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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5년 10월
평점 :
p202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마무리했다.
"사람을 죽이면 사형에 처한다 - 이 판단의 최대 장점은 그 범인은 이제 누구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52번째 히가시노 게이고 독서.
이야기는 중2 사오리와 한 학년 위의 후미야가 연애를 시작하는 데를 잠깐 소개한 후 여덟 살 딸을 강도에게 잃고 헤어진 나카하라와 사요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혼 후 외숙부의 반려동물 장례사업을 이어받은 나카하라는 사요코가 살해 당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딸의 살인범의 사형과 사요코 살해 사건이 사오리, 후미야의 관계와 어떻게 얽혀서 참회와 더불어 사형제의 불가피성에 가깝게 진행된다.
사형제 논쟁을 다룬 듯 하지만 이 책의 인상은 교화와 상관없이 사형을 통해서 유족이 어디로든 '우선은' 나아갈 수 있음을 못 박고 간다.
여기서 더 얘기를 하고 싶은데 스포일러 소재가 너무 많다.
이야기가 왜 이렇게 꼬아들어가 있나 갸우뚱 할 때쯤 한 커플의 과거에서 문제적 사건이 발생하고, 처벌이 능사일 것이냐를 묻는다.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과도하게 개입해서 완전히 등치되지 않은 사건에 저울질을 하는 것은 일본 소설에서 보기 힘든 장면인데, 사회적 제언으로서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 훅 들어오는 순간이기도 했다.
저자의 진의는 모르겠으나, 이 소설을 통해서 '사형은 유가족에게 통과점'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는 미지수이나 발디딜 곳임은 분명하다.
작가가 성별에 따라 편향된 인생을 구성(사오리 vs. 후미야)하는 면은 다소 아쉽지만 이것도 성차별적인 현실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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