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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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 작가들이 수상자의 대다수이냐면
작가가 될 뻔했던 남성들은 다행히 인터넷에 댓글이나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되도않는 나르시시즘에 빠져있거나요. 더욱이 이 상이 시작된 이후로 구매자 분포만 봐도 이 결과는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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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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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ㅣ

p192 <눈빛이 없어>
천천히 옥상을 둘러본 우재는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면 읍내에 나가 술을 마시고, 조별 회식에도 빠지지 않았던 과거의 자신이 도무지 이해 가지 않는다며 삶이라는 것이 원래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계속 이어지는 영화와도 같은 것이라면 지금 자신의 삶은 앞뒤가 잘려 나간 필름 낱장에 불과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말한 그가 놋쇠 그릇을 두 손으로 받쳐 김이 폴폴 올라오는 청주를 홀짝였다.

문장은 더없이 침착하고 견고하게 조직되어 있으며, 지나가는 시간이 사건의 형세 위에 더께가 되어 쌓이지 않도록 섬밀하게 매만진다.

소수자와 의료윤리(#그들을정원에남겨두었다 ), 낙태와 당사자성(#다른세계에서도 ), 경찰국가와 반공성(#라이파이 ), 탈북민과 지방병원(#부태복 ), 법조계 계급성(#컨프론테이션 ), 김용균 씨와 지방대학(#눈빛이없어 ), 5월 광주와 간호사(#너를따라가면 ), 교정시설의 음화(#참 )

희소한 전문직에 있으면서도 우리의 본질에까지 질문을 던졌고, 던지는 지점과 이슈를 이야기로 지어 샅샅이 꿰어내는 관찰자로서의 조직력을 따라가다보면, 일종의 허탈감마저 든다.

p168 <컨프론테이션>
육욕이나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내포할 텐데, 그렇다면 사랑은 스스로를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데 실패해온 것은 아닌지 자문하면서.

이현석 작가는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으로 처음 읽었는데, 이후 김ㅂㄱ 씨의 개인정보 사적활용 이슈 때 실명으로 sns계정을 만들어서 출판사와 담당자의 책임을 요구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첫 수록작이 환자의 정보를 사적인 블로그와 저작에 사용했던 다른 두 작가에 대한 비판이 일기 전에 쓰였다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직업과 관심사, 창작 윤리에의 기준과 역할을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을지 짐작케 한다.

소위 '젊은 작가군'에 속하는 작가 중 따로 애호하는 남성 작가는 없었는데, 이 책은 어떤 확신을 들게 만든다.

'질문 앞에 서게 한다는 점에서 놀랍도록 아름답다.', '새로운 계보의 리얼리즘을 촉발할 것'이라는 #조해진 #박민정 작가의 추천사에서 흔하디 흔한 주례사적 문구와는 무게가 다른 엄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책추천 #추천도서 #추천 #이현석 #자음과모음 #자모단 #한국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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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건너뛰기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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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ㅣ

p75 <쾌적한 한 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게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런 순간을 위해 그는 몇 가지의 핑곗거리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이를테면...

세 편의 단편과 작가의 에세이, 평론가의 해설을 담은 트리플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다.

나는 둘째 편의 은우가 무성애자인지 게이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무성애자라는 단어가 뒤에 담긴 에세이와 해설에 쓰였지만 앞서 읽었을 때는 '마땅히' 은우가 게이로 읽혔기 때문인데, 새럼은 자기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듯하다.

그런데 그것도 말이 된다고요.

소비에 독특할 정도로 긍정적인 경호와 결혼식을 건너뛰고 살고있는 수미는 그의 다정함이 그런 돌발적인 소비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는 하는데...

비슷한 사례가 주변에 있어서 몇몇의 얼굴을 경호에게 씌워봤다. 아무개, 아무개 형, 누구의 남편. 나는 돈 한푼에 긴장하는 부모를 겪은 수미와 가깝기에 그 복잡한 심경, 자신을 더 인색하게 만드는 듯한 주변인에게 느끼는 불편함과 열등감.

은모든 작가의 이야기엔 특유의 매끈한 전개가 있는 듯하다. 주변에 있는, 있을 만한 소재로 유연하게 흘러간다. 어쨌든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흘러가야 하니까, 그런 유연함.

깨지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

#트리플시리즈 는 계속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첫번째 책인 #박서련 작가의 이야기들이 작가 초기의 작품들의 거친 면까지 담고 있어서 그런 의도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 의미는 아니었나 보다.(물론 초기작 탐구도 좋다)

내가 바라는 출판의 방향성과는 다르지만, 출퇴근이나 가벼운 산책에서도 읽을 정도의 분량으로 작가의 특색과 경향을 보여주는 시리즈.

p.s. 왠지 첫 주자였던 박서련 작가의 용기가 생각나기도 했고, 은모든 작가는 초록과 인연이신 듯.

