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 바뢰이 연대기 1
로이 야콥센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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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 바뢰이섬에는 버드나무 세 그루, 자작나무 네 그루, 마가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다. 몸통 한가운데 큰 상처가 있는 마가나무 한 그루는 늙은 마가라고 부르는데 열두 그루 모두 자연이 시키는대로 구부러졌다.

바뢰이섬에 사는 마틴 바뢰이의 아들 한스 바뢰이와 결혼한 마리아, 그들의 딸 잉그리드 바뢰이, 한스의 여동생 바브로 바뢰이는 섬에 잠깐 고용된 라스를 따라 사라졌다가 배가 불러 돌아왔다네.

라스가 태어나고 양을 키우고 소를 키우고 오리를 쫓아 오리털을 모으고 배를 타고 대구와 넙치를 잡아오는... 아버지 바뢰이, 할어버지 바뢰이, 태어난 바뢰이, 거둬들인 바뢰이...

이 책은 잉그리드 바뢰이 시리즈의 1권이다. 그의 아버지 한스 바뢰이가 가장으로서 한 가족이 섬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데서 시작해서 잉그리드가 어떻게 '바뢰이의 여왕'으로 우뚝 일어서는 데 까지를 다룬다.

삶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결국 죽음과 탄생을 거치며 어떻게 '자연이 시키는대로(p29)' 저벅저벅 걸어가게 되는지,

p254 - 캐런 루이스는 못마땅해하며 영수증을 읽고 날짜를 잊어버렸다며 언제 지불할지 물었다. 잉그리드가 날짜를 썼다. 캐런 루이스는 서명을 하고 정말로 이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파도에 떠내려온 목재를 모으고 이끼를 말려 파이프의 단열재로 쓰는 20세기 초의 섬 생활, 혼자 고요히 생각하고 결정하던 한스의 시절을 거쳐 입이 삐죽 나온 목사의 부인에게 꼿꼿한 태도로 영수증을 요구하는 잉그리드의 시대가 도래한 데서 '보이지 않는' 신호를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 가족의 방향키를 잡을 다음 주자로 잉그리드를 선택한 것)

그렇게 우리가 살아왔다는 작가의 깊은 응시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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