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 사용법 -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100가지 심리 도구
사샤 바힘 지음, 이덕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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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

p98 - 도구 24
이런 내용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종이에 적는 편이 학습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내 손으로 적어 내려갈 때 그 모든 허튼소리가 내 펜, 즉 내 잠재의식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된다.

100가지나 되는 '내 기분 조절 도구'를 제안하늣 이 책의 탁월한 조언 중 하나가 '적으라'이다.

실천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천했었던 언젠가를 떠올려 보면(꺼내 보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해주거니와,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는 지나치게 감정이 과잉 됐다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탁월한 조언이 살아남지 못했던 것은... 시간이 없다. 이 상황을 복기할 시간이 있다면, 네고왕을 보며 잠시라도 기분을 끌어올리고 싶어요.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적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나는 시간이 없는 걸까요, 사샤 바힘 씨?

아, 사실 그건 사샤 바힘 씨는 독일의 심리상담사이고,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p.s. 기분을 관리하는 데에 100가지나 되는 도구가 필요한 자본주의 시대는 참으로 괴롭구나. #질들뢰즈 #장하준 #한병철 #그들이말하지않는23가지 #안티오이디푸스 #피로사회 #자기착취 아, 이건 내가 바껴야 해결 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바껴야 해... 투쟁 투쟁 투쟁!!! 😭😭😭

#내기분사용법 #사샤바힘 #이덕임 #어크로스 #심리상담 #심리도구 #abc시즌5 #acrossbookclub #어크로스북클럽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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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 자살의 원인부터 예방까지, 25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자살에 관한 모든 것
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 심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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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8 - 자살은 사회적 열세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잦고, 갑작스러운 상실감 또는 강한 스트레스를 주는 인생의 사건이 자살에 앞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지난 주에 읽었어야 했던 책인데... 가족 장례를 연이어 두 번을 치르고나니 스케줄도 붕뜨고, 죽음에 관한 책을 읽기가 어려웠다. 언제나 죽을 것을 생각한다는 나조차도 그러했는데,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이 정작 이 책을 통해 손 내밀고 싶은 사람들이 읽기가 어려울 거라는 말이 새삼 민낯에 데인 듯 스쳐갔다.

#자살 혹은 #자살학 을 다룬 대중서는 나오면 우선 반갑다. 자살유가족의 수기마저도 접하기가 어려운데, 전문가의 글이 아닌 이상 명확한 지점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25년을 연구했다는 저자는 친구 둘을 자살로 떠나보낸 자살 생존자이기도 하다. 자살 연구를 추천해준 교수와 한 친구. 친구는 전문가로 활동하던 시기에 떠나보냈기에 무력감과 상실감이 더 컸다고 한다.

이 책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골몰한다.

준비된 자살이든 충동적이거나 충격에 의한 자살 모두 하나의 이유,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접근과 예방시스템이 필요하고, 누구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 계획을 준비해야 함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 유가족, 생존자를 위한 사후 조치까지.

저자가 영국인이다보니 대책이나 방안이 영국의 의료체계에 맞춰져서 제시된다. 자살률 영예의 1위인데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을 방치하고 있으며, 자살에 대한 편견도 내버려 두는 한국의 한국인으로서 이 제언들의 맥락에 한숨만 쉬게 될 뿐이다.

저자는 자해와 자살을 동료 연구자의 표현을 빌려 '고통의 울부짖음(p126)이라고 여러번 강조하고 지적한다.

어차피 이 책의 모든 세세한 사례와 꼼꼼한 지적을 다 기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중에 몇 가지만 꼽는다면,

- 자살은 사회적 열세의 맥락에서 발생한다
- 기분이 좋을 때 자살 행동이 발현되기 더 쉽다
- 안전 계획(긴급 상담, 지인 등)을 준비한다
- 안부를 먼저 묻는다
- 자살자나 유가족을 탓할 수 없다.

#마지막끈을놓기전에 #로리오코너 #정지호 #whenitisdarkest #roryoconnor #푸른숲 #심심 #심리학 #자살예방정책 #심리학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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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노린 음모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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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6 - 미국에서 가장 파랗고 가장 푸르고 가장 새하얀 모든 것 위에 시커먼 하켄크로이츠가 찍혀 있었다.


이 소설은 1940년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3연임에 실패하는 바람에 미국이 2차 대전 참전을 하지 않게 되는 가상의 1940~1942년을 배경으로 한다.

2004년 발표되고 이후 트럼프 당선으로 극우주의, 선동과 파시즘 정권을 예견하며 그 양상을 치밀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격찬 받았다는데... 국가의 '주체성 상실'과 '집권 1~2년만으로도 파괴적 분열'을 촉발한다는 데서 현재의 한국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p443 - '우리의 미국 지방장관'

'일본의 한국 총독'

정확하게 겹치는 이 당혹감.

p491 - 아버지는 저항을 선택했고, 랍비 벤겔스도르프는 협력을 선택했고, 몬티 삼촌은 자기 자신을 선택했다.