#오프닝건너뛰기 #은모든 #박혜진 #자음과모음 #트리플 #한국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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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 탐정 아이제아 퀸타베의 사건노트
조 이데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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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5 - 집세로 670달러를 내고 나면 일주일에 30달러로 식품, 휴대폰 요금, 통신 요금, 버스비,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행동을 이끌란 말은 쉬워도 실천은 아니었다.



이 소설의 배후에 #프랜시스후쿠야마 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의 트릭이 발생한다.



이야기는 두 줄기로 진행된다. 하늘아래 하나뿐인 가족인 형 마커스를 뺑소니로 잃은 열일곱의 아이제아가 세상에 똑 떨어져서 살아갈 방도와 형을 친 범인을 찾는 과정



p57 - 깨어나 보니 보트 안이었으며 웬 흑인 남자가 괜찮으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짓 하던?"

"아니, 아빠, 그게 아냐. 그 남자는 날 납치한 사람이 아니라, 구해 준 거야. 좋은 사람이었어."



다른 하나는 아는 사람만 아는 해결사 탐정 아이제아가 슬럼프와 정신쇠약에 빠진 정상급 래퍼 '칼'을 죽이려는 킬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해결하는 것.



시리즈 소설이 4편까지 나왔으니 사건은 해결됐으며, 어느 정도 기대하는 수준의 오락성을 보장해준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며 맞닥뜨리는 것은 기껏 돌려 말해봤자 '인종적 특수성'이라는 인종차별과 슬럼가라는 저지대에 관한 다채롭고 폭력적인, 질겁할 만한 묘사들의 기습이다.



불편한가? 불편하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소설적인 가상의 장치로만 여길 수도 없다. 경찰은 충분히 믿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한지에 대한 물음 자체를 이 소설에선 하지 않는다.



쓰지 않고 고려하지 않는 것들의 그림자가 충분할 정도로 드리운 소설인 동시에 과할 정도로 기울어진 섹스에 매진한다. 그런데 주인공 아이제아는 또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iq탐정아이제아퀸타베의사건노트 #조이데 #iq #joeide #박미영 #황금가지 #추리소설 #탐정소설 #미국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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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 바뢰이 연대기 1
로이 야콥센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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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 바뢰이섬에는 버드나무 세 그루, 자작나무 네 그루, 마가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다. 몸통 한가운데 큰 상처가 있는 마가나무 한 그루는 늙은 마가라고 부르는데 열두 그루 모두 자연이 시키는대로 구부러졌다.

바뢰이섬에 사는 마틴 바뢰이의 아들 한스 바뢰이와 결혼한 마리아, 그들의 딸 잉그리드 바뢰이, 한스의 여동생 바브로 바뢰이는 섬에 잠깐 고용된 라스를 따라 사라졌다가 배가 불러 돌아왔다네.

라스가 태어나고 양을 키우고 소를 키우고 오리를 쫓아 오리털을 모으고 배를 타고 대구와 넙치를 잡아오는... 아버지 바뢰이, 할어버지 바뢰이, 태어난 바뢰이, 거둬들인 바뢰이...

이 책은 잉그리드 바뢰이 시리즈의 1권이다. 그의 아버지 한스 바뢰이가 가장으로서 한 가족이 섬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데서 시작해서 잉그리드가 어떻게 '바뢰이의 여왕'으로 우뚝 일어서는 데 까지를 다룬다.

삶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결국 죽음과 탄생을 거치며 어떻게 '자연이 시키는대로(p29)' 저벅저벅 걸어가게 되는지,

p254 - 캐런 루이스는 못마땅해하며 영수증을 읽고 날짜를 잊어버렸다며 언제 지불할지 물었다. 잉그리드가 날짜를 썼다. 캐런 루이스는 서명을 하고 정말로 이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파도에 떠내려온 목재를 모으고 이끼를 말려 파이프의 단열재로 쓰는 20세기 초의 섬 생활, 혼자 고요히 생각하고 결정하던 한스의 시절을 거쳐 입이 삐죽 나온 목사의 부인에게 꼿꼿한 태도로 영수증을 요구하는 잉그리드의 시대가 도래한 데서 '보이지 않는' 신호를 맞닥뜨리게 된다. (특히 가족의 방향키를 잡을 다음 주자로 잉그리드를 선택한 것)

그렇게 우리가 살아왔다는 작가의 깊은 응시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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