하는 악세사리 공방과 같은 상가의 중국요리집 둘째 딸. 성하의 열살 터울 오빠 훈남 박성빈 군이 5년이나 연정을 바친 상대는 최지혜 씨다.

복잡해지던 찰나 공부도 잘 하고 하얗게 사람 좋은 친구인 동우가 성하를 소개해달라 부탁하는데... 안 하면 오해를 사겠지?

청소년 소설 특유의 (배배 꼬이지 않은) 문장들의 직설적인 전개 속에서 우리가 소위 정상이라 주장하며 그리는 평범을 바라는 최노을 군이 맞닥뜨리는 상황들이 단 하나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가는데도 무너지거나 일그러지지 않는다.

다만 우그러지는 것은 단지 주변인들의 기대값.

이 장르에 충실한 #happyeverafter 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의 여정이 이 시대 10대의 미덕으로 여겨지기를 생각하게 된다.

#보통의노을 #이희영 #자음과모음 #페인트 #청소년소설 #자모단 #한국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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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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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4 <호르몬이 그랬어>
밖으로 나오니 벌써 해가 많이 기울어 있다. 무슨 놈의 밥을 그렇게 오랫동안 처먹었다.

미숙하기 위해서 그랬었나, 이 한 문장들을 위해서 그랬었나 궁금하던 차에 등장한 저자의 자전 에세이는 앞선 세 개의 단편소설이 오직 20대의 자신만이 쓸 수 있었던 작품이었음을 밝힌다.

그렇기에 작가로서는 돌아보고 톺아볼 수 밖에 없었던 작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것은 어쩌면 나와는 아직은 상관이 없는 회고일지 모른다.

p34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안다고 믿어온 것이 나를 이따금 배신한다는 사실도.

지리멸렬했던 가족 덕에 그 어떤 새로운 만남도 반짝였던 시절, 그 시절이 결국 열등감의 표본실이 되어버린 것까지 다.

이 소설집이 작가의 중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착점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언젠가는 독자인 내게도 기억할 만한 지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한 문장처럼.

p95 <총>
아, 모두 당신을 만나기 위한 불행이었나 봐······ 라고.

#호르몬이그랬어 #박서련 #자음과모음 #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 #한국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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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아르테 미스터리 19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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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증정도서ㅣ44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 아시자와 요, 김은모 옮김

p71 <저주>
요컨대 이 여자는 저주를 믿고 싶은 것이다. '저주'를 전제로 삼아 시야가 좁아진 게 아니라 '저주'를 결론으로 삼고 싶은 것이다.

미스터리와 호러의 차이라면 이유의 유/무다. 그럴만한 원인이 있는지, 혹은 그런 대가를 치룰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합의가 가능한지를 논하냐 마느냐의 문제.

여섯 연작의 화자는 작가 자신이다. 현실감을 극대화해서 긴장과 불안을 최고조로 끌어내는 #모큐멘터리 방식을 썼는데 #미쓰다신조 를 익히 아는 독자라면...

괴담을 쓰기 시작한 후로 친구와 동료, 한두 다리를 건너 이야기가 들어온다. 점쟁이의 경고를 무시한 연인, 남편과 아이에게 찾아온 '저주'를 호소하는 여성, 이사 후 임신한 부인에게 자신을 험담하는 옆집 여성...

결혼 후 시가에 들어가 살면서부터 꿈 속에서 집에 불이 나고 소사燒死 당하는 고통을 겪는 네일리스트와 이상하게 맑은 남편, 자취하는 집에 나타나는 여자아이의 혼령을 위령하고 사라진 친구.

p169 - "그 혼령과 연을 맺고 싶은 게 아니라면 무람없이 말을 걸어서는 안 됩니다. 가즈노리 씨도 뭐가 원인인지 상대에게 묻는 건 위험하고요."

그리고 이 다섯 사건(?)에 다리를 놓은 작가인 저자가 '선의'로 혼백의 안녕을 빌자 경고하는 노숙한 심령사 진나이 씨의 경고 앞에서... 이야기에 발을 들이고 저자와 함께 엮어나가던 독자는 ^쭈뼛^하고 살이 돋아난다.

다섯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며, 독자가 보지 못한 다른 복병을 마지막에 등장 시키지만 ㅎㅎ;;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럴만한 심판과 그걸 이루려는 혼령의 업보 다툼이 호러의 맥락에 어울리게 편입됐는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 매듭에서 오라기 몇개가 풀린 듯했다.

2019년 서점대상 9위 도서. 직역하면 <불이 없는 곳에 연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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