최초의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가 대통령이 되고 그는 친나치, 중립, 비참전을 모토로 삼는다.

일곱살의 필립 로스는 친나치를 표방하는 린드버그 정권 하에서 유대인인 그의 가족(부모, 형, 사촌형, 이모, 삼촌)들 각자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서 두려움을 느끼는데...

대개 소설은 현재 사회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인물을 투입해 썼다면, 이 소설은 가상의 사회를 자전적 인물(들)을 통해 분석하고 예견하고 있다.

이 기이한 사실감, 현장감, 그리고 익숙함.

소설만이라면 '필립 로스'의 소설치고는 흥미진진하고 그답게 무서우리만치 미국적 현실감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어서 즐겁게 읽었겠지만... 불안한 긴장감이 옥죄는 듯하기도 하다.

물가는 적당히 견딜만큼 오르는 듯하지만 도처에서 폐업을 하고, 방파제 역할을 했던 단체나 기관들이 줄줄이 목숨줄을 위협받고 있으며, 말도 안되는 말들이 하나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자의 견해에 따른다면 대공황을 건넌 미국이 극우정권의 분열(분리)주의를 버티는 마지노선은 2년이다.

1년만에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소금을 구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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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그레이션 -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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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5 - "고통과 곤경의 세상이 지성을 교육하고 영혼을 만드는 데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겠는가?"

프래니는 엄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대학교수인 남편과 함께 사랑하는 (멸종위기를 맞은) 북극제비갈매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그리고 상실 속에서 몸부림치기 위해 아일랜드를 찾고 어선 '사가니호'에 자리를 얻어 탑승한다.

p124 -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언제나 삶의 경이와 위험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 두 가지가 서로 너무 가깝게 얽혀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새를 쫓는 항해 속에서 프래니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술은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하나씩 알려주기도,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ㅡ 그 끝에는 우리 모두 결코 피할 수 없으며 승복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실과 외로움과 내면의 싸움들이 한데 모여 또아리를 틀고선 그를, 또 나를 사방으로 조여들고 있음을.

p177 - 내게 더 이상 날개는 없다.
내 새들의 길을 보여주던 빨간 불빛이 폭풍의 콧바람에 날려 햇빛도 닿지 않는 저 깊은 바다 아래로 끌려 내려가 사라졌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것처럼.

프래니의 이 여행, 이동(migration)은 도망치는 일이 아니다. 가석방을 어기며 헤매고, 죽음의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과거를 개방하지 않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과거로부터 도피하는 행위지만 이 소설에서 바다의 한 복판을 지나가기를 망설이지 않는 건 '대륙과 대양을 건너야지만 비로소 온전한 #북극제비갈매기 가 되는 그 새'가 지금 겪는 멸종의 위기가 프래니의 존재, 어떤 인간 자체를 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상실의 바다에서 온 몸으로 헤엄치고 수면 위로 몸을 들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마이그레이션 #migration #샬롯맥커너히 #charlottemcconaghy #윤도일 #잔 #도서출판잔 #잔출판사 #미국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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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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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ㅣ다시 새롭게 읽힐 수밖에 없는


p43 <머리>

그녀는 화를 냈다.

"나는 너 같은 것에게 내 변기를 차지할 권리를 준 적이 없다. 너는 나를 어머니라고 하지만 나는 너 같은 걸 만든 적이 없으니 널 없애버릴 사람을 부르기 전에 썩 꺼져라."

처음 읽었을 땐 현실의 부조리를 은유하기 위해 가져온 환상성, 그 은유에서도 지울 수 없는 현실의 잔혹함을 떠올리는 게 주요한 읽기였다면 ㅡ 이번 개정판에서는 현실에서 환상으로의 낙차, 그리고 환상에서 현실로의 낙차의 크기를 경험하는 읽기를 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말장난 같이 애매하기도 한데, 첫 읽기가 현실로 돌아오는 왕복의 느낌이었다면, 두번째 읽기는 두 번의 편도.

이 사회적 재난들에 작년 이맘때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소설이 거르고 채를 친 현실은 이미 전과 같지 않게 되었고, 짧다고 할 수 있는 1년 사이에 기막힌 사건들이 두껍게 쌓여서 이 죽음과 착취, 속이는 똑똑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망국의 분위기가 이 소설을 새롭게 해준다.

p351 <재회>

어떤 사람들에게 삶이란 거대한 충격과 명료한 생존 본능이 동시에 찬란하게 떠오른 과거의 어느 시간에 갇힌 채, 유일하게 의미 있었던 그 순간에 했듯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되풀이해 확인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래서 스스로 유령이 되어버리는 누군가의 이야기인 마지막 수록작의 의미가 더 커지게 된 것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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